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헤이룽장성 치치하얼((齊齊哈爾)시에서 지난 2003년 발생한 일제 화학무기 누출사고의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결국 패소했다.
일본 대법원은 중국인 피해자와 유족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를 최근 기각하고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31일 전했다.
중국 치치하얼에서는 2003년 8월 공사 현장의 땅속에서 정체불명의 금속통 5개가 발견됐다.
이들 금속통에는 1930~40년대 중국 동북지역을 점령했던 일본군이 제조한 화학무기가 담겨 있었으며 내용물을 모르는 주민이 통을 발굴하고 절단하는 과정에서 44명이 독가스의 일종인 겨자가스 용액에 노출돼 이 중 1명이 사망했다.
당시 중·일 양국 정부는 유엔의 감독 아래 치치하얼 일대에서 대대적인 유기 화학무기 회수작업을 벌여 일제가 남긴 독가스탄들을 수거해 소각했다.
치치하얼 독가스 누출사고의 피해자와 유족 등 48명은 2007년 1월 도쿄 지방법원에 ▲일본 정부의 상해 사실 인정 및 정식 사과 ▲피해자에 대한 의료 보장 ▲피해자 자녀에 대한 교육 지원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도쿄 지방법원은 2010년 5월 1심 판결에서 중국인 피해자들의 청구를 기각했고 항소심을 맡은 도쿄 고등법원도 2012년 9월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일본의 양심적인 변호사 30여명은 지난 수년간 화학무기 피해 중국인들이 자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을 도왔지만 일본 법원은 화학무기로 인해 발생한 피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에 대한 정부의 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일제가 중국 침략 당시 2000여 차례에 걸쳐 화학전을 벌였으며 이로 말미암아 10만여명의 중국군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차 대전에서 패전한 일본군이 중국에 버리고 간 화학무기가 200만개에 이르고 전쟁 이후 지금까지 이 화학무기가 터지는 바람에 피해를 본 중국인도 2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매경닷컴 속보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