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서부 게레로 주 이괄라 시 외곽야산의 구덩이에 집단으로 매장된 시신이 1차적으로 28구로 확인됐다.
게레로 검찰은 6개의 구덩이에 묻힌 시신을 확인한 뒤 이같이 발표했다고 현지 신문 엑셀시오르 등이 6일(현지시간) 전했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이괄라에서 시골지역 교사의 차별 대우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중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실종된 교육대 학생 43명의 행방과 집단 매장시신의 연관성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시신들이 불태워져 심하게 훼손된 상태여서 유전자 대조작업을 한다 해도 신원 확인이 최소 2주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장된 시신의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시위 과정에서 경찰과 복면을 쓴 괴한 등의 발포로 학생 등 6명이 사망하자 진압에 참가한 경찰과 지역의 마약조직원 등을 불러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범죄조직이 실종 학생들을 살해하는 데 관여한 정황이 포착됐다.
검찰은 지역의 경찰과 유착관계에 있는 범죄조직 '게레로 연합'의 우두머리급으로부터 시위에 참가한 학생 17명을 끌고 가 죽일 것을 지시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이 때문에 시신이 실종된 학생들일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검찰은 '게레로 연합' 조직원 7명을 포함해 이들과 결탁한 지역 경찰 등 30여 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경찰 20여 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아울러 이괄라 치안 책임자도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다만 이나키 블랑코 게레로 검찰총장은 유전자 대조작업을 통해 신원이 확인될 때까지 예단을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 내무부 등에 연방치안군을 파견토록 하는 등 특별 조사를 지시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사건과 관련해 텔레비전 방송으로 성명을 발표 "진상을 철저히 밝혀 용납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무리를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종된 학생의 가족들이 유전자 표본을 제공해 신원 확인을 기다리는 가운데 게레로 주도 칠파신고에서는 학생 등 2000여 명이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과 사건의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멕시코인권위원회는 사법권 영역 밖의 끔찍한 인권 유린이 벌어졌을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당국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자체 조사도 벌이기로 했다.
마약카르텔 간 이권 다툼이 치열한 멕시코 일부 지역에서는 경쟁 마약조직원을 포함한 경찰관까지 살해한 뒤 구덩이에 매장, 보복과 위협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일이 잦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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