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개최 예정인 도쿄올림픽이 스폰서 계약으로 사상 최대에 달하는 자금을 모으고 있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장애인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기업 후원계약을 통해 1500억엔(1조3750억원) 이상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에 버금간다. 앞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후원계약으로 1460억엔, 지난해 소치올림픽은 1560억엔을 확보한 바 있다.
스폰서 기업 수도 전날 미즈호 파이낸셜그룹과 미쓰이스미토모 파이낸셜그룹이 가세하면서 총 12곳으로 늘어났다. 일본 기업들이 실적 호조에 힘입어 거액이 투입되는 스포츠행사 광고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도쿄 조직위는 지난 1월부터 후원계약을 시작해 3개월 만에 목표치인 1500억엔을 넘겼다. 조직위는 후원 기업에 2020년까지 약 6년 동안 물품·서비스 제공을 포함해 150억엔을 투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모리 요시로 조직위 회장은 “아베노믹스가 성과를 보이면서 기업들이 협력하기 쉬운 환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번 올림픽 후원계약에선 스포츠 마케팅의 관례인 ‘1업종 1업체’가 깨졌다는 점이 흥미롭다. 올림픽 후원계약은 보통 독점 마케팅 기회를 제공해 계약 금액을 올리는 것이 관행이었기 때문이다. 14일 계약한 미쓰이스미토모와 미즈호도 같은 은행업계로 분류된다. 또 다른 후원업체인 NEC와 후지쯔도 업종을 세분화해 스폰서 계약을 맺었지만 사실상 둘 다 전자업체에 포함된다. 조직위 측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양해를 얻었다”며 “드물지만 앞으로도 유사한 사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종업계가 후원기업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거액의 비용에 맞는 광고 효과가 있을 지는 논란이 있다. 스포츠 비즈니스에 정통한 하라다 무네히코 교수는 “후원을 통해 누릴 수 있는 혜택보다 반세기에 한번 있을 법한 거대 이벤트를 놓치면 안된다는 분위기가 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든 덕에 스포츠용품 부문에선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스폰서로 나섰던 아디다스 대신 일본업체인 아식스가 자격을 얻기도 했다. 올림픽 조직위는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공격적 영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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