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중국 당국이 지난 15일 인권운동가 궈위산(郭玉閃·38)을 전격 석방했다. 미·중간 주요 현안중 하나인 인권문제에 있어 중국이 먼저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며 원만한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궈위산 촨즈싱(傳知行) 중국 사회연구소 소장이 구금 11개월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촨즈싱 연구소는 인권옹호 활동을 하는 민간 싱크탱크 기구다.
사회개혁 운동가이지 인권 옹호가인 귀윈산은 지난해 10월 홍콩의 반(反)중국 민주화 시위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당시 그는 공공질서 문란 혐의를 받았다. 올해 1월에는 불법으로 연구소를 경영했다는 혐의가 추가돼 구속되기에 이른다.
베이징대 정치경제학 석사 출신인 귀위산은 2004년 인권변호사 쉬즈융 등과 공동으로 비정부기구인 궁멍(公盟)을 설립했고, 2007년에는 촨즈싱 사회연구소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사회개혁 운동에 나섰다.
귀윈산은 중국 당국의 눈을 피해 인권활동가를 도운 일로도 유명하다. 귀위산은 2012년 산둥성 시골 가택에 갇혀있던 시각장애 인권변호사인 천광청이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으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줬을 뿐만 아니라 미국 망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베이징의 유명 인권활동가 후자(胡佳)는 “중국 당국이 궈위산을 전격 석방한 것은 시 주석의 방미와 관련이 있다”며 “당국은 구속중인 다른 인권 운동가와 민주 인사들도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시 주석 방미가 임박하자 인권문제를 앞세워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인권 운동가를 대거 구속·수감한 것은 명백한 인권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200여명의 반체제인사와 인권 운동가들이 구속·수감중이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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