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를 떠올리면, 떠오르는 이는 누구인가. 아마도 우선적으로 주장 서건창을 비롯해 이택근, 김하성, 신재영, 김세현 등의 이름을 생각할 것이다. 그 외에도 박동원, 윤석민, 채태인, 고종욱, 임병욱, 박정음, 이보근, 김상수, 마정길 등 입 밖으로 꺼낼 이름이 수두룩하다.
그렇다면 넥센의 주전 3루수는 어떤가. 김민성. 누군가에게는 가장 우선적으로 나올 이름이겠지만, 대다수는 아닐 것이다. 넥센의 모든 선수들이 주축 선수라고 생각하지만, 스스로도 영웅군단의 간판선수는 아니라며 튀고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묵묵히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만 잘 하고 싶다고 했다.
티가 나지 않지만 그의 존재감은 이제 티가 팍팍 난다. 2010년 7월 트레이드로 이적한 5500만원의 선수는 7년 후 3억700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어느덧 이택근(5억원), 서건창(4억원)에 이어 ‘톱3’다. 괄목 성장이다. 올스타전에 참가했고 골든글러브 후보에도 올랐다.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조용하나 그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조용하나 강하다
김민성은 넥센의 주전 3루수다. 2013년부터 꾸준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4년간 503경기를 뛰었다. 분명 화려한 스타일은 아니다. 톡톡 튈 정도로 개성이 강한 캐릭터가 아니다.
또한, 남들보다 빠르지 않다. 하지만 아주 늦지도 않다. 김민성은 꾸준하다. 기본은 한다. 그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한 계단씩 오르고 있다. 자신의 위를 막고 있는 천정을 깨면서. 그는 아주 가파르지 않더라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김민성은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야구다”라고 운을 뗀 뒤 “누구든지 주목을 받고 싶겠지만 그 몇몇만 있다고 팀이 잘 되는 건 아니다. 다른 유형의 선수도 필요하다. 나는 허리에서 티 안 내며 받쳐주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소금 같은 존재가 그가 그리는 이상적인 유형이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얼떨떨했다. 놀란 마음 속 새로운 팀에서 어떡해야 하는가 싶었다. 주어진 기회를 잡아야 했다. 그런데 2년간 딱히 보여준 게 없었다. 초조했다. 게다가 부상으로 잠시 자리(2루수)를 비운 사이 새로운 선수(서건창)가 등장했다. 그는 2루수, 유격수가 아닌 중학교 때 맡았던 3루수로 이동해야 했다.
김민성은 “(트레이드 직후)믿고 기다리는데 내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나부터 느꼈다. 그래서 불안하고 초조했다”라고 과거의 기억을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 넥센 트레이드의 성공 사례로 꼽힐 만하다. 그는 “사실 나조차 이렇게 연착륙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2013년부터 타격, 수비, 훈련 등을 공부하고 노력했다. 또한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졌다. 그 경험이 축적돼 하루가 다르게 컸다.
조용하나 강해지는 비결이 무엇인지 물었다. 김민성의 대답은 어렵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정립된 기본이 지금껏 흔들리지 않았다.
김민성은 “멀리 내다보는 게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해 해결하려는데 힘썼다. 그렇게 경험을 쌓으니 여기까지 왔더라. 그 동안 가르쳐주셨던 타격코치님의 지도 중 장점만 모아 내 것으로 만들어 갔다. 또한, 억지로 야구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좋은 영상만 보고 좋은 생각만 한다. 타석에서 좋지 않았던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고도 한다”라고 전했다.
김민성은 연봉 대박도 쳤다. 2016년 대비 1억5000만원이 올랐다. 인상 금액만 따지면 팀 내 1위다. 김민성은 “(고액에 따른 책임감으로)부담도 느낀다. 그렇지만 기분도 좋고 구단에 감사하다. ‘지금껏 내가 잘 해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웃었다.
김민성의 연봉 인상 그래프만큼 그의 발자취를 잘 알 수 있는 건 없다. 김민성은 넥센 유니폼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몸값이 올랐다. 예비 FA 프리미엄이 있었지만 그만큼 지난해 그의 성적이 빼어났기 때문이다.
‘커리어 하이’. 경기(118→141), 타율(0.303→0.306), 안타(135→156), 홈런(16→17), 타점(71→90), 득점(60→76), 장타율(0.465→0.502), 출루율(0.357→0.367) 등 대부분 기록에서 지난해를 넘어섰다. 프로 데뷔 이래 최고 성적이다. 김민성이 이만큼 성장했다는 걸 보여줬다.
