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약체라도 응원”…패배 속 뜨거웠던 대만 응원단

[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황석조 기자] 약체란 평가에도 일정과 체력이라는 장점으로 맞선 대만이 첫 패배를 당했다. 고척 스카이돔을 홈구장처럼 만든 대만 팬들의 응원도 소용없었지만 그 열기만큼은 빛났다.
대만은 7일 고척돔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A조 예선 이스라엘과의 첫 번째 경기서 7-15로 패했다. 허용한 피안타 개수는 무려 20개에 달한다. 1회초부터 선발투수 궈진린이 무너지며 대거 4실점하며 일찌감치 흐름을 넘겨준 대만은 두 차례 찬스로 7점까지 추격했지만 패배를 막는데는 실패했다.
당초 예상처럼 약체 전력을 드러낸 대만은 이제 2라운드 진출에 고비를 맞이했다. 대만은 네덜란드, 한국전이 남아있다. A조 최강으로 꼽히는 네덜란드와 홈 팀 한국전 모두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경기는 졌지만 수많은 대만 팬들의 응원열기만큼은 뜨거웠다.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고척돔을 가득매운 대만 팬들은 중국어 응원구호를 목청껏 외치며 선수들 사기를 북돋았다. 대만이 1회부터 대량실점하며 순간 조용해지기도 했으나 4회초 첫 안타가 터지자 우레와 같은 함성과 함께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경기 전 만난 대만 팬들은 대부분 대만이 최약체 평가를 받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전날 한국과 혈투를 치르고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바로 경기를 치르는 이스라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닐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타이베이에서 왔다는 구어홍(35) 씨는 “이스라엘은 전날 한국과 오랜 시간 경기를 치렀다. 매우 피곤한 상태일 것”라며 “대만에게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어 “대만 팬들이 많이 찾아와 힘이 될 것이다”고 거듭 대만의 선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강행군 일정 탓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경기에 임했다.
대만은 비록 점수 차가 벌어진 뒤였지만 경기 후반 타선의 무서운 집중력으로 콜드패 위기에서 무려 7점까지 추격하는 반전도 선보였다. 기본적으로 전력 차는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고척돔을 가득 채운 대만 팬들은 경기가 종료되는 순간까지도 혼신의 힘을 다해 응원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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