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일본에 과거 2차 세계대전 당시 자국에 버린 대량의 화학무기 처리하라고 재촉하고 나섰다.
중국의 일제 유기 화학무기 폐기사업 관련 부처인 공업정보화부의 류리화(劉利華) 부부장은 지난 22~23일 지린(吉林)성 둔화(敦化)시 하얼바링(哈爾巴嶺)관리구를 방문, 일제 화학무기 발굴·폐기 상황을 점검했다고 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가 27일 보도했다.
하얼바링은 1931년부터 1945년까지 일제가 실질적으로 지배한 괴뢰국인 만주국에 속했던 지역으로, 2차 대전에서 패망한 일제가 버린 화학포탄이 30만~40만 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일 양국은 '화학무기의 개발·생산·비축·사용금지 및 폐기에 관한 협약(CWC)'과 이와 관련된 양국 간 양해각서에 따라 일본이 전쟁 중 중국에 버리고 간 화학무기를 처리하기로 지난 2010년 합의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자국 예산을 투입해 하얼바링 현지에서 화학포탄 제거사업을 벌여 그동안 화학탄 5만 발을 회수하고 이 가운데 3만7000발을 소각 처리한 것으로알려졌다.
NHK를 비롯한 일본 언론은 올해 초 자국 정부가 화학포탄 처리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하얼바링 현지에 고온의 화로를 사용해 다수의 포탄을 한꺼번에 연소시키는 신형 처리시설을 지을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류리화 부부장은 중국 외교부, 국방부 등 관련 부처 간부들을 대동한 이번 방문에서 "이른 시일 안에 일본이 유기한 화학무기를 모두 소각해야 해당 지역 중국 주민의 생명과 재산, 생태환경에 대한 위협을 제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류 부부장은 또 "화학무기 유기는 일본 군국주의가 중국과 세계에 저지른 중대한 범죄 가운데 하나이며, 이들 무기를 폐기하는 사업은 국제조약 이행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류 부부장은 관계 부서와 기관에 화학무기 폐기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조약 이행 의무를 준수하는지 철저히 살필 것을 주문했다.
중국은 일제가 2차 대전 당시 중국에서 2000여차례에 걸쳐 화학전을 벌였으며 이로 말미암아 10만여 명의 중국군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차 대전에서 패전한 일본군이 중국에 버리고 간 화학무기가 터지는 바람에 피해를 본 중국인이 2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본의 변호사 30여명은 지난 수년간 화학무기 피해 중국인들이 자국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을 도왔지만 일본 법원은 화학무기로 인해 발생한 피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에 대한 정부의 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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