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공은 둥글다. 스포츠는 이변의 연속이다. 동화 같은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레스터 시티는 2014-15시즌 막대한 자금과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한 빅클럽을 제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그 같은 일이 일상은 아니다. 아주 가끔이다.
프로스포츠에서 투자는 성공과 직결되는 하나의 ‘수단’이다. 투자 없이 성공을 거두기는 어렵다. 너도나도 지갑을 닫는 가운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전북 현대는 2016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승점 삭감(-9)의 징계에도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K리그 최초 무패 우승까지 5경기만 남았다.
투자는 자본의 유입이 더 심해진 현대스포츠에서 더욱 중요해진다. 단순히 기업 및 지차체 홍보나 사회 환원이라는 포장에 만족한다면, 성적이 뒷받침되기 어렵다. 자금은 단기적으로 팀을 강화시키기 위한 방법이다. 그리고 그렇게 성공한 경우를 쉽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투자는 옳은 편이다. 그러나 투자가 곧 성공이라고 맹신해선 곤란하다. 그 투자를 얼마나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했느냐가 중요하다. 좋은 품종의 씨앗을 뿌렸다고 좋은 농작물이 나는 건 아니다. 관리와 운용의 의미이자 중요성이다.
투자가 돈이라는 개념이라면 2016시즌 KBO리그 1등은 한화다. 지갑사정이 여의치 않은 구단도 있지만 한화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한화는 가장 비싼 팀이다. 감독 몸값부터 비쌌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2014년 10월 계약기간 3년, 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 등 총액 20억원에 계약했다. 1년 전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이룬 류중일 삼성 감독의 대우(계약기간 3년, 계약금 6억원, 연봉 5억원)와 큰 차이가 없다.
지난 2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구단별 상위 27명(외국인선수 제외) 평균 연봉이 3억3241만원이었다. 사상 최초 3억원을 돌파했다. 2위 삼성(2억7222만원)보다 6019만원이 높았으며 10위 넥센(1억2600만원)과는 2억원 이상 차이가 났다. 개막 전 선수단 연봉 총액만 해도 나 홀로 100억원(102억1000만원)이 넘었다. 2위 삼성은 81억9600만원이었다.
지난해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김태균(84억원), 조인성(10억원), 정우람(84억원), 심수창(13억원) 등 4명과 계약했다. 공식 발표 기준 금액만으로 193억원이다. 외부 FA 보상금(정우람 8억원-심수창 1억1000만원)을 더하면 200억원이 넘는다.
한화는 1년 전에도 FA 시장 큰 손이었다. 배영수(21억5000만원), 권혁(32억원), 송은범(34억원) 등 3명을 데려왔다. 김경언도 8억5000만원에 붙잡았다. 2차 드래프트 및 신인선수 계약을 제외한 즉시 전력감 보강만 해도 300억원을 훌쩍 넘었다.
KBO리그 역대 외국인선수 최고 연봉(190만달러)의 로저스 등 비싼 외국인선수까지 더하면 한화의 투자 금액(4번의 교체 비용 포함)은 상상 그 이상이다. 한화만큼 단기적으로 막대한 자금을 쏟은 팀은 없다.
하지만 한화의 투자는 성공이라고 말하기 부끄럽다. 투자는 꼭 돈이 아니다. 단기 투자가 있지만 장기 투자도 있다. 적어도 한화는 전자다. 단기간 내 탈바꿈하려 했다. 김 감독 부임도 그 이유 중 하나다.
펀드 등 간접 투자만 해도 운용사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달을 수 있다. 평범하지 않은, 그리고 일반 상식과는 달랐던 김 감독의 ‘조련’이었다. ‘난 남들과 다르다’며 의기양양했겠지만, 김 감독과 함께 한 한화는 2년간 ‘쪽박’이었다. 남들보다 더 심하게.
2015시즌 6위에 그쳤던 한화는 2016시즌 하위권을 맴돌았다. 7월 8일이 돼서야 꼴찌를 탈출했다. 김 감독은 시즌 중반 이후 반격을 꾀했다지만 한화는 7위가 한계점이었다. 단 하루라도 6위에 오르지 못했다.
투자 대비 성과는 있을까. 탈이 나 쓰러진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시즌 중 웨이버 공시도 잦았다. 최근 2년간 계약한 FA 중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친 이는 극히 적었다. 외국인선수 또한 만족도는 매우 낮았다.
