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그늘을 지워라.’
애플이 GPS기반 네비게이션 서비스 회사 ‘코히어런트 네비게이션’을 인수하면서 아이폰에서 구글 흔적 지우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아이폰은 자체 지도 프로그램인 ‘애플맵’이 있지만 사용자들은 ‘구글맵’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애플은 위성항법장치(GPS) 관련 스타트업 기업인 코히어런트 네비게이션를 인수했다. 애플 측은 “코히어런트 네비게이션의 직원을 애플의 지도 개발 팀에 합류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인수가격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수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이 GPS기업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부터 스타트업 기업인 브로드맵, 엠바크, 홈스톱닷컴 등을 사들였는데 이들 기업들은 GPS나 지도기술을 보유한 IT회사들이다.
코히어런트는 앞선 인수기업에 비해 GPS 좌표가 더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최고경영자(CEO) 폴 G.레고는 이미 지난 5개월 전부터 애플을 위해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이 GPS기술에 매달리는 것은 지도앱 때문이다. 애플은 자사가 개발한 ‘애플앱’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용자들은 애플앱보다는 주로 구글맵을 앱스토어에 다운 받아 사용한다. 인터넷 마케팅 연구소인 컴스코어에 따르면 구글맵 이용빈도가 애플 맵의 약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아이폰4까지만 해도 구글과 애플은 서로 협력하는 사이였다. 아이폰 내에 구글데이타를 이용한 구글지도와 동영상 검색엔진 유투브 등이 기본으로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폰5 부터는 이런 구글의 흔적들이 ‘싹’ 사라졌다. 유튜브앱이 사라졌고 구글지도는 애플이 자체로 만든 지도로 교체됐다. 기본 검색엔진도 야후 등 다른 엔진 앱도 같이 깔렸다.
이처럼 애플이 구글 지우기에 안간힘을 써는 것은 양쪽 회사모두 모바일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데다 모바일 외에도 클라우드 서비스 등 핵심영역에서 충돌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도앱의 경우 모바일 광고시장에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애플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사업이다.
[이지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