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에서 폭력과 성폭행 사실이 연일 폭로된 가운데, 한 국가대표 선수가 여자친구를 선수촌에 데려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체육계에 대한 비판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남자 기계체조 대표 선수 A 씨는 지난달 25일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내 자신의 숙소에 여자 친구를 데려와 하룻밤을 같이 보냈습니다.
선수촌 숙소는 대표 선수, 대표팀 지도자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보안 구역입니다.
이번 사건은 A 씨의 여자 친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선수촌 방문 사진을 올리면서 외부로 빠른 시간에 퍼졌습니다.
이를 접한 체육회 훈련 본부는 그제(30일) A 선수에게 즉각 퇴촌 명령을 내렸습니다.
선수·지도자에게 내려지는 퇴촌 명령은 체육회에서 내리는 중징계로, 체육계 다수는 선수촌에서 쫓겨난 이들이 다시 입촌한 전례가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아울러 대한체조협회는 어제(31일) A 선수의 해외 대회 출전 자격을 박탈했습니다. A 선수는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출전이 불발됐습니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소식을 듣고 굉장히 당혹스러웠다"며 "체육계가 위기인 상황에서 해당 선수의 잘못된 행동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습니다.
이어 "설 연휴 이후 새롭게 구성되는 집행부, 경기력향상위원회가 A 선수의 징계를 결정할 것"이라며 선수촌 퇴촌에 버금가는 대표 박탈 등의 엄벌을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협회는 선수들이 일탈하지 않고 국가대표로서의 책임감을 느끼도록 감독 등 지도자에게도 더욱 철저히 선수들을 관리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한편, A 선수는 남자 기계체조 6개 전 종목에 능해 대표팀에 큰 힘을 줬습니다. 훈련 태도도 모범적이고 그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으나 이번 사건으로 사실상 도쿄올림픽 출전은 어려워졌습니다.
선수촌 운영과 국가대표 선수들을 관리하는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A 선수가 사전 승인을 받지 않고 몰래 여자 친구를 숙소에 데려와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를 줬다"며 "선수촌 지침에 따라 징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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