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5년 만에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9월 2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경기가 끝을 향할수록 선수들은 고개를 푹 숙였다. 트래직 넘버 ‘1’로 안 좋은 상황이었으나 ‘잔여경기를 모두 이기면 된다’고 의지를 불태우던 선수들의 얼굴에는 아쉬움만 남았다. 넥센은 이날 2-7로 패하며 가을야구 꿈을 접어야 했다.
가장 유력한 5위 후보였다. 4위 진출까지 넘봤다. 그러나 넥센은 5위 유지도 못한 채 6위로 하락했다. LG트윈스와 반경기차라 7위로 떨어질 위험도 있다. 2013년부터 꾸준히 유지하던 5할 승률 역시 못할 수 있다. 4번의 트레이드, 연패에도 ‘할 수 있다’던 넥센의 자신감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 핑크빛 전반기 → 그늘진 후반기
전반기만 하더라도 넥센의 전망은 밝았다. 투-타가 조화를 이뤘다. 시즌 초 앤디 밴 헤켄, 션 오설리반 등 외인 투수들이 부진했으나 조상우 최원태 한현희가 선발진에 합류하면서 국내 투수로 선발야구를 해냈다. 밴 헤켄이 6월부터 투입돼 힘을 보탰고 오설리반 대체선수로 영입된 제이크 브리검이 에이스 역할을 하면서 선발진을 끌어갔다.
타선 역시 힘이 좋았다. KIA 타이거즈와 팀 타율, 득점권 타율 부문에서 1,2위를 다퉜다. 홈런은 적었지만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면서 ‘소총부대’ 명성을 이어갔다. 넥센은 시즌 45승40패1무 승률 0.529 승패 마진을 +5로 전반기를 마치며 행복한 후반기를 꿈꿨다.
그러나 후반기는 절망이 가득했다. 넥센은 27일 현재 24승1무30패 승률 0.444(8위)을 기록 중이다. 특히 순위 싸움이 치열했던 9월 4승 1무 12패로 최저 승률(0.250)을 기록했다.
넥센의 후반기 성적은 팀타율 0.274(9위) 팀 평균자책점 4.71(4위) 득점권타율 0.258(10위)다. 평균자책점 외 전제척인 지표가 하락세다. 팀 평균자책점은 선발진의 호투(선발 평균자책점 3.99)로 준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5.77로 한화 이글스와 공동 6위다.
이번 시즌 넥센이 미끄러진 이유 중 하나로 트레이드가 꼽힌다. 올해 넥센은 무려 4번의 트레이드를 성사했다. 지난 3월 NC 다이노스와 강윤구↔김한별. 이어 5월 SK와이번스와 김택형↔김성민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이후 2번의 트레이드는 더 화제가 됐다. 지난 7월 kt위즈에게 4번타자 윤석민을 내주고 서의태, 정대현을 받아왔다. 이후 2016년 세이브왕 김세현 역시 유재신과 함께 KIA로 둥지를 옮겼다. KIA는 손동욱 이승호를 넥센에 내줬다.
당시만 하더라도 ‘할 만 한 트레이드다’는 평가를 받았다. 4번타자였던 윤석민은 트레이드 전 타율 0.325 292타수 95안타 7홈런 47타점을 기록했다. 성적은 좋았지만 팀 내 독보적으로 병살타(19개)가 많았다. 또 3할 타율이 넘는 타격감 좋은 타자들이 서건창 채태인 김민성 등 많았기 때문에 윤석민의 단점은 부각돼 보였고,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김세현 역시 트레이드 전 평균자책점 6.83으로 부진했으며 가래톳 부상, 부진 등으로 전열에서 자주 이탈했다. 그 사이 이보근 김상수 등이 빈자리를 채워줘 넥센은 아쉬울 게 없었다.
결과적으로 김세현 윤석민의 빈자리만 생긴 셈이다. 넥센은 김세현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마무리투수를 몇 차례 바꿨으나 안정을 찾지 못했고 타선은 김하성, 갓 1군에 합류한 장영석, 초이스 등이 힘겹게 끌어갔다.
◆ 가을 농사 망친 9월, 역전패만 8경기
위태롭긴 했지만 넥센은 8월까지 5위를 유지했다. 6위 SK와 2.5경기차로 유력한 가을야구 진출 후보였다. 그러나 9월 들어 무너졌다. 넥센은 9월 17경기 동안 고작 4경기 이겼다.
