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상철 기자] “아직까지도 나는 주장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 지난 23일 이란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16강전 승리 후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은 다시 한 번 이 말을 꺼냈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로 뽑힌 손흥민은 김학범호의 주장이다. 첫 선발 출전한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3차전부터 왼팔에 노란색 완장을 차고 있다.
손흥민은 교체 출전한 말레이시아전까지 포함해 3경기에 나가 1골을 기록했다. 그 1골이 16강을 확정 짓는 골이었지만, 그에게 거는 기대감을 감안하면 부족한 득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하는 김학범호에서 손흥민의 역할은 단순히 ‘골잡이’만이 아니다.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손흥민은 이란전에서 쉴 새 없이 뛰어 다녔다. 다리에 쥐가 나 두 차례나 그라운드에 누웠다. 교체될 법도 하나 그는 금세 다시 일어나 뛰고 또 뛰었다.
아시안게임은 7경기를 치러야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 한국의 조별리그 첫 경기는 지난 15일. 그리고 결승전은 오는 9월 1일 벌어진다. 18일간 7경기를 치러야 한다. 장소도 옮겨야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박싱데이보다 더 타이트한 일정이다.
손흥민은 지친 기색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 지금도 더 뛸 수 있다는 ‘의지’는 그의 눈빛으로도 잘 알 수 있다. 당연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리고 이것도 모자라다는 이야기다.
손흥민은 “국가를 대표해 뛰는 무대다. 힘든 것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라며 “내가 열심히 했다는 것보다 팀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걸 했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정말 열심히 뛰어 고맙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자질을 갖췄다. 그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김학범호를 단결시키고 있다. 조현우(대구 FC)는 “(손)흥민이가 후배에게 쓴소리를 하며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한국은 오는 27일 우즈베키스탄과 8강을 갖는다. 우즈베키스탄은 7개월 전 가진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서 한국을 4-1로 대파했다. 이 패배 후 한국은 사령탑까지 교체했다.
손흥민의 쓴소리는 한 발 더 뛰게 만드는 자극제다. A대표팀이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채찍’이다.
손흥민은 “아직은 어린 선수들이다. 그래서 한 번씩 인식시켜주는 것이 좋다. (우즈베키스탄전 패배를 상기시켰는데)내 생각에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게 1-4로 패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조금 자존심을 긁는 말을 했다”라며 “그래도 다들 동기부여 차원으로 이해해줘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연령별 대표팀은 상대적으로 태극마크의 무게를 잘 느끼지 못한다. 그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것도 손흥민의 역할이다.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손흥민은 “(후배들이)아직은 어려 많이 이야기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아직은 대표팀에 대해 잘 모르고 얼마나 큰 기회인지 잘 모를 수 있는 연령이다. 이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한다. 후배들도 마음가짐이 많이 바뀌었다. 그런 게 조금씩 경기장에서 나타나고 있다”라고 했다.
쓴소리는 자신을 향하기도 한다. 더 많이 뛰고 더 잘해야 한다. 손흥민은 이란전 승리에도 “아직까지 난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것 같다”라고 채찍을 들었다.
이어 그는 “타이트한 일정이다. 모든 걸 다 쏟아야 하는 상황에서 내가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 나보다 더 힘든 선수가 있을 것이다. 잘 먹고 잘 자서 빨리 회복해 다음 경기에도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손흥민은 ‘다 같이’를 강조한다. 혼자 튈 생각도 없다. 그리고 그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손흥민은 “내가 개인적인 것(이란전 무승 징크스)에 휘둘리면, 젊은 선수로 구성된 팀이 흔들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제하고 후배들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 넣으려고 했다”라며 “앞으로도 계속 승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 내가 중심을 잡고 해나가겠다”라고 했다.
후배들을 독려한다. 이는 김학범호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한국은 이란전에서 이번 대회 최상의 경기력을 펼쳤다. 손흥민도 “이란은 좋은 팀이며 어려운 상대다. 그러나 난 선수들을 믿었다. 다들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두려워할 팀은 없으니 자신감을 갖자’는 말을 많이 해줬다. 이번에도 축구가 아니라 전쟁을 하러 경기장에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모두들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다. 다들 몸을 사리지 않더라”라며 흐뭇해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와일드카드(24세 이상)로 뽑힌 손흥민은 김학범호의 주장이다. 첫 선발 출전한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3차전부터 왼팔에 노란색 완장을 차고 있다.
