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투손) 안준철 기자
“(박)윤이 너 얼굴 하얗다.”
“저는 이제 선수가 아니잖아요.”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에넥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NC다이노스 스프링캠프 일정은 비로 인해 실내에서만 진행됐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유학생으로 보이는 훤칠한 청년이 나타나 NC타자들의 실내 훈련장에서 진행된 타격훈련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러다 배팅 게이지에서 나온 주장 양의지(33)가 청년을 향해 반갑게 인사했다. 그는 바로 SK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뛰었던 박윤(32)이었다.
사실 박윤이라는 이름은 KBO리그에서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인천고를 졸업한 2007년 2차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38순위로 SK에 입단했지만, 1군 데뷔까지는 4년이 걸렸다. 2015시즌 이후에는 방출됐고, 넥센에 입단했지만, 2017시즌 이후로 다시 방출돼 은퇴했다. 1군 통산 기록은 56경기 출전 타율 0.188 4타점이다. 그저 유망주였던 박윤이 야구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건 아버지 때문이다. 박윤의 아버지는 박종훈 전 한화 이글스 단장이다. 박종훈 전 단장은 NC에서 2군 담당 본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박윤을 본 NC선수들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특히 또래 선수들과 친한데, 고교 1년 선배인 이명기(33)와는 SK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지석훈(36)은 상무 시절 함께 한 사이다. 이동욱 감독을 보고는 90도로 깎듯이 허리를 숙였다.
2017시즌 넥센에서 방출돼 은퇴를 택한 박윤은 곧바로 미국 애리조나로 건너와 유학 중이었다. 랭귀지스쿨에서 영어부터 배우기 시작해 지금 현재 템피에서 커뮤니티 칼리지 4학기를 마쳤고, 다음 학기부터는 애리조나주립대에 편입한다. 전공은 스포츠 비즈니스다.
이제 영어를 잘할 것 같다고 말을 붙이자, 박윤은 “이제 음식 주문할 때는 막힘없이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템피에서 2시간 거리인 투손까지 달려온 이유는 한국의 야구인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박윤은 “지난 주에는 템피에서 가까운 한화 캠프에도 인사를 드렸다. 이제 미국에 건너온 지 2년이 됐는데, 한국팀들이 스프링캠프를 올 때 내가 더 신난다. 한국인들과 자주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박윤은 지난 여름 시카고 컵스 루키팀 인턴 코치로 현장 경험을 하기도 했다. 박윤은 “3개월 정도 했는데, 내 야구관을 정립하는데 도움이 됐다”며 “기회가 된다면 또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윤은 자신의 이른 은퇴에 대해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빨리 결정을 내린 것에 후회는 없다”고 덤덤히 말했다.
홀로 공부하는 과정이 어렵긴 하지만 박윤은 “재밌게 하고 있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스포츠 비즈니스를 전공으로 택한 이유는 역시 진로와 관계있다. 박윤은 “현장 지도자와 프런트 양쪽 모두 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담대한 포부도 있었다. “한국 야구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이제 시작이지만, 열심히 공부하겠다.” 박윤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윤이 너 얼굴 하얗다.”
“저는 이제 선수가 아니잖아요.”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에넥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NC다이노스 스프링캠프 일정은 비로 인해 실내에서만 진행됐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유학생으로 보이는 훤칠한 청년이 나타나 NC타자들의 실내 훈련장에서 진행된 타격훈련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러다 배팅 게이지에서 나온 주장 양의지(33)가 청년을 향해 반갑게 인사했다. 그는 바로 SK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뛰었던 박윤(32)이었다.
사실 박윤이라는 이름은 KBO리그에서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인천고를 졸업한 2007년 2차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38순위로 SK에 입단했지만, 1군 데뷔까지는 4년이 걸렸다. 2015시즌 이후에는 방출됐고, 넥센에 입단했지만, 2017시즌 이후로 다시 방출돼 은퇴했다. 1군 통산 기록은 56경기 출전 타율 0.188 4타점이다. 그저 유망주였던 박윤이 야구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건 아버지 때문이다. 박윤의 아버지는 박종훈 전 한화 이글스 단장이다. 박종훈 전 단장은 NC에서 2군 담당 본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박윤을 본 NC선수들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특히 또래 선수들과 친한데, 고교 1년 선배인 이명기(33)와는 SK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지석훈(36)은 상무 시절 함께 한 사이다. 이동욱 감독을 보고는 90도로 깎듯이 허리를 숙였다.
2017시즌 넥센에서 방출돼 은퇴를 택한 박윤은 곧바로 미국 애리조나로 건너와 유학 중이었다. 랭귀지스쿨에서 영어부터 배우기 시작해 지금 현재 템피에서 커뮤니티 칼리지 4학기를 마쳤고, 다음 학기부터는 애리조나주립대에 편입한다. 전공은 스포츠 비즈니스다.
이제 영어를 잘할 것 같다고 말을 붙이자, 박윤은 “이제 음식 주문할 때는 막힘없이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템피에서 2시간 거리인 투손까지 달려온 이유는 한국의 야구인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박윤은 “지난 주에는 템피에서 가까운 한화 캠프에도 인사를 드렸다. 이제 미국에 건너온 지 2년이 됐는데, 한국팀들이 스프링캠프를 올 때 내가 더 신난다. 한국인들과 자주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동욱 NC다이노스 감독이 SK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뛴 박윤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美 투손)=안준철 기자
지난 2년 동안 외로운 시간이 더 많았던 박윤은 “그래도 SNS로 아버지 어머니와 자주 안부를 나누고 있다”며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 학교 친구들이 프로야구선수였다는 사실을 알고 신기하게 바라보기도 했다”고 말했다.박윤은 지난 여름 시카고 컵스 루키팀 인턴 코치로 현장 경험을 하기도 했다. 박윤은 “3개월 정도 했는데, 내 야구관을 정립하는데 도움이 됐다”며 “기회가 된다면 또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윤은 자신의 이른 은퇴에 대해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빨리 결정을 내린 것에 후회는 없다”고 덤덤히 말했다.
홀로 공부하는 과정이 어렵긴 하지만 박윤은 “재밌게 하고 있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스포츠 비즈니스를 전공으로 택한 이유는 역시 진로와 관계있다. 박윤은 “현장 지도자와 프런트 양쪽 모두 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담대한 포부도 있었다. “한국 야구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이제 시작이지만, 열심히 공부하겠다.” 박윤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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