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 개인전 마친 남현희 “(전)희숙이가 꼭 금메달 땄으면”

[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안준철 기자] “원래 경기 중에는 아픈 줄 모르는데, 오늘은 아프더라고요.”
한국 여자 펜싱의 전설 남현희(37)가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 개인전을 마쳤다.
남현희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컨벤션센터(JCC) 센드라와시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플뢰레 16강서 팀동료 전희숙(34)에 8-13으로 완패했다.
둘이 만나도 너무 빨리 만났다.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둘이 결승에서 만나는 것이었다. 적어도 4년 전 인천 대회처럼 준결승에서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인천아시안게임 때는 준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쳐 전희숙이 결승에 진출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남현희가 동메달을 기록했다.
이날 전희숙은 A조 예선서 5승1패로 16강에 직행했다. 하지만 남현희는 B조 예선서 3승2패에 그치며 32강을 거쳐야 했다. 32강서 아난다 메리(인도네시아)를 물리치고 16강서 전희숙을 만났다.
승부는 일방적이었다. 전희숙은 1피리어드서 5-0으로 앞서갔다. 2피리어드 초반 7-0까지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2피리어드를 9-3으로 마쳤다. 남현희는 3피리어드서 맹추격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경기 후 둘은 같이 나왔다. 방금 전 칼을 맞댄 사이처럼 보이지 않았다. 친한 선후배의 모습이었다. 남현희는 “엉덩이 쪽 통증 때문에 경기를 치르기 힘들었다”며 “원래 경기를 할 때는 아픈 걸 잘 모르는데, 마지막 대회라 그런지 많이 아팠다. 엉덩이 통증 때문에 무릎이 아픈 건 몰랐다”고 말했다. 남현희는 “예선전에서 (전)희숙이가 1패를 당하길래, 최대한 멀리 떨어지자는 생각을 했고, 나도 한판을 져서 마지막 경기는 스스로 놔버렸는데, 어떻게 16강부터 만났다”며 “생각을 잘 못 한 것 같다. 사실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정말 메달을 따고 싶은 생각이 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희숙이가 꼭 금메달을 땄으면 한다. 개인전 성적에 따라 단체전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뒤에서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4년 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던 전희숙과 남현희. 사진=MK스포츠 DB

전희숙은 “언니를 너무 일찍 만났다. 경기 전에 감독 선생님이 너무 신경쓰지말고 하던대로 해서 의식은 하지 않았지만, 아쉽다”며 “나도 이번 아시안게임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데,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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