짜릿한 역전승은 고사하고 허무하게 진 경기가 많아 가을야구 기대를 저버렸다. 9월 동안 연장전만 4번 치렀으나 3패1무. 1점차 승부를 펼쳤던 6경기 성적은 1승5패다. 17경기 동안 역전승한 경기는 단 1경기. 역전패는 8경기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위기 순간 대타 작전도 통하지 않았다. 넥센은 시즌 대타 성공률 0.226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0.208로 하락했고 특히 9월 대타 성공률은 0.194였다. 넥센의 대타 기용이 빛을 발했던 5월, 성공률이 0.313까지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씁쓸한 수치다.
전력 손실도 컸다. 잘 던지던 브리검은 8월부터 ‘4일 휴식 후 선발 등판’으로 인해 무너지다 7일 고척 LG전에서야 위력을 발휘했다. 후반기 복귀할 것으로 점쳐지던 조상우는 9월 들어 ‘사실상 시즌아웃’이 선언됐고, 11승을 거두며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던 최원태 역시 오른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시즌 아웃, 2017 아시안 챔피언십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숨 가쁘게 달렸지만 결국 얻은 건 포스트 시즌 진출 좌절이다. 그러나 넥센이 마냥 잃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신인왕 0순위로 꼽히고 있는 이정후, 공수만능 김하성을 발견했다. 또 거포 유망주였던 장영석이 빛을 봤고 시즌 초 부진했던 신재영이 완봉승과 더불어 세이브를 챙기면서 기대치를 높였다. 외인 브리검과 초이스 역시 기대 이상으로 활약했다.
넥센의 숙제는 앞으로 이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미래를 내다보고 데려온 자원 역시 어떻게 사용할 지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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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경기가 끝을 향할수록 선수들은 고개를 푹 숙였다. 트래직 넘버 ‘1’로 안 좋은 상황이었으나 ‘잔여경기를 모두 이기면 된다’고 의지를 불태우던 선수들의 얼굴에는 아쉬움만 남았다. 넥센은 이날 2-7로 패하며 가을야구 꿈을 접어야 했다.
가장 유력한 5위 후보였다. 4위 진출까지 넘봤다. 그러나 넥센은 5위 유지도 못한 채 6위로 하락했다. LG트윈스와 반경기차라 7위로 떨어질 위험도 있다. 2013년부터 꾸준히 유지하던 5할 승률 역시 못할 수 있다. 4번의 트레이드, 연패에도 ‘할 수 있다’던 넥센의 자신감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 핑크빛 전반기 → 그늘진 후반기
전반기만 하더라도 넥센의 전망은 밝았다. 투-타가 조화를 이뤘다. 시즌 초 앤디 밴 헤켄, 션 오설리반 등 외인 투수들이 부진했으나 조상우 최원태 한현희가 선발진에 합류하면서 국내 투수로 선발야구를 해냈다. 밴 헤켄이 6월부터 투입돼 힘을 보탰고 오설리반 대체선수로 영입된 제이크 브리검이 에이스 역할을 하면서 선발진을 끌어갔다.
타선 역시 힘이 좋았다. KIA 타이거즈와 팀 타율, 득점권 타율 부문에서 1,2위를 다퉜다. 홈런은 적었지만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면서 ‘소총부대’ 명성을 이어갔다. 넥센은 시즌 45승40패1무 승률 0.529 승패 마진을 +5로 전반기를 마치며 행복한 후반기를 꿈꿨다.
그러나 후반기는 절망이 가득했다. 넥센은 27일 현재 24승1무30패 승률 0.444(8위)을 기록 중이다. 특히 순위 싸움이 치열했던 9월 4승 1무 12패로 최저 승률(0.250)을 기록했다.
넥센의 후반기 성적은 팀타율 0.274(9위) 팀 평균자책점 4.71(4위) 득점권타율 0.258(10위)다. 평균자책점 외 전제척인 지표가 하락세다. 팀 평균자책점은 선발진의 호투(선발 평균자책점 3.99)로 준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5.77로 한화 이글스와 공동 6위다.
지난 7월 kt로 트레이드된 윤석민은 맹타를 휘두르며 시즌 커리어하이를 기록 중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 4번타자-마무리투수 트레이드, 넥센이 얻은 것은? 이번 시즌 넥센이 미끄러진 이유 중 하나로 트레이드가 꼽힌다. 올해 넥센은 무려 4번의 트레이드를 성사했다. 지난 3월 NC 다이노스와 강윤구↔김한별. 이어 5월 SK와이번스와 김택형↔김성민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이후 2번의 트레이드는 더 화제가 됐다. 지난 7월 kt위즈에게 4번타자 윤석민을 내주고 서의태, 정대현을 받아왔다. 이후 2016년 세이브왕 김세현 역시 유재신과 함께 KIA로 둥지를 옮겼다. KIA는 손동욱 이승호를 넥센에 내줬다.
