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FA 한현희가 극적인 반전 시나리오를 써내려가고 있다. 중요한 건 구속이 아니라는 게 한현희를 바라 본 수장의 진단이었다. 이유는 뭘까.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 한현희의 시즌 출발은 더뎠다. 발목 부상으로 스프링캠프에 참여하지 못했고 뒤늦게 합류한 1군 경기에서도 부진했다.
5월 18일까지 치른 올 시즌 6경기에서 평균자책 13.50에 그쳤고, 결국 지난 5월 19일 2번째로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다시 조정기를 거쳤다.
그리고 한현희는 3번째 1군 등록 이후 치른 선발 3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제로의 깜짝 반전투를 펼치고 있다. 5월 29일 롯데전 7이닝 무실점, 7일 kt전 5.2이닝 무실점, 18일 LG전 6이닝 무실점 역투로 시즌 평균자책점도 4.05까지 떨어뜨렸다.
최근 한현희의 투구만 놓고 보면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라고 봐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2023시즌을 앞두고 열릴 FA 시장 투수 최대어라는 평가에도 준하는 투구 내용이다.
지난 7일 등판 직후 “한현희의 패스트볼 구위가 좋았다. 특히 kt 타자들과 정면 승부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라고 칭찬했던 홍원기 키움 감독도 점차 한현희의 회복을 인정하고 있다. 18일 한현희의 등판 이후 홍원기 감독은 “한현희가 LG 좌타자들을 대비해 잘 준비해서 마운드에 올랐다. 큰 위기 없이 영리한 투구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포수 김재현과 호흡도 좋았다”며 한현희의 준비 자세를 칭찬하기도 하기도 했다.
이런 한현희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19일 들을 수 있었다. 경기 전 한현희의 부활 여부를 묻는 질문에 홍 감독은 “개막 때부터 같이 선발진에 합류 못 했던 부분도 있었고 ‘아직 해야 할 것이 많다’고 나에게 약속했던 부분도 있었다”면서 “아직 평가에 대해선 미루고 싶다”며 신중한 태도로 최근 한현희의 투구 내용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커리어 내내 사이드암 투수임에도 불구하고 최고 구속 150km 내외의 빠른 공을 뿌렸던 한현희는 최근 2년간 직구 비중이 적었다. 지난해는 2018년(54.6%)이후 가장 낮은 56%의 직구 비율을 기록했다. 그랬던 직구 비율을 올해는 61.6%까지 끌어올리며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현희의 직구 위력이 올라갔다고 볼 수 있는 대목.
하지만 홍 감독은 ‘구속은 중요하지 않다’며 다른 지점에 주목했다. 홍 감독은 “투수 출신은 아니지만 투수 코치와 얘기할 때 가장 공감한 부분 중 하나가 선발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속도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긴 이닝을 던지고 타자와의 카운트 싸움을 더 유리하게 가져가는지 여부였다”면서 “(한현희가) 구속 2~3km를 더 올리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8일 김현수와의 타석에서의 한현희의 승부에 주목했다. 홍 감독은 “18일 경기에서 한현희가 계산을 하고 경기를 임했다는 게 단적으로 드러난 게 김현수와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하는 2번째 투구니까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어서 투수 땅볼을 잡는 장면이었다”면서 “그걸 보고 ‘준비를 많이 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타석이었다”라고 했다.
당일 1회 초 김현수에게 6구 149km 빠른 직구를 던져 2루타를 내준 한현희는 4회 초 2번째 타석에선 2구 133km 슬라이더로 땅볼을 유도한 이후 직접 잡아 처리했다. 최근 타격감이 뜨거웠던 김현수에게 경기 중 달라진 게임 전략과 피칭 디자인을 통해 범타를 유도한 유연성과 계획성을 긍정적으로 본 것이다.
돌아와서 한현희에 대해서도 홍 감독은 앞으로 ‘변화구 구사 능력과 제구력’이 그의 몸값을 결정할 것이라고 봤다.
홍 감독은 “150km까지 던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상대 팀에도 150km 가까이 던지는 투수는 (미리) 알고 대비하고 들어온다”면서 “타이밍을 뺐는 2~3가지의 체인지업이나 변화구 등의 제구를 잡는다면 더 경쟁력이 있을 거고 선발투수로서의 값어치를 올리는데도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전했다.
이제 많은 팀은 한현희를 구원투수가 아닌 선발투수로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홍 감독의 말대로 강속구보다 더 중요한 건 다양한 레퍼토리의 투구를, 보다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펼치는 것이 될 수 있다.
한현희는 지난해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징계를 받으며 FA 자격을 얻을 기회를 스스로 놓쳤다. 올 시즌 초까지 이어졌던 부진도 이제는 지나간 일이다. 홍 감독과 많은 키움 팬들의 바람대로 더 좋은 투구를 이어간다면 아마 올 시즌 종장의 결말에선 팀도 개인도 함께 웃을 수 있다.
[고척(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 한현희의 시즌 출발은 더뎠다. 발목 부상으로 스프링캠프에 참여하지 못했고 뒤늦게 합류한 1군 경기에서도 부진했다.
5월 18일까지 치른 올 시즌 6경기에서 평균자책 13.50에 그쳤고, 결국 지난 5월 19일 2번째로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다시 조정기를 거쳤다.
