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2일 현재 KBO리그 평균자책점은 4.94이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4.83으로 조금 더 낮은 수준이다. 불펜은 사정이 다르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5.16으로 높은 편이다. 불펜의 방화 문제는 시즌 내내 수면 위로 떠올라 있다.
특히 세이브가 줄었고 블론세이브가 늘었다. 2016시즌 720경기 동안 325세이브 158블론세이브가 나왔다. 2015시즌에는 285세이브 136블론세이브였다.492경기가 진행된 2017시즌, 222세이브 111블론세이브가 기록됐다. 68.3%가 진행된 걸 감안하면 해가 갈수록 블론세이브가 증가하고 있다는 걸 엿볼 수 있다.
마무리투수는 이기는 경기에 마침표를 찍는 중책을 맡고 있다. 가장 믿음직한 투수에게 뒷문을 맡긴다. 하지만 시즌이 중반을 지난 가운데 여전히 붙박이 마무리투수가 없어 애를 먹는 팀이 있다.
◆SK 뒷문 지킴이는 누구일까
마무리투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팀은 많다. 블론세이브 1위 SK와 3위 넥센가 대표적이다. 독주 체제에도 불펜이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KIA도 뒷문 강화에 전전긍긍이었다.
SK는 일찍이 집단 마무리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시즌 초반 마무리투수 서진용(25)이 무너졌다. 뒤이어 박희수(34)가 바통을 받았지만 그마저 흔들리면서 부득이하게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박희수가 WBC 대표팀에 차출된 사이, 서진용은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서진용은 5번의 시범경기에 나가 2세이브를 챙겼다. 실점은 1점도 없었다. 그러나 초보 마무리투수는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5월(16경기) 5블론세이브로 리그 최다였다.
SK의 대안은 지난해까지 마무리투수였던 박희수. 그러나 SK의 고민은 더욱 커졌다. 박희수는 마무리투수를 맡은 5월 15일 이후 4세이브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후반기 5경기 3패 평균자책점 30.86으로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트레이 힐만(54) SK 감독은 결국 집단 마무리 체제로 바꿨다. 하지만 그마저도 잘 들어맞고 있지 않다.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이 7.05(9위)에 달한다. 2일 고척 넥센전에서도 8회 무너지며 뼈아픈 역전패를 했다. SK 관계자는 “적당한 마무리 투수가 있다면 쓰겠지만, 상황이 그렇지 않다. 그래서 집단 마무리체제라는 이름하에 마무리 보직을 맡을 적임자를 찾는 중이다”고 토로했다.
넥센은 불펜 평균자책점이 5.21(5위)다. 나쁘지만은 않은 성적이지만 블론세이브는 13개로 리그 3위다. 지난해 세이브 1위와 홀드 1위를 배출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벌써 4차례나 마무리투수를 교체했다. 김세현(30)-이보근(31)-김상수(29)로 이어졌던 마무리 계보는 이제 한현희(24)에게 넘어갔다.
김세현은 지난해 36세이브로 리그 1위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그 위풍당당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세현은 27경기 1승 3패 10세이브 7홀드를 기록했다. 5블론세이브로 적지 않다. 스프링캠프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김세현은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가래톳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기도 했다.
이후 넥센은 지난해 홀드 1위의 이보근에게 마무리를 맡겼다. 이보근은 5월 11일 NC전에서 첫 세이브를 기록한 이후 4경기 연속 세이브로 순항했다. 그러나 가래톳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어 김상수가 뒷문을 맡았다. 김상수는 전반기에만 11세이브를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이어 올해도 7월이 고비였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와 후반기 첫 경기부터 꼬였다. 연속 블론세이브에 이어 패전투수가 됐다.
넥센은 변화를 택했다. 다시 김세현에게 마무리투수를 맡겼으나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후반기 5경기 2패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7.71을 기록했다. 그리고 7월 26일 잠실 LG전 역전패 이후 엔트리 말소와 함께 마무리투수 자리를 내려놓았다.
넥센은 2013시즌 및 2014시즌 홀드 1위 한현희를 새 마무리투수로 낙점했다. 최종 선택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한현희는 7월 27일 잠실 LG전에서 끝내기 역전 홈런을 맞았지만 8월 들어 2경기 연속 퍼펙트 피칭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KIA는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다. 2위 NC와는 5경기차. 불방망이를 갖고 있다. 팀 타율은 0.305로 유일하게 3할 타율을 자랑한다. 선발진도 탄탄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불펜이다. KIA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89으로 9위다. 블론세이브도 11개로 적지 않다.
