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2년 차 선발 투수 20살 원태인은 지난달 21일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아쉽게 승리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7이닝 동안 2실점으로 호투했는데, 상대 팀 선발로 나선 신인 투수 이민호가 5⅓이닝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팀이 0-2로 져서 패전 투수가 됐습니다.
당시 원태인은 "비록 1년 차이지만, 후배에게 승리를 내줘 아쉬웠다"고 말했고, 리턴매치가 이뤄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원태인은 어제(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홈경기에서 이민호와 다시 선발 맞대결을 펼쳤습니다.
"다시 지기 싫어 준비를 많이 했다"고 말한 원태인은 꼼꼼하게 LG전을 준비했습니다.
삼성 전력분석팀에선 직구 승부를 권유했습니다.
원태인은 그동안 LG를 상대할 때 변화구로 승부를 보는 경향이 많았는데, 최근 구위가 좋아진 직구 위주의 투구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는 전력분석팀 분석 내용대로 직구 위주의 승부를 펼쳤습니다.
2-0으로 앞선 4회 말 무사 1,2루 위기에서 만난 상대 팀 간판타자 로베르트 라모스와 대결이 백미였습니다.
원태인은 라모스를 상대로 5구 연속 직구 승부를 펼쳤습니다.
라모스의 약점인 높은 직구를 계속 던졌는데,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헛스윙을 끌어내며 천금 같은 아웃 카운트를 만들었습니다.
자신감이 붙은 원태인은 김민성과 오지환을 나란히 뜬 공으로 처리하며 위기에서 탈출했습니다.
원태인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직구 구속을 올리기 위해 큰 노력을 했다"며 "정현욱 코치님의 조언대로 캐치볼을 할 때부터 전력으로 던지며 어깨 힘을 키웠고, 경기 중엔 직구 대신 변화구로 완급 조절하며 힘을 비축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원태인의 직구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더 빠르고 묵직하게 변했습니다.
그는 "4회 라모스를 상대할 때 (포수) 강민호 선배가 계속 직구 사인을 내더라"라며 "모든 힘을 쏟아낸 것 같다. 너무 힘이 들어 5회부터는 마운드에 서고 싶지 않았다"며 웃었습니다.
그는 명승부를 펼친 상대 팀 신인 선발투수 이민호에 관해 칭찬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원태인은 "(이)민호는 1회 살짝 흔들렸지만, 곧바로 털어내고 좋은 모습을 보이더라"라며 "후배지만, 배울 게 많은 투수"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지난 경기에서 승리를 빼앗겨 오늘 꼭 이기고 싶었다"며 "일련의 과정이 좋은 자극이 돼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다시 이민호를 만나면 어떤 투구를 하고 싶나'라는 질문에 "이젠 만나고 싶지 않다"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원태인은 이날 7이닝 동안 94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3승(1패)을 거뒀습니다.
직구는 48개를 던졌고, 최고 구속은 시속 147㎞를 찍었습니다.
평균자책점은 3.12에서 2.45로 떨어졌습니다. NC 다이노스 구창모(0.51), 키움 히어로즈 에릭 요키시(0.90)에 이은 전체 3위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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