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기자를 참수한 인물은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의 시리아 북부 거점에서 인질들을 관리하는 런던 출신으로 자칭 '존'이란 인물로 보인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와 가디언 등의 매체는 20일(현지시간) 영국과 미국 정보기관들이 문제의 인물에 대한 신원 파악에 몰두하고 있다며 IS에 인질로 잡혔다가 풀려난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이 인물은 IS 거점인 북부의 락까에서 '존'으로 행세하면서 인질 관리를 맡은 영국인 지하디스트 그룹의 우두머리다.
그는 다른 3명의 영국 및 파키스탄 출신들과 함께 최소 10명의 서방 인질을 붙잡고 있어 '교도관 존'(Jailer John)으로 불린다는 말도 나온다.
존은 인질 석방 협상에도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초 IS가 억류중이던 11명의 인질에 대한 석방 협상에도 핵심 인물로 나선 것으로 추정됐다.
시리아 소식통들은 그가 락까에서 벌어진 인질 석방 협상의 주요 교섭인이라며 이미 인터넷상으로 외국인 인질들의 가족들과 논의를 한 인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다른 2명의 영국 출신 지하디스트와 함께 긴밀하게 움직이면서 이들 영국인 3인조는 국적 탓에 '비틀스'로 불린다.
존은 고등교육을 받고 지적이며, IS 조직에 매우 열성적인 인물로 묘사됐다.
런던경찰청이 이 인물에 대한 국제적인 추적 작업에 개입했다는 점을 볼 때 문제의 인물이 이전 범죄경력이나 해외 지하드 참여 등으로 이미 경찰의 감시망에 포착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사건에 대해 영국 전문가들은 이라크와 시리아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영국 출신 지하디스트들이 가장 잔인하고 냉혹하며 이런 경향은 심화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영국인 지하디스트들은 IS 내에서 단순한 하위급 전투병에 그치지 않고 고위직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참수는 통상 고위급 인물, 즉 9·11테러 지휘자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나이라크 알카에다의 전직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 등이 수행해 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참수를 수행한 인물도 상당한 지위에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킹스칼리지런던 국제급진화문제연구센터(ICSR)의 피터 노이먼 소장은 IS가 영어를 쓰는 대원을 내세워 미국인 기자를 참수하고 이를 영상으로 공개한 것은 "당신들이 우리를 공격하면 우리도 당신들을 공격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서방에 대한 충격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