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을 비판해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해 찬사를 보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9일(현지시간)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지지에 감탄을 표시했다.
반 총장은 이날 붉은광장에서 펼쳐진 군사 퍼레이드에 참가한 뒤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하면서 “오늘 행사에 참가한 군인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얼굴에서 자긍심과 평화에 대한 헌신을 보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축하의 말을 건넸다.
반 총장은 이어 “군사 퍼레이드가 끝난 뒤 길거리에 수많은 사람이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반정부 시위를 벌이나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정부 지지자들이었다”며 “그들이 자부심을 갖고 행진을 하고 있는 것을 표정에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신이 이 모든 국민의 사랑을 받을 만한 일을 했다고 진실로 생각한다”며 푸틴을 칭송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 정책을 비판해온 반 총장이 푸틴 대통령을 이처럼 높이 평가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반 총장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시리아 사태 등 중동 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회담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반 총장은 전날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린 2차대전 종전 70주년 기념행사에도 참석했다. 이 행사는 브로니슬라프 코모로브스키 폴란드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에 항의해 9일 모스크바 승전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말고 별도로 기념식을 열자고 서방국가들에 제안해 성사됐다. 기념식에는 코모로브스키 대통령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체코,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정상 등이 참석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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