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마운드 오른 김혜주 대위, 대구와 함께였던 NO. 28 [현장인터뷰]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노기완 기자
“등번호는 의미가 있다. 대구에서 28일간 있었기 때문에 28번으로 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 최전선에 섰던 국군 춘천병원 소속 간호장교 김혜주 대위가 잠실 마운드에 올랐다. 몸은 잠실이었지만, 마음은 대구와 함께였다. 등번호 28번의 의미가 김 대위가 대구와 함께 했던 기간이기 때문이다.
김혜주 대위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홈팀 두산의 초청을 받아 시구자로 나섰다.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피해가 커지자 김 대위는 근무를 자원했고, 코에 반창고를 붙이고 헌신적으로 환자들을 돌보는 사진이 공개돼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김혜주 대위는 마운드에서 내려와 힘껏 공을 던졌다. 비록 원바운드였지만, 공은 포수 박세혁의 미트로 정확히 들어갔다.
시구를 마친 뒤 김 대위는 “한국 의료진, 의료지원단 대표로 시구를 하게 되어 영광이다. 많은 분들께서 알아봐줬고 편지와 선물도 많이 받았다. 같이 근무하는 의료진들도 많은데 이렇게 주목을 받아 죄송스럽고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혜주 대위는 대구·경북 지역에 환자가 급증한 2월부터 28일간 코로나19 최전선을 지켰다. 김 대위는 “환자가 많았을 때 갔는데 물자도 부족하고 한계도 있어 시스템 구축이 제일 어려웠다. 복귀하고 나서 의료진이 얼마나 고생했고 노력했는지 알게 됐다. 그분들만 봐도 눈물 나고 가슴이 벅찼다”라고 설명했다.
고향이 충청남도라 한화 이글스 경기를 자주 봤다는 김 대위는 “지난해 우승팀이어서 두산 대표로 시구를 해도 될까 걱정했으나 자랑스럽다. 시구는 아쉬웠으나 남편이 연습 때 많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김혜주 대위 등 코로나19 퇴치에 최선을 다한 의료진 덕분에 국내 추이는 안정세로 돌아섰다. 김 대위도 “의료진 여러분들이 있어서 종식이 가까워지고 있다. KBO리그도 직관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전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를 꼭 지켜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dan0925@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