마무리투수를 맡았던 베테랑 임창용(41)은 6월 들어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13.50으로 부진에 빠졌다. KIA는 결국 김윤동(25)에게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겼다. 이후 김윤동은 10세이브를 올리며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블론세이브도 4차례 있었다. 평균자책점도 3.99까지 치솟았다.
김윤동은 58⅔이닝을 소화했다. 지난해 53이닝을 넘었다. 통산 254세이브를 올린 임창용의 관록은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40대다. 둘 다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 불펜 강화가 절실했던 KIA는 선수 등록 마감일 투수 유망주 2명을 내주고 김세현을 영입했다.
손혁(44)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KIA가 포스트시즌 구상을 하고 있을 것이다. (포스트시즌)시리즈는 단기전이기 때문에 약한 불펜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워낙 선발이 좋기 때문에 1명을 빼도 되겠지만 불펜이 안정적이라면 더 좋다. 임창용과 김윤동 모두 페이스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만 김세현의 투입으로 불펜 피로도가 줄면서 KIA가 시즌을 마무리하는 데 수월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마무리투수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KBO리그다. 수시로 얼굴이 바뀌며 시스템이 변경되고 있다. 손 위원은 “투수들은 잘 하려고 하는데 안 되는 걸 어쩔 수 있겠냐”며 “어떤 감독이든, 투수코치든 믿음직한 마무리투수를 두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니 집단 마무리체제 등을 쓰는 것이다. 불안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고 진단했다.
최원호(44) SBS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마무리투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무리투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체계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 위원은 “기록이 말해주듯 올 시즌 블론세이브가 많은 편이다. 마무리 투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조금 체계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마무리투수는 중책인 만큼 경험 있는 선수들 위주로 구성을 하는 게 맞다. 젊은 선수들을 쓰더라도 쉬운 세이브 상황부터 올려서 경험을 쌓게 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최 위언은 “경험이 없는 선수들을 마무리에 내보내고 못 하면 2군으로 보내거나 불펜으로 보내는 경우가 잦은다. 그러다보면 선수들이 준비해야 할 정신적인 부분, 체력적인 부분이 다를 수 있다. 선수는 제 능력을 발휘하기가 더 어렵고, 코칭스태프도 선수를 평가하기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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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세이브가 줄었고 블론세이브가 늘었다. 2016시즌 720경기 동안 325세이브 158블론세이브가 나왔다. 2015시즌에는 285세이브 136블론세이브였다.492경기가 진행된 2017시즌, 222세이브 111블론세이브가 기록됐다. 68.3%가 진행된 걸 감안하면 해가 갈수록 블론세이브가 증가하고 있다는 걸 엿볼 수 있다.
마무리투수는 이기는 경기에 마침표를 찍는 중책을 맡고 있다. 가장 믿음직한 투수에게 뒷문을 맡긴다. 하지만 시즌이 중반을 지난 가운데 여전히 붙박이 마무리투수가 없어 애를 먹는 팀이 있다.
◆SK 뒷문 지킴이는 누구일까
마무리투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팀은 많다. 블론세이브 1위 SK와 3위 넥센가 대표적이다. 독주 체제에도 불펜이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KIA도 뒷문 강화에 전전긍긍이었다.
SK는 일찍이 집단 마무리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시즌 초반 마무리투수 서진용(25)이 무너졌다. 뒤이어 박희수(34)가 바통을 받았지만 그마저 흔들리면서 부득이하게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박희수가 WBC 대표팀에 차출된 사이, 서진용은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서진용은 5번의 시범경기에 나가 2세이브를 챙겼다. 실점은 1점도 없었다. 그러나 초보 마무리투수는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5월(16경기) 5블론세이브로 리그 최다였다.
SK의 대안은 지난해까지 마무리투수였던 박희수. 그러나 SK의 고민은 더욱 커졌다. 박희수는 마무리투수를 맡은 5월 15일 이후 4세이브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후반기 5경기 3패 평균자책점 30.86으로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트레이 힐만(54) SK 감독은 결국 집단 마무리 체제로 바꿨다. 하지만 그마저도 잘 들어맞고 있지 않다.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이 7.05(9위)에 달한다. 2일 고척 넥센전에서도 8회 무너지며 뼈아픈 역전패를 했다. SK 관계자는 “적당한 마무리 투수가 있다면 쓰겠지만, 상황이 그렇지 않다. 그래서 집단 마무리체제라는 이름하에 마무리 보직을 맡을 적임자를 찾는 중이다”고 토로했다.
