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1군이요? 불러 주실 때까지 묵묵히 준비해야죠.”
지난 9일 늦은 오후 MK스포츠와 전화가 닿은 SK와이번스 좌완 봉민호(22)의 목소리는 밝았다. 그는 2018 퓨처스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날도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퓨처스 경기에 등판해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고, 자신의 역할을 마쳤다. 봉민호는 “오늘도 잘 던졌다”며 밝은 목소리로 답했다.
중간 계투로 나오고 있는 봉민호는 퓨처스리그 16경기에서 3승1패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 중이다. KBO 퓨처스리그 페이지를 들어가면 투수 부문별 선수에 봉민호의 얼굴이 뜨기도 한다. 그만큼 성적이 좋다는 얘기다. 봉민호는 “진짜냐”며 껄껄 웃었다.
경기고 시절 나름 에이스로 명성을 떨친 봉민호는 3학년 시절 어깨 부상을 당했다. 지명 순위도 2차 8라운드(80순위)로 밀렸다. 봉민호는 “직구 구속도 140km 초반대까지 나왔는데, 3학년 때 부상 이후 130km대로 뚝 떨어졌다”며 “프로에 와서도 구속은 많이 나와봐야 130km대 초반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봉민호가 변화한 것은 지난해 말이다. 당시 봉민호는 군입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비활동 기간이었다. 한 열흘 정도 손에서 공을 놓고 1군 에이스급 투수들과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피칭 영상을 봤다. 거기서 잘 던지는 투수들과 나의 차이를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봉민호가 말한 차이는 중심이동이었다. 그는 “어깨 다치고 헤맸다. 공 던질 때 중심이동이 안되고, 제 자리에서 던지는 느낌이었다. 알고 있는데 고치질 못했다. 하지만 잘 던지는 투수들은 모두 앞까지 몸을 끌어서 던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그렇게 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잘 안되도 군대를 가야 하기 때문에 마음을 편히 먹었다”고 덧붙였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봉민호가 던지는 걸 본 김경태 코치와 제춘모 코치도 그를 유심히 지켜보기 시작했다. 봉민호는 “코치님들도 중심이동을 강조했다. 이전보다 공을 던지는 데 힘을 들이지 않고, 더 강력한 공을 던질 수 있었다”며 “다시 직구가 140km 초반대까지 나왔다. 직구 구속이 빨라지니 변화구도 더 좋아졌다. 각도 예리해지고, 구속도 늘었다”고 말했다.
SK는 현재 1군에서 좌완 불펜요원이 신재웅(36) 뿐이다. 박희수(35)는 체력 안배 차원에서 1군에서 말소됐다. 인터뷰 당시만 해도 봉민호는 1군 콜업이 유력한 선수였다. 2015년 SK에 입단한 뒤 한 번도 밟지 못한 1군 마운드였다. 하지만 봉민호는 “내가 1군에 가고 싶다고 해서 가는 것은 아니다. 욕심은 나지만, 1군에서 나를 필요로 해야 부르는 거니, 마음을 비우고 기다리겠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나 봉민호의 1군 콜업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바로 하루 뒤인 10일 마산 NC다이노스전에 맞춰 1군에 등록됐다. 다만 이날 경기 등판은 없었다. 그래도 봉민호는 즐겁다. 그는 MK스포츠와 전화 통화에서 “프로에 오고 나서도 일이 잘 안풀려 안 좋은 쪽으로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자신감도 자신감이지만, 야구가 즐겁고, 재밌다”고 말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9일 늦은 오후 MK스포츠와 전화가 닿은 SK와이번스 좌완 봉민호(22)의 목소리는 밝았다. 그는 2018 퓨처스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날도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퓨처스 경기에 등판해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고, 자신의 역할을 마쳤다. 봉민호는 “오늘도 잘 던졌다”며 밝은 목소리로 답했다.
중간 계투로 나오고 있는 봉민호는 퓨처스리그 16경기에서 3승1패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 중이다. KBO 퓨처스리그 페이지를 들어가면 투수 부문별 선수에 봉민호의 얼굴이 뜨기도 한다. 그만큼 성적이 좋다는 얘기다. 봉민호는 “진짜냐”며 껄껄 웃었다.
경기고 시절 나름 에이스로 명성을 떨친 봉민호는 3학년 시절 어깨 부상을 당했다. 지명 순위도 2차 8라운드(80순위)로 밀렸다. 봉민호는 “직구 구속도 140km 초반대까지 나왔는데, 3학년 때 부상 이후 130km대로 뚝 떨어졌다”며 “프로에 와서도 구속은 많이 나와봐야 130km대 초반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봉민호가 변화한 것은 지난해 말이다. 당시 봉민호는 군입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비활동 기간이었다. 한 열흘 정도 손에서 공을 놓고 1군 에이스급 투수들과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피칭 영상을 봤다. 거기서 잘 던지는 투수들과 나의 차이를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봉민호가 말한 차이는 중심이동이었다. 그는 “어깨 다치고 헤맸다. 공 던질 때 중심이동이 안되고, 제 자리에서 던지는 느낌이었다. 알고 있는데 고치질 못했다. 하지만 잘 던지는 투수들은 모두 앞까지 몸을 끌어서 던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그렇게 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잘 안되도 군대를 가야 하기 때문에 마음을 편히 먹었다”고 덧붙였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봉민호가 던지는 걸 본 김경태 코치와 제춘모 코치도 그를 유심히 지켜보기 시작했다. 봉민호는 “코치님들도 중심이동을 강조했다. 이전보다 공을 던지는 데 힘을 들이지 않고, 더 강력한 공을 던질 수 있었다”며 “다시 직구가 140km 초반대까지 나왔다. 직구 구속이 빨라지니 변화구도 더 좋아졌다. 각도 예리해지고, 구속도 늘었다”고 말했다.
SK는 현재 1군에서 좌완 불펜요원이 신재웅(36) 뿐이다. 박희수(35)는 체력 안배 차원에서 1군에서 말소됐다. 인터뷰 당시만 해도 봉민호는 1군 콜업이 유력한 선수였다. 2015년 SK에 입단한 뒤 한 번도 밟지 못한 1군 마운드였다. 하지만 봉민호는 “내가 1군에 가고 싶다고 해서 가는 것은 아니다. 욕심은 나지만, 1군에서 나를 필요로 해야 부르는 거니, 마음을 비우고 기다리겠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나 봉민호의 1군 콜업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바로 하루 뒤인 10일 마산 NC다이노스전에 맞춰 1군에 등록됐다. 다만 이날 경기 등판은 없었다. 그래도 봉민호는 즐겁다. 그는 MK스포츠와 전화 통화에서 “프로에 오고 나서도 일이 잘 안풀려 안 좋은 쪽으로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자신감도 자신감이지만, 야구가 즐겁고, 재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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