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공화당의 반대로 이민개혁법안이 좌초 위기에 내몰린 데 맞서 행정조치를 통한 독자 이민개혁 추진을 공개 천명했다고 AP,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독자 추진 천명으로 이민개혁법안을 둘러싼 공화당과의 힘겨루기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양측의 공방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지난주 '연내에 이민개혁법안을 표결처리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려왔다고 전하면서 "의회가 자신들의 일을 안 하면 적어도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올여름이 가기 전 수개월 안에 의회의 승인이 없이도 이민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또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는 대로 즉각 행정조치를 발동해 이행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의회의 승인절차가 필요없는 행정조치를 통해 독자적인 이민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 역점 과제인 이민개혁법안은 미국 내 불법이민자 1100만명에게 시민권을 주는 것이 골자로, 지난해 6월 민주당이 다수를 점한 상원은 통과했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는 강경론자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반대에 대해 "이민개혁을 원하는 다수 미국인의 뜻을 따라야 하지만 공화당 지도부는 결국 (강경 보수세력인) 티파티에 맞서지 않으려고 하는 점만 거듭 입증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티파티는 그동안 이민개혁법안이 사실상 불법이민자 사면법안이라고 강력 비판해왔다.
이에 대해 베이너 하원의장은 "내가 지난 몇개월 동안 해 온 얘기, 즉 미국 국민과 관리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민개혁법안을 현재 있는 그대로 실행할 것으로 믿지 않고 있다"며 "어떤 변화가 없는 한 법안처리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거듭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독자 이민개혁 추진 계획은 "슬프고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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