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가 10년 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마운드를 이끈 좌완 투수 봉중근(38)을 28일 떠나보냈다.
LG 구단은 5위 싸움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이날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봉중근 은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봉중근은 "팀이 너무나도 힘든 시기에 은퇴식을 해야 하나 마음에 걸렸다. 그런데 구단 관계자나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 모두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만사를 제쳐놓고 은퇴식을 마련해준 구단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봉중근 `화려했던 선수생활 마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그는 "LG는 어렸을 때부터 사랑했던 팀이었고, 이상훈 코치님을 보면서 야구를 시작했다. LG는 너무 많은 의미가 담긴 팀"이라며 "LG를 평생 사랑하면서 야구 쪽에서 큰 꿈을 이루고 싶다"고 향후 각오를 밝혔다.봉중근은 전성기를 LG에서 보내며 암흑기의 에이스로서 고독하게 마운드에서 버텼다.
LG는 2008년 8위, 2009년 7위, 2010년 6위에 그쳤지만, 봉중근은 3년 연속 10승과 170이닝을 돌파했다.
하지만 2011년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2012년부터는 마무리로 변신했다.
마무리로 역할을 바꿔서도 3년 연속 25세이브(2012년 26세이브, 2013년 38세이브, 2014년 30세이브)를 달성하는 등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KBO리그 통산 321경기에서 55승 46패 2홀드 109세이브 평균자책점 3.41의 성적을 남기고 유니폼을 벗었다.
봉중근은 LG에서 우승하지 못한 채 은퇴하는 것을 가장 아쉬워했다.
봉중근 `언제까지나 LG`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그는 "지난해 이병규 코치님의 은퇴식을 미국에서 봤는데, 내게도 이런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며 "우승 한번 해보지 못하고 은퇴하는 게 제일 맘에 걸리고, 팬들에게 제일 죄송스럽다"고 했다.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는 LG가 11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한 2013년 두산 베어스와 시즌 최종전을 꼽았다.
그는 "그때 한국시리즈 우승한 것처럼 모든 선수가 다 같이 울었다. 그때 꼭 우승할 거라고 믿었다"며 "아직도 그 순간이 생생하고, 그날 그 경기가 LG 유니폼을 입고 가장 자랑스럽고 기억에 남는 날인 것 같다"고 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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