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노트북에 윈도 8.1을 설치하다가 오류로 하루를 허비하고 사무실에서 욕을 했다는 내용이 최근 인터넷을 통해 급격히 확산돼 네티즌들에게 아이러니를 선사한 바 있다. 사실 이 내용은 미국의 한 주간지가 빌 게이츠의 MS 복귀와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 임명에 대해 풍자하는 칼럼에서 나온 것이다. 즉 MS를 비꼬기 위해 가상의 사건을 마치 일어난 것처럼 상정한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 공영 방송이 칼럼 내용을 사실로 간주하고 실제로 일어났다고 보도하자 네티즌들에게 화제로 부상했다.
미국 주간지인 '더 뉴요커'는 지난 5일(현지시간) '빌 게이츠가 MS 복귀 첫날 윈도우 8.1을 설치하느라 하루를 소비했다'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 저자는 앤디 보로위츠로 그는 이전에도 몇몇 패러디 컬럼을 선보여 인기를 끈 바 있다. 이번 내용도 역시 MS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빌 게이츠가 복귀했지만 쉽진 않을 것이란 전망을 특유의 패러디에 녹여낸 것이다.
칼럼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복귀 첫날 노트북에 MS의 최신 운영체제인 윈도 8.1을 설치하려 했지만 계속 에러가 발생해 번번히 실패했다. 결국 그는 신임 CEO인 사티아 나델라를 불러 고치도록 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는 것이다.
연이은 실패로 사무실 분위기는 냉랭해졌으며 빌 게이츠 입에서 거친 말들이 쏟아진 것처럼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결국 빌 게이츠는 이전 제품인 윈도우 7을 쓰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맺고 있다.
이는 MS가 사티아 나델라라는 새로운 CEO를 맞이했지만 빌 게이츠도 복귀함에 따라 나델라가 빌 게이츠의 그늘에 눌려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할 수 있다거나 빌 게이츠도 윈도우 8.1에 제기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꼬고 있다.
원문을 본 네티즌들은 풍자 칼럼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입가에 미소를 짓는 것으로 마무리했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러시아 국제방송인 '러시아의 소리'가 마치 해프닝이 사실인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이로 인해 이 내용이 마치 진짜인 것처럼 일부 매체에 알려져 한차례 소동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원문 자체가 더 뉴요커의 유머 카테고리에 속해 있었으며 제공처인 보로위츠 리포트도 풍자성 칼럼을 쓰는 곳이기 때문에 바로 오보로 밝혀졌다. 원문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몇몇 매체만이 러시아의 소리를 인용해 사실인 것처럼 보도했다.
한편 앤디 보로위츠는 오보 소동이 발생한 뒤 약 5시간 뒤 푸틴이 웃통을 벗은 사진이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소치 내 호텔에 걸려 있어 투숙객들이 불평하고 있다는 풍자 칼럼을 게재했다. 이번 오보와 연관이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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