시즌 초반 타격 슬럼프(4월 타율이 0.305였지만 타구의 질이 좋았던 건 아니다. 그는 운이 좋았다고 했다)에 빠졌지만, 오래지 않아 정상 궤도에 올랐다. 전,후반기 및 주,야간 모두 3할 타율이다. NC, 롯데를 상대로 다소 주춤했지만 다른 팀을 상대로 매서운 타격을 선보였다.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든 김민성도 ‘일단’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넥센 이적 후 성적이 해마다 좋아지고 있다. 시즌 초반 주춤했던 것치고 타점도 많이 올렸다.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런 개인 기록이다”라고 말했다. 90타점은 팀 내 1위이기도 했다.
환경의 변화(목동구장→고척돔)에 적응이 필요했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 목동구장 성적(타율 0.303 11홈런 42타점)보다 2016년 고척돔 성적(타율 0.333 7홈런 51타점)이 훨씬 좋았다. 구장이 더 커져 홈런이 다소 줄었으나 장타(2루타 18→24/3루타 0→3)는 더 늘었다.
그는 “고척돔에서 가진 첫 타격 훈련에서 외야 펜스가 예상보다 더 멀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장타가 많아져 내게는 의미가 크다. 홈런 등 기록을 의식했다면 분명 더 좋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141경기를 뛰었다. 팀 내 김하성(144경기) 다음으로 많은 출전 경기다.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118경기에 나섰던 그는 올해 목표 중 하나가 전 경기 소화였다. 그는 “지난 2년간 경험한 게 한 시즌을 건강하게 뛰면 성적은 자연스레 따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몸 관리에 더욱 세밀하게 신경 쓰고 있다”라고 했다.
그렇지만 흡족하지도 않다. 못내 아쉬움이 크다. 더 잘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김민성은 “분명 눈에 보이는 기록은 괜찮다. 그러나 ‘잘 한 건지’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 더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조금 아쉬운 성적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더욱이 준플레이오프에서 멈춘 팀 성적도 만족스러울 리 없다. 김민성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주위에서 잘 했다고 격려했지만 욕심이라는 게 있다. 더 올라가고 싶지 맴돌고 싶지 않다. 더 힘 쓸 수 있는데 쓰지 못해 넥센 팬에게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특히 김민성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회말 만루 기회를 놓쳤다. 그때 동점타 혹은 역전타를 때렸다면 흐름은 달라질 수 있었다. 해가 바뀌었지만 그 타석이 김민성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김민성은 “그 경기는 나 때문에 졌다. 잘 할 수 있는데 순간 마인드 컨트롤을 못했다. 내가 그냥 부족했다. 아직 거기까지는 내가 도달하지 못했다. 이를 알았으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올해 같은 상황이 재현된다면 이번에는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라며 1년 전과 다를 ‘반전’을 자신했다.
김민성은 지난 3년간 많은 걸 경험했다. 2014년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한 데다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랐다. 2015년에는 별들의 잔치 초대장도 받았다. ‘아, 그 자리에 있었구나’라는 반응이 더 많지만 그는 개의치 않다. 자신에겐 결코 소소하지 않은 행복이다.
김민성은 “조용하게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다. 아는 사람이 많지 않으나 나는 잘 알고 있다. 누가 뭐라 하든지 그렇게 하나씩 단계를 밟아가고 있어 행복하다”라며 “나에 대해선 좀 더 생각을 해야 아는 게 생긴다. 관심을 가지면 ‘아, 이런 선수였구나’라고 알지 않을까”라고 했다.
아직도 이루고 싶은 게 많다. 골든글러브도 그 중 하나다. KBO리그 3루수 중 가장 잘 했다는 훈장을 받고 싶다. 지금은 때가 아니지만 언젠가는 멋진 수트를 입고 시상식 무대에 오를 날을 꿈꾼다.
김민성은 “골든글러브 수상을 위해 야구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누구나 받고 싶은 상이다. 아쉽다.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다. 다른 팀의 쟁쟁한 3루수와 비교해 난 아직 부족하다. 그러나 그게 좋은 자극제이기도 하다. (그들의 등을 바라보며)조금씩 쫓아가고 있다. 지금 같이 계속 한다면 언젠가 나도 탈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분 좋은 상상을 했다.
