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식품 유통업체인 시스코와 경쟁업체인 US푸드의 인수합병이 무산됐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시스코는 지난 2013년 US푸드를 30억 달러(약 3조3573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날 포기를 선언했다.
빌 드래니 시스코 최고경영자(CEO)는 “여러 가지를 고려한 결과 인수를 포기하는 것이 주주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시스코가 인수에서 발을 뺀 이유는 미국 연방법원이 양사의 합병에 대해 예비금지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는 가처분 명령과 비슷한 성격을 지녀, 사실상 합병에 퇴짜를 놓은 것과 마찬가지다.
지난 2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두 업체의 합병이 반독점법에 위반된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연방법원은 “FTC는 이번 합병이 국내 소비자 및 지역 시장의 경쟁력을 크게 손상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타당하게 제시했다”며 FTC의 편을 들어줬다.
실제 이미 업계 최대 규모인 시스코가 US푸드를 인수할 경우 시장내 독점적 위치를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 FTC에 따르면 미국 식자재공급시장에서 양사가 차지하는 총 비중은 75%에 이른다. 이에 대해 양사는 FTC의 주장이 지극히 악의적인 분석에 의존한 결과라며 팽팽히 맞서기도 했다.
인수합병은 무산됐지만 시스코는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래니 CEO는 “지속적인 투자는 물론 인수합병 전략도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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