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승’ 장시환 “9회말 위기? (정)우람이 형 믿었죠” [오늘의 MVP]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저도 불펜 때 망친 적 많잖아요. 하늘에 맡기고, (정)우람이 형을 믿었죠.”
‘인생투’를 펼친 장시환(33·한화 이글스)가 활짝 웃었다.
장시환은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져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2-1로 승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3승(6패)째다.
잘 던지고도, 유독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장시환이었다. 특히 이날 승리는 상대가 LG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한화는 이 경기 이전 LG와의 9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하고 있었다. 10번째 맞대결만에 거둔 2020시즌 첫 승이었다.
경기 후 만난 장시환도 “LG전 연패를 끊어 기분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오늘 마음 편하게 던졌다. LG 타선이 최근 좋은데, SK전에서 많이 치고 와서 오히려 타격감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고비는 1회말. 장시환은 1회말 볼넷 2개를 내주며 28개의 공을 던졌다. 하지만 실점 없이 넘기면서 안정을 찾았다. 장시환은 “원래 1회에 투구수가 많다. 그래서 오늘 1회를 깔끔히 막자는 생각으로 등판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지 못한 건 아쉽다”고 껄껄 웃었다. 그러면서 “수비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정말 야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한화 장시환이 31일 잠실 LG전 승리를 거둔 뒤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안준철 기자

잘 던졌지만 1점 차 리드를 지켜야했던 장시환이다. 9회초 팀타선이 추가점을 냈지만, 8회말부터 장시환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정우람이 9회말 1실점 하며 폭투 등으로 1사 2루 위기를 맞았다. 타석에는 까다로운 타자 김현수. 김현수와의 승부는 길어졌는데, 잘 맞은 타구가 1루수 김태균의 미트로 빨려들어갔고, 스타트했던 대주자 김용의가 2루로 돌아오지 못하며 더블아웃으로 경기가 끝났다.
9회말 장시환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그는 “(정)우람이 형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 아닌가. 믿고 있었다”면서 “사실 우람이 형도 사람이고, 결과가 안좋을 수도 있다. 그냥 하늘에 맡겼다.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처음 관중 앞에서 던진 느낌도 좋았다. 장시환은 “이제 실감이 난다. 좋은 기운을 받아서 던진 것 같다. 팬분들께 감사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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