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16년 프로야구 최강팀은 두산 베어스였다. 막강한 전력을 뽐낸 두산은 역대 한 시즌 팀 최다승(93승) 기록을 갈아 치우며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야구 최초로 선발투수 4명(니퍼트 22승, 보우덴 18승, 장원준·유희관 15승)이 모두 15승을 돌파하며 21년만의 통합우승, 그리고 한국시리즈 2연패까지 내달렸다. 김태형 감독의 큰형님 리더십도 화제가 됐다.
하지만 강한 프런트의 역할을 빼놓고는 올해 성과들에 대해서 설명할 수 없다. 두산은 프로야구에서 대표적인 프런트야구를 펼치는 구단으로 손꼽힌다. 두산 왕조가 열렸다는 말을 듣는데는 강한 전력에 보태 강한 프런트의 역할이 컸다.
두산 소속 진야곱은 경찰에서 과거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 베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한때 팀 동료였던 이재학(NC)의 부탁을 받아 160만원 대리 베팅을 했고, 자신도 600만원을 베팅했다. 모두 프로야구 경기를 대상으로 한 도박이었다. 다만 국민체육진흥법 시행 이전으로 공소시효가 끝나 법적인 처벌은 받지 않는 상황이지만, 프로야구 선수로 도덕적인 비난은 피해갈 수 없다.
문제는 두산 구단이 내놓은 진야곱에 대한 사과문이었다. 앞서 7일 경찰 발표 당시 진야곱의 실명은 나오지 않았다. H라는 이니셜로 대체됐지만, 9일 오전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진야곱의 실명이 밝혀졌다. 이에 이날 오후 두산은 8월 KBO의 승부조작 자진신고 기간(7월22일~8월12일)에 선수와의 면담을 통해 사실을 알았고, KBO에 즉각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KBO는 두산 쪽에서 받은 연락이 없다며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당시 KBO는 자진신고 기간 중 접수된 건 유창식(전 KIA)의 승부조작, 1건이었다고 했다. KBO가 밝힌 진야곱의 부정행위 의혹 인지 시점도 8월이 아닌 9월이다. 그것도 두산이 아닌 경찰을 통해서였다. 9월 22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의 소환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만 접했을 뿐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진야곱은 정규시즌이 끝난 뒤인 지난 10월 11일 경찰에 출두해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두산이 은폐하려했다는 정황은 더욱 굳어졌다.
논란이 벌어진 뒤 약 5시간 동안 두산 측은 뾰족한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연락도 닿지 않았다. 논란에 대한 대책회의만 길어졌다. 그리고 내놓은 답변이 가관이었다. “우리는 분명 그 때 연락을 했는데, KBO측에서 기억을 못하는 것 같다. 미스커뮤니케이션 같다”는 게 공식입장이었다. 5시간 동안 고민을 해서 나온 ‘답’이라고는 궁색하기 짝이 없었다.
물론 또 다른 논란에 대해서는 거듭 사과를 했다. 자진신고 기간 이후 진야곱을 경기에 출전시킨 것이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제외됐지만 진야곱은 자진신고 기간 이후 17경기에 등판했다. 두산은 “당시 승부조작 사건이 부각되던 때라 불 스포츠도박에 대한 자세가 안일했다. 야구팬들께 실망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비록 이니셜로 나왔더라도 수사발표와 사과문 발표까지는 2일이 걸렸다. 당일 오전에 진야곱의 실명이 보도로 나오면서 사과문을 급조한 느낌이 강하다. 또 두산이 8월에 KBO에 통보했다는 게 사실이었다고 해도 KBO의 자진신고 발표 때 진야곱의 불법 도박건이 누락됐다고 재차 확인 해줬을 것이다. 그게 상식적인 일처리다. ‘안 걸리면 그만’이라는 위험한 자세가 이번 사과문 논란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을 뿐이다. 사과문의 진정성까지 의심받는 논란거리만 제공했다. 2연패의 환희가 지나게 남아있는 시점에서 두산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한 야구관계자는 “가장 어리석은 게 사과를 하고 욕먹는 것이다. 전통을 쌓아온 두산의 일처리 치고는 너무 허술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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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강한 프런트의 역할을 빼놓고는 올해 성과들에 대해서 설명할 수 없다. 두산은 프로야구에서 대표적인 프런트야구를 펼치는 구단으로 손꼽힌다. 두산 왕조가 열렸다는 말을 듣는데는 강한 전력에 보태 강한 프런트의 역할이 컸다.
