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시험단계의 에볼라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당장 가용할 수 있는 양이 매우 적어 물량 확보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에볼라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지만 WHO는 이르면 올해 연말에나 에볼라 치료제 및 예방백신 공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험단계 치료제 중 가장 이목을 끈 '지맵'(Zmapp)의 개발사인 맵 바이오제약은물량이 이미 소진됐다고 밝혔다. 추가 생산에도 몇 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미국 CNN방송 등 외신은 전했다.
지맵은 임상시험 단계라 원래도 12명분 정도에 불과했다. 미국인 환자 2명과 스페인 신부에게 투여됐고 라이베리아와 나이지리아에도 조만간 일부가 공급될 예정이다.
시에라리온도 12일 지맵 공급을 요청하고 나섰으나 가능한 재고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맵을 통한 치료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라이베리아에서 구호 활동을 하다 에볼라 감염으로 본국 송환된 미국인 켄트 브랜틀리(33) 박사와 낸시 라이트볼(60)은 호전되고 있지만 스페인 신부는 지맵 투여에도 불구하고 12일 사망했다.
캐나다 제약사인 테크미라의 치료제 TKM-에볼라는 지난달 안전상 문제로 임상시험이 중단됐다가 에볼라 확산 사태와 맞물려 환자에게 투여할 길이 열렸으나 물량이 거의 없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제약사 사렙다 역시 에볼라 치료제를 개발했으나 건강한 인체를 대상으로 한 초기 단계의 임상시험만 진행된 정도다.
시험단계인 예방백신도 당장 접종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프로펙터스 바이오사이언스는 각각 개발한 예방백신 2종에 대해 몇 주 안에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실제 접종 가능 여부는 연말에나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WHO가 밝혔다.
존슨앤드존슨 소속 제약사 크루셀도 이르면 연말 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캐나다는 12일 정부연구기관에서 개발한 800∼1000명분의 시험단계 백신을 WHO에 기부하기로 했다.
에볼라를 이겨낸 환자의 항체를 다른 환자에게 주입하는 치료 방법도 있다. 1995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에볼라가 확산할 때 환자 8명 중 7명이 이 방법으로 목숨을 구했다.
WHO는 안전한 방법이 확보된다면 항체 주입을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2일 조류인플루엔자와 사스(SARS) 확산 당시 유엔의 대응을 책임졌던 데이비드 나바로 박사를 에볼라 조정관에 임명하고 국제사회의 적극적 대응을 촉구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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