“성장한다는 기분이 든다. 여전히 난 많이 배우고 있다”는 김민성은 1988년생이다. 한국 나이로 30대에 들어섰다. 하지만 그는 계속 계단을 오르고 있다. 얼마나 더 올라갈 수 있을지 자신도 모른다. 긍정의 물음표다. 분명한 건 바로 앞이 내리막길은 아니다.
그리고 김민성은 절대 과속하지 않는다. 그는 “주위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걸 바라고 지금껏 달려오지 않았다. 조용하다 단번에 대박을 치면 좋겠으나 그건 운일 수도 있다. 그 운에 기대고 싶지 않다. 그냥 묵묵하고 내가 잘 할 것만 최선을 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여겼다(유년 시절 가정교육의 영향이 컸다). 남들보다 느릴 수 있으나 꾸준하게 올라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00경기(-84), 1000안타(-194), 100홈런(-26), 500타점(-95) 등 모두 내겐 의미가 있는 기록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다. 남들보다 늦더라도 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거 아닌가. 적어도 난 늦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규정 속도를 지키며 나아가고 있다”라며 웃었다.
김민성은 예비 FA다. 그는 평소처럼 준비한다고 했지만 그에 대한 주위의 기대치는 클 수밖에 없다. 그는 감사함을 표하면서 부응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민성의 올해 목표는 간단하다. 늘 그렇듯 지난해 김민성보다 잘 하는 것이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타율 1리, 1타점, 1홈런을 더 기록하자는 마음가짐으로 매 시즌 임했다. 지금까지는 목표대로 잘 되는 것 같다. 2016년도 다르지 않다. 조금씩 개인 성적을 더 끌어올리려 한다”라며 “물론 팀 성적 향상도 포함이다. (우승에 목마른)넥센 팬의 오랜 기다림에 답해야 한다.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적으로 아닌 내적인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야구선배’ 박정태, 이숭용에게 많이 배우며 성장했던 그도 ‘야구후배’에게 귀감이 되는 존재가 되길 희망했다.
김민성은 “후배는 함께 지내는 선배를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을 갖는다. 나도 그랬다. 때문에 내가 팀 내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됐으면 좋겠다. 후배 앞에서 실수하지 않고 앞장서서 하는 등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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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넥센의 주전 3루수는 어떤가. 김민성. 누군가에게는 가장 우선적으로 나올 이름이겠지만, 대다수는 아닐 것이다. 넥센의 모든 선수들이 주축 선수라고 생각하지만, 스스로도 영웅군단의 간판선수는 아니라며 튀고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묵묵히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만 잘 하고 싶다고 했다.
티가 나지 않지만 그의 존재감은 이제 티가 팍팍 난다. 2010년 7월 트레이드로 이적한 5500만원의 선수는 7년 후 3억700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어느덧 이택근(5억원), 서건창(4억원)에 이어 ‘톱3’다. 괄목 성장이다. 올스타전에 참가했고 골든글러브 후보에도 올랐다.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조용하나 그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조용하나 강하다
김민성은 넥센의 주전 3루수다. 2013년부터 꾸준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4년간 503경기를 뛰었다. 분명 화려한 스타일은 아니다. 톡톡 튈 정도로 개성이 강한 캐릭터가 아니다.
또한, 남들보다 빠르지 않다. 하지만 아주 늦지도 않다. 김민성은 꾸준하다. 기본은 한다. 그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한 계단씩 오르고 있다. 자신의 위를 막고 있는 천정을 깨면서. 그는 아주 가파르지 않더라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김민성은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야구다”라고 운을 뗀 뒤 “누구든지 주목을 받고 싶겠지만 그 몇몇만 있다고 팀이 잘 되는 건 아니다. 다른 유형의 선수도 필요하다. 나는 허리에서 티 안 내며 받쳐주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소금 같은 존재가 그가 그리는 이상적인 유형이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얼떨떨했다. 놀란 마음 속 새로운 팀에서 어떡해야 하는가 싶었다. 주어진 기회를 잡아야 했다. 그런데 2년간 딱히 보여준 게 없었다. 초조했다. 게다가 부상으로 잠시 자리(2루수)를 비운 사이 새로운 선수(서건창)가 등장했다. 그는 2루수, 유격수가 아닌 중학교 때 맡았던 3루수로 이동해야 했다.
