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도·자신감도 ‘폭풍성장’…엄상백 “빨리 나가고 싶어요”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올 시즌 kt 위즈 마운드는 성장 중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 선수들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가며 다양한 경험을 해봤던 엄상백(21)은 벌써 필승조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엄상백은 올 시즌 16경기서 4홀드 평균자책점 1.72(15⅔이닝 3자책)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달 25일 마산 NC전부터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
속구 구속도 지난 시즌 평균 142km에서 4km가 올라 146km를 찍고 있다. 최고 구속만 따져도 지난해는 150km, 올 시즌은 153km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 2016시즌 52.3%였던 속구 구사율이 2017시즌은 72.4%에 달한다.
특히 지난 3일 수원 롯데전서는 KBO리그의 대표 타자 이대호에 150km가 넘는 4개의 속구만 연이어 던져 삼진으로 잡아낸 장면이 압권. 포수 장성우는 “국내에서 제일 잘 치는 타자를 그렇게 잡아내고 나서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고 엄상백이 한 층 더 성장한 계기를 꼽았다.
엄상백도 속구에 대한 자신감은 높디높아졌다. “속구가 잘 통하면서 자신감도 올랐다”는 그는 “상대를 특별히 의식하면서 던지지는 않는다. 내 공을 믿고 던지고 있다. 요즘에는 경기에 빨리 나가고 싶고, 마운드에 올라가면 내려가기 싫다. 적어도 그 이닝은 마무리 짓고 내려가고 싶다. 부담감은 없고,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웃는다.
집중력도 높아졌다. 정명원 투수코치는 “중요할 때 나가서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집중력이 높아진 것 같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에 대해 엄상백은 “작년, 재작년에 많이 맞았는데 올해는 짧게 던지는 이닝에서 내가 낼 수 있는 최대의 집중력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중력은 한 부분이고, 내 기량이 늘은 것도 있다”며 자신감 있는 모습도 보였다.
같이 호흡을 맞추는 포수들의 칭찬도 끊이지 않는다. 장성우는 “상백이가 올라가면 나는 변화구 사인을 내지 않는다. 자신 있게 던지니 타자들도 거기 눌린다. 원래 그 정도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치켜세웠다. 이해창도 “밸런스도 좋아졌고 스스로 타자 타이밍을 빼앗는 노하우도 만들어가고 있다. 벤치에도 그렇고 포수에게도 속구가 가장 좋다는 확신을 심어줬다”고 극찬한다.

주위의 극찬만큼이나, 엄상백 스스로도 공에 힘이 붙은 것을 느끼며 투구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번 “살을 찌워야 한다”고 했던 그의 체중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지난겨울 근력을 늘리는 데 집중했고 이 효과를 보고 있다. 엄상백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공에 힘이 붙은 게 스스로도 느껴진다”면서 “1이닝씩 끊어서 나가니 체력 부담이 덜하다”고도 말했다.
엄상백은 주위의 칭찬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고마운 사람이 참 많다. 감독과 정명원, 가득염 두 투수코치는 물론 특히 가장 고마운 사람인 투수조 조장 홍성용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엄상백은 “캠프 때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그 때마다 성용이형이 옆에서 넌 잘할 거라고 자신감을 심어주고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정말 큰 힘이 되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2015시즌에는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2016시즌에는 선발과 계투를 오가며 자신에게 맞는 옷을 찾아다녔다. 올 시즌에는 ‘필승조’라는 자리가 딱 맞는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도 할 수 있다. 엄상백은 “현재로서는 중간계투가 더 적성에 맞는 것 같다”면서 올해 목표 ‘15홀드’를 마음에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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