손흥민은 교체 출전한 말레이시아전까지 포함해 3경기에 나가 1골을 기록했다. 그 1골이 16강을 확정 짓는 골이었지만, 그에게 거는 기대감을 감안하면 부족한 득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하는 김학범호에서 손흥민의 역할은 단순히 ‘골잡이’만이 아니다.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손흥민은 이란전에서 쉴 새 없이 뛰어 다녔다. 다리에 쥐가 나 두 차례나 그라운드에 누웠다. 교체될 법도 하나 그는 금세 다시 일어나 뛰고 또 뛰었다.
아시안게임은 7경기를 치러야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 한국의 조별리그 첫 경기는 지난 15일. 그리고 결승전은 오는 9월 1일 벌어진다. 18일간 7경기를 치러야 한다. 장소도 옮겨야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박싱데이보다 더 타이트한 일정이다.
손흥민은 지친 기색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 지금도 더 뛸 수 있다는 ‘의지’는 그의 눈빛으로도 잘 알 수 있다. 당연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리고 이것도 모자라다는 이야기다.
손흥민은 “국가를 대표해 뛰는 무대다. 힘든 것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라며 “내가 열심히 했다는 것보다 팀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걸 했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정말 열심히 뛰어 고맙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자질을 갖췄다. 그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김학범호를 단결시키고 있다. 조현우(대구 FC)는 “(손)흥민이가 후배에게 쓴소리를 하며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한국은 오는 27일 우즈베키스탄과 8강을 갖는다. 우즈베키스탄은 7개월 전 가진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서 한국을 4-1로 대파했다. 이 패배 후 한국은 사령탑까지 교체했다.
손흥민의 쓴소리는 한 발 더 뛰게 만드는 자극제다. A대표팀이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채찍’이다.
손흥민은 “아직은 어린 선수들이다. 그래서 한 번씩 인식시켜주는 것이 좋다. (우즈베키스탄전 패배를 상기시켰는데)내 생각에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게 1-4로 패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조금 자존심을 긁는 말을 했다”라며 “그래도 다들 동기부여 차원으로 이해해줘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연령별 대표팀은 상대적으로 태극마크의 무게를 잘 느끼지 못한다. 그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것도 손흥민의 역할이다.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손흥민은 “(후배들이)아직은 어려 많이 이야기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아직은 대표팀에 대해 잘 모르고 얼마나 큰 기회인지 잘 모를 수 있는 연령이다. 이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한다. 후배들도 마음가짐이 많이 바뀌었다. 그런 게 조금씩 경기장에서 나타나고 있다”라고 했다.
쓴소리는 자신을 향하기도 한다. 더 많이 뛰고 더 잘해야 한다. 손흥민은 이란전 승리에도 “아직까지 난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것 같다”라고 채찍을 들었다.
이어 그는 “타이트한 일정이다. 모든 걸 다 쏟아야 하는 상황에서 내가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 나보다 더 힘든 선수가 있을 것이다. 잘 먹고 잘 자서 빨리 회복해 다음 경기에도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손흥민은 ‘다 같이’를 강조한다. 혼자 튈 생각도 없다. 그리고 그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손흥민은 “내가 개인적인 것(이란전 무승 징크스)에 휘둘리면, 젊은 선수로 구성된 팀이 흔들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제하고 후배들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 넣으려고 했다”라며 “앞으로도 계속 승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 내가 중심을 잡고 해나가겠다”라고 했다.
후배들을 독려한다. 이는 김학범호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한국은 이란전에서 이번 대회 최상의 경기력을 펼쳤다. 손흥민도 “이란은 좋은 팀이며 어려운 상대다. 그러나 난 선수들을 믿었다. 다들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두려워할 팀은 없으니 자신감을 갖자’는 말을 많이 해줬다. 이번에도 축구가 아니라 전쟁을 하러 경기장에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모두들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다. 다들 몸을 사리지 않더라”라며 흐뭇해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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