김민성은 “(트레이드 직후)믿고 기다리는데 내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나부터 느꼈다. 그래서 불안하고 초조했다”라고 과거의 기억을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이제 넥센 트레이드의 성공 사례로 꼽힐 만하다. 그는 “사실 나조차 이렇게 연착륙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2013년부터 타격, 수비, 훈련 등을 공부하고 노력했다. 또한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졌다. 그 경험이 축적돼 하루가 다르게 컸다.
조용하나 강해지는 비결이 무엇인지 물었다. 김민성의 대답은 어렵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정립된 기본이 지금껏 흔들리지 않았다.
김민성은 “멀리 내다보는 게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해 해결하려는데 힘썼다. 그렇게 경험을 쌓으니 여기까지 왔더라. 그 동안 가르쳐주셨던 타격코치님의 지도 중 장점만 모아 내 것으로 만들어 갔다. 또한, 억지로 야구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좋은 영상만 보고 좋은 생각만 한다. 타석에서 좋지 않았던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고도 한다”라고 전했다.
김민성은 연봉 대박도 쳤다. 2016년 대비 1억5000만원이 올랐다. 인상 금액만 따지면 팀 내 1위다. 김민성은 “(고액에 따른 책임감으로)부담도 느낀다. 그렇지만 기분도 좋고 구단에 감사하다. ‘지금껏 내가 잘 해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웃었다.
김민성은 2016년 개인 최고 성적을 올렸다. 분명 잘 했지만 더 잘 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사진=MK스포츠 DB
▶커리어 하이, 그러나 김민성의 연봉 인상 그래프만큼 그의 발자취를 잘 알 수 있는 건 없다. 김민성은 넥센 유니폼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몸값이 올랐다. 예비 FA 프리미엄이 있었지만 그만큼 지난해 그의 성적이 빼어났기 때문이다.
‘커리어 하이’. 경기(118→141), 타율(0.303→0.306), 안타(135→156), 홈런(16→17), 타점(71→90), 득점(60→76), 장타율(0.465→0.502), 출루율(0.357→0.367) 등 대부분 기록에서 지난해를 넘어섰다. 프로 데뷔 이래 최고 성적이다. 김민성이 이만큼 성장했다는 걸 보여줬다.
시즌 초반 타격 슬럼프(4월 타율이 0.305였지만 타구의 질이 좋았던 건 아니다. 그는 운이 좋았다고 했다)에 빠졌지만, 오래지 않아 정상 궤도에 올랐다. 전,후반기 및 주,야간 모두 3할 타율이다. NC, 롯데를 상대로 다소 주춤했지만 다른 팀을 상대로 매서운 타격을 선보였다.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든 김민성도 ‘일단’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넥센 이적 후 성적이 해마다 좋아지고 있다. 시즌 초반 주춤했던 것치고 타점도 많이 올렸다.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런 개인 기록이다”라고 말했다. 90타점은 팀 내 1위이기도 했다.
환경의 변화(목동구장→고척돔)에 적응이 필요했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 목동구장 성적(타율 0.303 11홈런 42타점)보다 2016년 고척돔 성적(타율 0.333 7홈런 51타점)이 훨씬 좋았다. 구장이 더 커져 홈런이 다소 줄었으나 장타(2루타 18→24/3루타 0→3)는 더 늘었다.
그는 “고척돔에서 가진 첫 타격 훈련에서 외야 펜스가 예상보다 더 멀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장타가 많아져 내게는 의미가 크다. 홈런 등 기록을 의식했다면 분명 더 좋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141경기를 뛰었다. 팀 내 김하성(144경기) 다음으로 많은 출전 경기다.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118경기에 나섰던 그는 올해 목표 중 하나가 전 경기 소화였다. 그는 “지난 2년간 경험한 게 한 시즌을 건강하게 뛰면 성적은 자연스레 따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몸 관리에 더욱 세밀하게 신경 쓰고 있다”라고 했다.
그렇지만 흡족하지도 않다. 못내 아쉬움이 크다. 더 잘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김민성은 “분명 눈에 보이는 기록은 괜찮다. 그러나 ‘잘 한 건지’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 더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조금 아쉬운 성적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더욱이 준플레이오프에서 멈춘 팀 성적도 만족스러울 리 없다. 김민성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주위에서 잘 했다고 격려했지만 욕심이라는 게 있다. 더 올라가고 싶지 맴돌고 싶지 않다. 더 힘 쓸 수 있는데 쓰지 못해 넥센 팬에게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특히 김민성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회말 만루 기회를 놓쳤다. 그때 동점타 혹은 역전타를 때렸다면 흐름은 달라질 수 있었다. 해가 바뀌었지만 그 타석이 김민성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김민성은 “그 경기는 나 때문에 졌다. 잘 할 수 있는데 순간 마인드 컨트롤을 못했다. 내가 그냥 부족했다. 아직 거기까지는 내가 도달하지 못했다. 이를 알았으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올해 같은 상황이 재현된다면 이번에는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라며 1년 전과 다를 ‘반전’을 자신했다.
