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반구 최대 면적과 인구를 보유한 브라질의 경제 수도 '상파울루'.면적이 서울의 2.5배로 세계에서 6번째로 큰 메가시티이며 인구도 1200만명에 육박한다.
모든 것이 거대할 것만 같은 이 도시에 불과 6평 남짓한 초미니 아파트가 2016년부터 들어설 전망이다.
비타콘이라는 건축회사는 상파울루의 중심지인 빌라 올림피아 지역에 19㎡(약 5.7평)에서 52㎡(15.7평)까지의 다양한 면적을 보유한 아파트 단지를 건설할 계획을 지난해 11월 발표했다. 발표직후 모든 세대가 단 하루만에 분양되는 폭발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미니 아파트는 브라질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선호해 온 가옥 구조와 많은 차이가 있다.
그러나 상파울루 주위 인근 위성도시의 발달(지속적인 광역화)로 인해 주거공간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그러한 풍토가 바뀌고 있다.
여기에 젊은 층들의 생활습관 변화도 미니 아파트의 인기 요소다. 최근 젊은 세대들은 바쁜 일과로 인하여 집을 정리 한다던가, 정원을 가꾸는 등의 집안일을 귀찮아한다. 비싼 물가로 인하여 파출부를 고용하는 것도 주저하는 추세다. 따라서 컴팩트한 공간에서 최대한 모든 것을 축소해 생활하겠다는 인식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점점 자리 잡혀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통계수치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지난해 상파울루 지역의 1월∼6월 기간 동안 원룸아파트 매매는 전년도 동기대비 무려 330%가 증가했다. 독신자, 신혼부부, 학생 등 굳이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이 원룸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에도 지인 및 친구들의 초대를 받아 그들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독신자의 경우에는 대부분 10∼15평 남짓한 크기의 원룸아파트에서 거주한다. 5명만 들어가도 발을 뻗을 수 없어 보이는 작은 크기이지만, 사실 손님을 접대하는 데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공동사용 구역이 특히 잘 갖추어져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대표음식인 바비큐 슈하스코(churrasco)를 요리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수영장, 사우나, 응접실, 회의실, 정원, 벤치 등 여가시설이 부족함이 없다.
다만 미니 아파트라고 해서 가격도 '미니'는 아니다.
이 단지의 6평 남짓한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가 26만 6천 헤알(한화 약 1억3000만원), 즉 평당 2300만원 수준이니, 강남 지역의 아파트를 방불케 하는 가격이다. 이 미니 아파트는 버스와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 이용이 용이한 위치에 건설될 예정으로 서울 출퇴근 시각의 교통지옥을 방불케 하는 상파울루의 시민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아울러 공동사용 구역을 '프리미엄화'해 기존의 일반 아파트와는 철저하게 차별화 하겠다는 것이 건축회사의 설명이다. 임대 조건도 까다롭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이에 따라 향후 미니 아파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재훈 코트라 상파울루무역관 과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