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뮤추얼펀드 그룹인 뱅가드에 지난해 역대 최대 자금이 유입됐다. 뱅가드는 펀드매니저가 추천하는 액티브 펀드와 달리 주가지수나 벤치마크지수에 따라 자동으로 매매를 하는 소위 '패시브펀드'다. 수수료가 액티브펀드에 비해 대폭 저렴해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뱅가드에 지난 한 해 유입된 자금만 2160억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2012년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140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작년 12월에만 310억달러가 유입돼 월간 최대 유입액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뱅가드의 운용자산은 작년 9월 3조달러를 넘어서며 미국 최대 뮤추얼펀드로 올라섰다.
이는 투자자들이 펀드 매니저가 '족집게'식으로 투자종목을 추천하는 액티브 펀드에서 벗어나 소위 주가지수나 벤치마크 등을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액티브 펀드들은 그간 주식시장 활황에도 불구하고 평균 이하의 실적과 높은 수수료 등으로 비판 받아왔다.
모닝스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액티브 펀드에서는 127억달러가 빠져나간 반면, 패시브펀드로는 2440억달러가 순유입됐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작년 12월29일 기준 미국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74%가량이 벤치마크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수익률은 15.4%를 기록했으며, 뱅가드의 최대 펀드 중 하나인 뱅가드500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은 지수 상승률과 일치했다.
반면, 뱅가드의 수수료는 경쟁사를 압도할 정도로 낮다. 뱅가드 펀드 수수료는 100달러 투자금에 18센트가량으로, 다른 액티브 뮤추얼펀드의 평균 수수료 1.24달러를 크게 밑돈다.
아울러 월가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통하는 워런 버핏이 공개적으로 뱅가드의 인덱스펀드를 추천하는 등 전문 투자자들 역시 수수료가 낮은 패시브 펀드를 선호하면서 시장을 이기기는 어렵다는 증시 통념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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