김민성의 2017년 목표는 간단하다. 2016년의 김민성보다 더 잘 하는 것이다. 팀 성적 향상 미션도 당연히 포함돼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성장 그래프는 꺾이지 않는다김민성은 지난 3년간 많은 걸 경험했다. 2014년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한 데다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랐다. 2015년에는 별들의 잔치 초대장도 받았다. ‘아, 그 자리에 있었구나’라는 반응이 더 많지만 그는 개의치 않다. 자신에겐 결코 소소하지 않은 행복이다.
김민성은 “조용하게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다. 아는 사람이 많지 않으나 나는 잘 알고 있다. 누가 뭐라 하든지 그렇게 하나씩 단계를 밟아가고 있어 행복하다”라며 “나에 대해선 좀 더 생각을 해야 아는 게 생긴다. 관심을 가지면 ‘아, 이런 선수였구나’라고 알지 않을까”라고 했다.
아직도 이루고 싶은 게 많다. 골든글러브도 그 중 하나다. KBO리그 3루수 중 가장 잘 했다는 훈장을 받고 싶다. 지금은 때가 아니지만 언젠가는 멋진 수트를 입고 시상식 무대에 오를 날을 꿈꾼다.
김민성은 “골든글러브 수상을 위해 야구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누구나 받고 싶은 상이다. 아쉽다.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다. 다른 팀의 쟁쟁한 3루수와 비교해 난 아직 부족하다. 그러나 그게 좋은 자극제이기도 하다. (그들의 등을 바라보며)조금씩 쫓아가고 있다. 지금 같이 계속 한다면 언젠가 나도 탈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분 좋은 상상을 했다.
“성장한다는 기분이 든다. 여전히 난 많이 배우고 있다”는 김민성은 1988년생이다. 한국 나이로 30대에 들어섰다. 하지만 그는 계속 계단을 오르고 있다. 얼마나 더 올라갈 수 있을지 자신도 모른다. 긍정의 물음표다. 분명한 건 바로 앞이 내리막길은 아니다.
그리고 김민성은 절대 과속하지 않는다. 그는 “주위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걸 바라고 지금껏 달려오지 않았다. 조용하다 단번에 대박을 치면 좋겠으나 그건 운일 수도 있다. 그 운에 기대고 싶지 않다. 그냥 묵묵하고 내가 잘 할 것만 최선을 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여겼다(유년 시절 가정교육의 영향이 컸다). 남들보다 느릴 수 있으나 꾸준하게 올라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00경기(-84), 1000안타(-194), 100홈런(-26), 500타점(-95) 등 모두 내겐 의미가 있는 기록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다. 남들보다 늦더라도 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거 아닌가. 적어도 난 늦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규정 속도를 지키며 나아가고 있다”라며 웃었다.
김민성은 예비 FA다. 그는 평소처럼 준비한다고 했지만 그에 대한 주위의 기대치는 클 수밖에 없다. 그는 감사함을 표하면서 부응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민성의 올해 목표는 간단하다. 늘 그렇듯 지난해 김민성보다 잘 하는 것이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타율 1리, 1타점, 1홈런을 더 기록하자는 마음가짐으로 매 시즌 임했다. 지금까지는 목표대로 잘 되는 것 같다. 2016년도 다르지 않다. 조금씩 개인 성적을 더 끌어올리려 한다”라며 “물론 팀 성적 향상도 포함이다. (우승에 목마른)넥센 팬의 오랜 기다림에 답해야 한다.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적으로 아닌 내적인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야구선배’ 박정태, 이숭용에게 많이 배우며 성장했던 그도 ‘야구후배’에게 귀감이 되는 존재가 되길 희망했다.
김민성은 “후배는 함께 지내는 선배를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을 갖는다. 나도 그랬다. 때문에 내가 팀 내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됐으면 좋겠다. 후배 앞에서 실수하지 않고 앞장서서 하는 등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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