두산은 2일 창원마산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 유희관의 5이닝 무실점 호투와 양의지의 결승홈런 포함 2타점을 앞세워 8-1 완승을 거두면서 시리즈 전적 4승으로 역대 7번째 전승 우승을 달성했다. 두산 김승영 사장이 선수들로 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이런 꽃길만 걸었던 두산의 프런트 야구가 어이없는 잘못을 했다. 소속 선수의 일탈에 대한 사과문을 내고도 욕만 먹었다. 불법 스포츠도박을 바라보는 안일한 자세와 ‘안 걸리면 그만’이라는 위험한 사고방식까지 드러났다.두산 소속 진야곱은 경찰에서 과거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 베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한때 팀 동료였던 이재학(NC)의 부탁을 받아 160만원 대리 베팅을 했고, 자신도 600만원을 베팅했다. 모두 프로야구 경기를 대상으로 한 도박이었다. 다만 국민체육진흥법 시행 이전으로 공소시효가 끝나 법적인 처벌은 받지 않는 상황이지만, 프로야구 선수로 도덕적인 비난은 피해갈 수 없다.
문제는 두산 구단이 내놓은 진야곱에 대한 사과문이었다. 앞서 7일 경찰 발표 당시 진야곱의 실명은 나오지 않았다. H라는 이니셜로 대체됐지만, 9일 오전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진야곱의 실명이 밝혀졌다. 이에 이날 오후 두산은 8월 KBO의 승부조작 자진신고 기간(7월22일~8월12일)에 선수와의 면담을 통해 사실을 알았고, KBO에 즉각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KBO는 두산 쪽에서 받은 연락이 없다며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당시 KBO는 자진신고 기간 중 접수된 건 유창식(전 KIA)의 승부조작, 1건이었다고 했다. KBO가 밝힌 진야곱의 부정행위 의혹 인지 시점도 8월이 아닌 9월이다. 그것도 두산이 아닌 경찰을 통해서였다. 9월 22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의 소환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만 접했을 뿐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진야곱은 정규시즌이 끝난 뒤인 지난 10월 11일 경찰에 출두해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두산이 은폐하려했다는 정황은 더욱 굳어졌다.
논란이 벌어진 뒤 약 5시간 동안 두산 측은 뾰족한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연락도 닿지 않았다. 논란에 대한 대책회의만 길어졌다. 그리고 내놓은 답변이 가관이었다. “우리는 분명 그 때 연락을 했는데, KBO측에서 기억을 못하는 것 같다. 미스커뮤니케이션 같다”는 게 공식입장이었다. 5시간 동안 고민을 해서 나온 ‘답’이라고는 궁색하기 짝이 없었다.
물론 또 다른 논란에 대해서는 거듭 사과를 했다. 자진신고 기간 이후 진야곱을 경기에 출전시킨 것이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제외됐지만 진야곱은 자진신고 기간 이후 17경기에 등판했다. 두산은 “당시 승부조작 사건이 부각되던 때라 불 스포츠도박에 대한 자세가 안일했다. 야구팬들께 실망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비록 이니셜로 나왔더라도 수사발표와 사과문 발표까지는 2일이 걸렸다. 당일 오전에 진야곱의 실명이 보도로 나오면서 사과문을 급조한 느낌이 강하다. 또 두산이 8월에 KBO에 통보했다는 게 사실이었다고 해도 KBO의 자진신고 발표 때 진야곱의 불법 도박건이 누락됐다고 재차 확인 해줬을 것이다. 그게 상식적인 일처리다. ‘안 걸리면 그만’이라는 위험한 자세가 이번 사과문 논란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을 뿐이다. 사과문의 진정성까지 의심받는 논란거리만 제공했다. 2연패의 환희가 지나게 남아있는 시점에서 두산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한 야구관계자는 “가장 어리석은 게 사과를 하고 욕먹는 것이다. 전통을 쌓아온 두산의 일처리 치고는 너무 허술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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