넥센의 새 마무리투수로 낙점 받은 한현희. 사진=MK스포츠 DB
◆넥센의 빈번한 마무리투수 교체 넥센은 불펜 평균자책점이 5.21(5위)다. 나쁘지만은 않은 성적이지만 블론세이브는 13개로 리그 3위다. 지난해 세이브 1위와 홀드 1위를 배출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벌써 4차례나 마무리투수를 교체했다. 김세현(30)-이보근(31)-김상수(29)로 이어졌던 마무리 계보는 이제 한현희(24)에게 넘어갔다.
김세현은 지난해 36세이브로 리그 1위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그 위풍당당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세현은 27경기 1승 3패 10세이브 7홀드를 기록했다. 5블론세이브로 적지 않다. 스프링캠프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김세현은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가래톳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기도 했다.
이후 넥센은 지난해 홀드 1위의 이보근에게 마무리를 맡겼다. 이보근은 5월 11일 NC전에서 첫 세이브를 기록한 이후 4경기 연속 세이브로 순항했다. 그러나 가래톳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어 김상수가 뒷문을 맡았다. 김상수는 전반기에만 11세이브를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이어 올해도 7월이 고비였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와 후반기 첫 경기부터 꼬였다. 연속 블론세이브에 이어 패전투수가 됐다.
넥센은 변화를 택했다. 다시 김세현에게 마무리투수를 맡겼으나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후반기 5경기 2패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7.71을 기록했다. 그리고 7월 26일 잠실 LG전 역전패 이후 엔트리 말소와 함께 마무리투수 자리를 내려놓았다.
넥센은 2013시즌 및 2014시즌 홀드 1위 한현희를 새 마무리투수로 낙점했다. 최종 선택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한현희는 7월 27일 잠실 LG전에서 끝내기 역전 홈런을 맞았지만 8월 들어 2경기 연속 퍼펙트 피칭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임창용은 6월 평균자책점 13.50으로 부진에 빠졌다. 사진=MK스포츠 DB
◆뒷문 고민 많던 KIA의 승부수KIA는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다. 2위 NC와는 5경기차. 불방망이를 갖고 있다. 팀 타율은 0.305로 유일하게 3할 타율을 자랑한다. 선발진도 탄탄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불펜이다. KIA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5.89으로 9위다. 블론세이브도 11개로 적지 않다.
마무리투수를 맡았던 베테랑 임창용(41)은 6월 들어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13.50으로 부진에 빠졌다. KIA는 결국 김윤동(25)에게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겼다. 이후 김윤동은 10세이브를 올리며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블론세이브도 4차례 있었다. 평균자책점도 3.99까지 치솟았다.
김윤동은 58⅔이닝을 소화했다. 지난해 53이닝을 넘었다. 통산 254세이브를 올린 임창용의 관록은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40대다. 둘 다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 불펜 강화가 절실했던 KIA는 선수 등록 마감일 투수 유망주 2명을 내주고 김세현을 영입했다.
손혁(44)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KIA가 포스트시즌 구상을 하고 있을 것이다. (포스트시즌)시리즈는 단기전이기 때문에 약한 불펜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워낙 선발이 좋기 때문에 1명을 빼도 되겠지만 불펜이 안정적이라면 더 좋다. 임창용과 김윤동 모두 페이스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만 김세현의 투입으로 불펜 피로도가 줄면서 KIA가 시즌을 마무리하는 데 수월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박희수는 후반기 평균자책점 30.86으로 하락세다. 사진=MK스포츠 DB
◆마무리투수 인력난, 해결법은? 마무리투수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KBO리그다. 수시로 얼굴이 바뀌며 시스템이 변경되고 있다. 손 위원은 “투수들은 잘 하려고 하는데 안 되는 걸 어쩔 수 있겠냐”며 “어떤 감독이든, 투수코치든 믿음직한 마무리투수를 두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니 집단 마무리체제 등을 쓰는 것이다. 불안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고 진단했다.
최원호(44) SBS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마무리투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무리투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체계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 위원은 “기록이 말해주듯 올 시즌 블론세이브가 많은 편이다. 마무리 투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조금 체계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마무리투수는 중책인 만큼 경험 있는 선수들 위주로 구성을 하는 게 맞다. 젊은 선수들을 쓰더라도 쉬운 세이브 상황부터 올려서 경험을 쌓게 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최 위언은 “경험이 없는 선수들을 마무리에 내보내고 못 하면 2군으로 보내거나 불펜으로 보내는 경우가 잦은다. 그러다보면 선수들이 준비해야 할 정신적인 부분, 체력적인 부분이 다를 수 있다. 선수는 제 능력을 발휘하기가 더 어렵고, 코칭스태프도 선수를 평가하기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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