그리고 한현희는 3번째 1군 등록 이후 치른 선발 3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제로의 깜짝 반전투를 펼치고 있다. 5월 29일 롯데전 7이닝 무실점, 7일 kt전 5.2이닝 무실점, 18일 LG전 6이닝 무실점 역투로 시즌 평균자책점도 4.05까지 떨어뜨렸다.
최근 한현희의 투구만 놓고 보면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라고 봐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2023시즌을 앞두고 열릴 FA 시장 투수 최대어라는 평가에도 준하는 투구 내용이다.
지난 7일 등판 직후 “한현희의 패스트볼 구위가 좋았다. 특히 kt 타자들과 정면 승부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라고 칭찬했던 홍원기 키움 감독도 점차 한현희의 회복을 인정하고 있다. 18일 한현희의 등판 이후 홍원기 감독은 “한현희가 LG 좌타자들을 대비해 잘 준비해서 마운드에 올랐다. 큰 위기 없이 영리한 투구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포수 김재현과 호흡도 좋았다”며 한현희의 준비 자세를 칭찬하기도 하기도 했다.
이런 한현희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19일 들을 수 있었다. 경기 전 한현희의 부활 여부를 묻는 질문에 홍 감독은 “개막 때부터 같이 선발진에 합류 못 했던 부분도 있었고 ‘아직 해야 할 것이 많다’고 나에게 약속했던 부분도 있었다”면서 “아직 평가에 대해선 미루고 싶다”며 신중한 태도로 최근 한현희의 투구 내용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최근 3경기 평균자책점 제로의 완벽투를 시즌 내내 이어간다면 FA 대박도 꿈은 아니다. 사진=김재현 기자
특히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한현희의 투구내용에서 달라진 부분이 있다. 바로 지난해 144.2km에서 올해 146.3km로 2.1km 늘어난 직구 평균 구속이다.커리어 내내 사이드암 투수임에도 불구하고 최고 구속 150km 내외의 빠른 공을 뿌렸던 한현희는 최근 2년간 직구 비중이 적었다. 지난해는 2018년(54.6%)이후 가장 낮은 56%의 직구 비율을 기록했다. 그랬던 직구 비율을 올해는 61.6%까지 끌어올리며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현희의 직구 위력이 올라갔다고 볼 수 있는 대목.
하지만 홍 감독은 ‘구속은 중요하지 않다’며 다른 지점에 주목했다. 홍 감독은 “투수 출신은 아니지만 투수 코치와 얘기할 때 가장 공감한 부분 중 하나가 선발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속도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긴 이닝을 던지고 타자와의 카운트 싸움을 더 유리하게 가져가는지 여부였다”면서 “(한현희가) 구속 2~3km를 더 올리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8일 김현수와의 타석에서의 한현희의 승부에 주목했다. 홍 감독은 “18일 경기에서 한현희가 계산을 하고 경기를 임했다는 게 단적으로 드러난 게 김현수와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하는 2번째 투구니까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어서 투수 땅볼을 잡는 장면이었다”면서 “그걸 보고 ‘준비를 많이 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타석이었다”라고 했다.
당일 1회 초 김현수에게 6구 149km 빠른 직구를 던져 2루타를 내준 한현희는 4회 초 2번째 타석에선 2구 133km 슬라이더로 땅볼을 유도한 이후 직접 잡아 처리했다. 최근 타격감이 뜨거웠던 김현수에게 경기 중 달라진 게임 전략과 피칭 디자인을 통해 범타를 유도한 유연성과 계획성을 긍정적으로 본 것이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시즌 종료 후 한현희의 FA 대박 핵심은 결국은 구속보다는 변화구 구사 능력과 제구력이라고 봤다. 사진=MK스포츠 DB
나아가 키움의 투수진에게 강조하고 싶은 팀의 철학을 전했다. 홍 감독은 “우리 팀엔 빠른 볼을 던지는 어린 투수들이 많다. 그래서 구속에 굉장히 욕심을 내는데 그건 2번째”라며 “프로에서 살아남으려면 항상 정확하게 던지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절대 구속이 먼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돌아와서 한현희에 대해서도 홍 감독은 앞으로 ‘변화구 구사 능력과 제구력’이 그의 몸값을 결정할 것이라고 봤다.
홍 감독은 “150km까지 던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상대 팀에도 150km 가까이 던지는 투수는 (미리) 알고 대비하고 들어온다”면서 “타이밍을 뺐는 2~3가지의 체인지업이나 변화구 등의 제구를 잡는다면 더 경쟁력이 있을 거고 선발투수로서의 값어치를 올리는데도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전했다.
이제 많은 팀은 한현희를 구원투수가 아닌 선발투수로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홍 감독의 말대로 강속구보다 더 중요한 건 다양한 레퍼토리의 투구를, 보다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펼치는 것이 될 수 있다.
한현희는 지난해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징계를 받으며 FA 자격을 얻을 기회를 스스로 놓쳤다. 올 시즌 초까지 이어졌던 부진도 이제는 지나간 일이다. 홍 감독과 많은 키움 팬들의 바람대로 더 좋은 투구를 이어간다면 아마 올 시즌 종장의 결말에선 팀도 개인도 함께 웃을 수 있다.
[고척(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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