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 국유상업은행인 ‘중국은행’의 최고연봉자가 돌연 사직했다. 중국은행의 작년 실적이 양호한데도 자리에 물러난 것으로 보아 정부의 ‘임원연봉 삭감’ 압박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5일 중국 봉황망 등 주요매체는 일제히 잔웨지엔 중국은행 신용리스크담당 총괄자가 사퇴했다고 보도했다. 영국계 중국인인 잔웨지엔은 20년 차 업계 베테랑으로 스탠다드차터드 은행, 도이치 뱅크 등에서 일하다 중국은행으로 자리를 옮겼었다. 중국은행 재직 당시 그의 연봉은 850만 위안(약 16억원)이었다. 이는 중국 은행업계에선 최고 수준이다.
그가 갑자기 낙마한 이유는 당국의 임원연봉 삭감정책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작년 8월 ‘중앙 국유기업 임원의 연봉개혁방안’을 발표하며 2015년부터 임원의 연봉을 30% 이상 삭감해 60만 위안(약 1억원)을 넘지 않도록 했다. 100만 위안(약 1억8000만원)이 넘는 은행임원의 연봉이 연일 언론에 보도내리자 ‘과도한 보상’이라는 비판여론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중국 근로자의 평균연봉은 6~7만 위안(약 1200만원) 정도이다.
잔줴지엔은 사실 해당정책의 대상은 아니었다. 외부에서 스카웃 된 인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발 ‘임원연봉 삭감’ 분위기에 중국은행 측이 자유로울 수 없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봉황망은 “모난 돌이 정 맞는다”며 “임원연봉 삭감분위기가 그를 사직하게 한 배경이다”라고 말했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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