당시만 하더라도 ‘할 만 한 트레이드다’는 평가를 받았다. 4번타자였던 윤석민은 트레이드 전 타율 0.325 292타수 95안타 7홈런 47타점을 기록했다. 성적은 좋았지만 팀 내 독보적으로 병살타(19개)가 많았다. 또 3할 타율이 넘는 타격감 좋은 타자들이 서건창 채태인 김민성 등 많았기 때문에 윤석민의 단점은 부각돼 보였고,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김세현 역시 트레이드 전 평균자책점 6.83으로 부진했으며 가래톳 부상, 부진 등으로 전열에서 자주 이탈했다. 그 사이 이보근 김상수 등이 빈자리를 채워줘 넥센은 아쉬울 게 없었다.
김세현은 트레이드 후 KIA 불펜진에서 활약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그러나 트레이드 이후가 문제였다. 주전감을 내줬는데 받아온 선수 중에선 즉시전력감이 없었다. 그나마 김성민이 선발로 15경기(구원 6경기) 등판했고 정대현이 선발 2경기(구원 3경기), 손동욱이 1경기 등판했다. 김한별 서의태 이승호 등은 재활 등의 이유로 1군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결과적으로 김세현 윤석민의 빈자리만 생긴 셈이다. 넥센은 김세현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마무리투수를 몇 차례 바꿨으나 안정을 찾지 못했고 타선은 김하성, 갓 1군에 합류한 장영석, 초이스 등이 힘겹게 끌어갔다.
◆ 가을 농사 망친 9월, 역전패만 8경기
위태롭긴 했지만 넥센은 8월까지 5위를 유지했다. 6위 SK와 2.5경기차로 유력한 가을야구 진출 후보였다. 그러나 9월 들어 무너졌다. 넥센은 9월 17경기 동안 고작 4경기 이겼다.
짜릿한 역전승은 고사하고 허무하게 진 경기가 많아 가을야구 기대를 저버렸다. 9월 동안 연장전만 4번 치렀으나 3패1무. 1점차 승부를 펼쳤던 6경기 성적은 1승5패다. 17경기 동안 역전승한 경기는 단 1경기. 역전패는 8경기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9월 무너진 넥센. 불펜진이 힘을 내지 못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넥센이 9월 만났던 팀은 SK, NC, LG, KIA 등 치열한 순위 다툼 중인 팀이었다. 쉬운 경기가 없었고, 대부분 접전이었다. 실력발휘를 하지 못했다. 선발승은 3승(5패)이 전부였고, 불펜진은 1승7패 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8.81을 기록했다. 1세이브는 지난 21일 수원 kt전에서 신재영이 거둔 것으로, 사실상 불펜진의 세이브는 없다.위기 순간 대타 작전도 통하지 않았다. 넥센은 시즌 대타 성공률 0.226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0.208로 하락했고 특히 9월 대타 성공률은 0.194였다. 넥센의 대타 기용이 빛을 발했던 5월, 성공률이 0.313까지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씁쓸한 수치다.
전력 손실도 컸다. 잘 던지던 브리검은 8월부터 ‘4일 휴식 후 선발 등판’으로 인해 무너지다 7일 고척 LG전에서야 위력을 발휘했다. 후반기 복귀할 것으로 점쳐지던 조상우는 9월 들어 ‘사실상 시즌아웃’이 선언됐고, 11승을 거두며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던 최원태 역시 오른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시즌 아웃, 2017 아시안 챔피언십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결과는 안 좋았지만 이번 시즌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빛을 발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영건·깜짝 스타 등장, 다음 시즌에서는? 숨 가쁘게 달렸지만 결국 얻은 건 포스트 시즌 진출 좌절이다. 그러나 넥센이 마냥 잃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신인왕 0순위로 꼽히고 있는 이정후, 공수만능 김하성을 발견했다. 또 거포 유망주였던 장영석이 빛을 봤고 시즌 초 부진했던 신재영이 완봉승과 더불어 세이브를 챙기면서 기대치를 높였다. 외인 브리검과 초이스 역시 기대 이상으로 활약했다.
넥센의 숙제는 앞으로 이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미래를 내다보고 데려온 자원 역시 어떻게 사용할 지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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