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전통의 미국의 캔디제조업체 툿시롤(Tootsie Roll)이 웰빙열풍과 경쟁업체들의 덩치키우기 속에서도 변화에 무감각한 구닥다리 경영을 지키다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속적인 매출 감소로 최근 10년간 주가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지만 창업주 별세 이후에도 별다른 변화의 기미가 없어 미래가 더 우울해 지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지는 17일(현지시간) 시카고 소재의 캔디, 초코렛 등 제과업체인 툿시롤 인더스트리가 지난 10년간 주가가 연속 하락하고 연매출도 감소하거나 제자리걸음을 걷는 등 고전 중이라고 보도했다.
경영부진의 근본적 원인은 세계적으로 건강을 의식하는 소비자들의 증가와 갈수록 경화되는 경쟁 때문이다.
네슬레는 지난해 자사의 베이비루스, 버터핑거 등 총 250개가 넘는 초콜렛 바에 대해 인공색소 등 첨가물을 제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툿시롤은 어떤 변화도 없이 과거에 갇혀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들은 이미 “20억달러에 이르는 툿시롤의 시장이 현대의 제과업계가 직면한 불편한 진실에 직면하게 되고 여기서 진화하지 않으면 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창업주인 멜빈 고든 회장은 지난달 20일 95세의 나이로 작고했다. 이상한 것은 고든 회장 작고이후 이 회사의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간 우물안 개구리 처럼 변화없던 경영방식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연구회사인 그레이트 레이크스 리뷰의 엘리어트 쉴랑은 “툿시롤의 혼수상태는 더 심해졌다. 비전도 없고 투명성도 없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최대 히트작은 초콜릿말 캐러멜 사탕인 ‘툿시롤’과 막대사탕 ‘툿시 팝스’였다. ‘툿시롤’을 2차세계 대전 당시 군 비상식량으로도 보급됐고 의 심지어 한국전 당시 당시 미군 사이에서 박격포탄의 통신용어를 ‘툿시롤’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사업이 번창하면서 자체 설탕공장과 광고회사, 차량운송회사까지 거느렸을 정도다.
그러나 이 회사의 경영진들은 은퇴나이가 훌쩍 넘었고 판매율이 급감하고 이익은 지난 2000년 50%에서 최근 35%로 추락했다.
경쟁사인 허쉬는 최근 검제조사인 윌리엄 위글레이를 비롯해 캐나다 캔디제조업체 ‘앨런캔디’ 등을 사들이고 크레프트사 역시 캐트베리를 인수하는 등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툿시롤은 돈을 투자하겠다고 찾아온 대형 펀드들도 외면하고 심지어 세미나, 컨퍼런스에도 나타나지 않은 고집불통 경영 속에서 점점 퇴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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