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내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이 오는 13~14일 백악관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중동 국가 정상들과의 회담인 걸프협력회의(GCC)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사우디 당국이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대신 모하마드 빈나예프 사우디 왕세자 겸 내무장관이 대표단을 이끌고 모하마드 빈살만 부왕세자 겸 국방장관과 함께 참석한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앞서 살만 국왕을 단독 접견하는 일정까지 잡아둔 마당에 뒤늦게 행사 불참 사실을 밝힌 것은 미국에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여겨진다. 사우디는 지난 8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프랑스 파리에서 이번 회담에 초청한 걸프국 외교장관들을 만나 의제를 조율할 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내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살만 국왕의 정상회담 불참은 중동의 경쟁자인 이란과 미국의 최근 관계에 대한 누적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랍 국가들이 최근 급부상하는 이란과 맞설 때 미국이 아랍을 지원할 것이라는 확신을 충분히 주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의 표현인 셈이다.
사우디와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정상들이 초청된 이번 회담에서는 이란 핵협상과 중동 내 이란의 위상 문제, 예멘 사태, 시리아 내전 등이 중점 논의될 전망이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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