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찰기가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의해 납치된 나이지리아 여학생으로 보이는 소녀들의 모습을 포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찰기는 지난달 초 나이지리아 동북부의 한 평야에 소녀 60~70명가량이 모여 있는 모습을 발견한 데 이어 같은달 말 또다른 평야에 40여명의 소녀가 모인 장면을 포착했다고 복수의 미 국방부 관계자가 밝혔다.
정찰기가 소녀들을 포착한 뒤 같은 장소로 돌아갔을 때에는 두 차례 모두 소녀들이 이동하고 없었다고 이들은 전했다.
미국 정보기관 분석가들은 두 차례 목격된 소녀 무리가 동일한 소녀들인지, 이들 중 보코하람에 납치된 여학생들이 있는지 입증할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과 나이지리아 정부는 들판에서 목격된 소녀들이 납치 여학생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실을 전한 국방부 관계자 중 한 명은 "그렇게 많은 수의 젊은 여성들을 들판에서 발견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정찰기가 포착한 소녀들이 보코하람이 납치한 여학생들이 맞다면 납치 여학생 219명 중 일부는 강제 결혼의 희생자나 성노예가 되지 않은 채 여전히 억류 상태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특히 이 경우 보코하람이 인질 협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보코하람의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영상을 통해 수감된 보코하람 조직원들을 석방하면 여학생들을 석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셰카우가 보코하람 대원들에게 납치 여학생들을 건드리지 말고 값비싼 인질로 대우하라고 지시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보코하람은 지난 4월 15일 보르노주 치복시(市)에 있는 학교를 급습해 여학생 276명을 납치했다. 이들 중 60여명은 가까스로 탈출했으나 219명은 여전히 붙잡혀 있다.
국제사회는 납치 소녀들의 행방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색 작업의 강도는 약해지고 있다.
미국은 나이지리아에 투입했던 무인정찰기(드론)들을 다른 작전에 투입하면서 현재는 정찰기 한 대를 하루 한차례, 일주일에 35~40시간만 운행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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