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신흥국 경기둔화로 3.4%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9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10월 내놓은 전망치(3.6%)에서 0.2% 포인트 하향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 경제의 상반기 성장률을 3.3%, 하반기 성장률은 3.4%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선진국 경제가 회복되고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은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 경제가 구조 개혁을 겪으면서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7.5%)에 못 미치는 7.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일형 연구원장은 "중국은 주택시장과 지방정부 부채에서 문제가 누적됐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은행권의 무수익여신(NPL)이 많다"며 "다만 이들 문제가 한꺼번에 터질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관리 가능한 범위에서 7%대 성장률을 몇 년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는 가운데 지난해(1.9%)보다 높은 2.6%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원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의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지면서 국제 금리가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0.3% 성장률을 기록한 유로존은 올해 1.1%로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저물가 기조로 디플레이션이 우려되고, 10%를 넘는 높은 실업률과 회원국간 내수 경기 회복의 편차가 심한 것이 걸림돌이다.
일본은 소비세 인상, 아베노믹스 정책 효과 약화로 지난해 1.6%에서 올해 1.3%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원장은 "아베노믹스가 완전히 실패할 우려는 적지만 금융시장과 달리 실물경제의 효과는 상당히 저조하다"고 평가했다.
인도는 신흥국 거대경제권 중 유일하게 전년보다 성장률(5%)이 높아지고, 러시아는 크림반도 합병으로 인한 정정불안 때문에 0.2%의 낮은 성장률을 낼 것이라고 봤다.
하반기에는 미국이 양적완화를 중단하는 한편 일본과 유럽은 이를 유지하거나 추가해, 달러화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관측했다.
이 원장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높은 실업률, 소비 회복의 지속가능성 여부, 저조한 투자, 고질적인 빈부 격차가 세계 경제의 공통된 문제"라고 진단했다.
한편 연구원은 빈부 격차 문제와 관련해 국제노동기구(ILO)와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공동 연구를 맡은 이동은 국제거시팀장은 "소득불평등이 경제성장의 부산물이긴 하나 개발도상국 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경제 성장이 소득불평등을 치유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소득 불평등은 성장에 큰 악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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