각종 권한을 가진 김 감독의 입김이 들어간 투자였다. 그리고 이들을 활용하는 것도 또한 김 감독의 할 일이다. 안목과 운용 모두 ‘미스’였다.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했다. 그렇지만 그 현재조차 이뤄놓은 게 없다. 2016시즌의 한화는 어떤 유산을 남겼을까. 2017시즌과 미래를 위해 어떤 자양분을 만들었을까. KBO리그에서 막대한 자금을 쏟고도 이렇게까지 처절한 실패를 한 경우가 있을까. 2016시즌의 한화 행보는 경제학적으로 아주 나쁜 투자였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프로스포츠에서 투자는 성공과 직결되는 하나의 ‘수단’이다. 투자 없이 성공을 거두기는 어렵다. 너도나도 지갑을 닫는 가운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전북 현대는 2016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승점 삭감(-9)의 징계에도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K리그 최초 무패 우승까지 5경기만 남았다.
투자는 자본의 유입이 더 심해진 현대스포츠에서 더욱 중요해진다. 단순히 기업 및 지차체 홍보나 사회 환원이라는 포장에 만족한다면, 성적이 뒷받침되기 어렵다. 자금은 단기적으로 팀을 강화시키기 위한 방법이다. 그리고 그렇게 성공한 경우를 쉽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투자는 옳은 편이다. 그러나 투자가 곧 성공이라고 맹신해선 곤란하다. 그 투자를 얼마나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했느냐가 중요하다. 좋은 품종의 씨앗을 뿌렸다고 좋은 농작물이 나는 건 아니다. 관리와 운용의 의미이자 중요성이다.
투자가 돈이라는 개념이라면 2016시즌 KBO리그 1등은 한화다. 지갑사정이 여의치 않은 구단도 있지만 한화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한화는 가장 비싼 팀이다. 감독 몸값부터 비쌌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2014년 10월 계약기간 3년, 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 등 총액 20억원에 계약했다. 1년 전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이룬 류중일 삼성 감독의 대우(계약기간 3년, 계약금 6억원, 연봉 5억원)와 큰 차이가 없다.
지난 2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구단별 상위 27명(외국인선수 제외) 평균 연봉이 3억3241만원이었다. 사상 최초 3억원을 돌파했다. 2위 삼성(2억7222만원)보다 6019만원이 높았으며 10위 넥센(1억2600만원)과는 2억원 이상 차이가 났다. 개막 전 선수단 연봉 총액만 해도 나 홀로 100억원(102억1000만원)이 넘었다. 2위 삼성은 81억9600만원이었다.
지난해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김태균(84억원), 조인성(10억원), 정우람(84억원), 심수창(13억원) 등 4명과 계약했다. 공식 발표 기준 금액만으로 193억원이다. 외부 FA 보상금(정우람 8억원-심수창 1억1000만원)을 더하면 200억원이 넘는다.
한화는 1년 전에도 FA 시장 큰 손이었다. 배영수(21억5000만원), 권혁(32억원), 송은범(34억원) 등 3명을 데려왔다. 김경언도 8억5000만원에 붙잡았다. 2차 드래프트 및 신인선수 계약을 제외한 즉시 전력감 보강만 해도 300억원을 훌쩍 넘었다.
KBO리그 역대 외국인선수 최고 연봉(190만달러)의 로저스 등 비싼 외국인선수까지 더하면 한화의 투자 금액(4번의 교체 비용 포함)은 상상 그 이상이다. 한화만큼 단기적으로 막대한 자금을 쏟은 팀은 없다.
하지만 한화의 투자는 성공이라고 말하기 부끄럽다. 투자는 꼭 돈이 아니다. 단기 투자가 있지만 장기 투자도 있다. 적어도 한화는 전자다. 단기간 내 탈바꿈하려 했다. 김 감독 부임도 그 이유 중 하나다.
김성근 감독은 서캠프에 대한 불평을 터뜨렸다. 하지만 한화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시즌 도중 현역 메이저리거를 2년 연속 영입했다. 사진=MK스포츠 DB
한화의 투자 수단이 잘못됐다고 보기 어렵다. 한화만 독특하게 한 건 아니다. 전 세계 다양한 프로스포츠 종목에서도 ‘단타’로 성공을 꾀하려는 팀이 있다. 하지만 고수익 고위험이다. 성공 확률 못지않게 실패 확률이 높다. 이를 운용할 ‘매니저’의 역할이 크다.펀드 등 간접 투자만 해도 운용사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달을 수 있다. 평범하지 않은, 그리고 일반 상식과는 달랐던 김 감독의 ‘조련’이었다. ‘난 남들과 다르다’며 의기양양했겠지만, 김 감독과 함께 한 한화는 2년간 ‘쪽박’이었다. 남들보다 더 심하게.
2015시즌 6위에 그쳤던 한화는 2016시즌 하위권을 맴돌았다. 7월 8일이 돼서야 꼴찌를 탈출했다. 김 감독은 시즌 중반 이후 반격을 꾀했다지만 한화는 7위가 한계점이었다. 단 하루라도 6위에 오르지 못했다.
투자 대비 성과는 있을까. 탈이 나 쓰러진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시즌 중 웨이버 공시도 잦았다. 최근 2년간 계약한 FA 중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친 이는 극히 적었다. 외국인선수 또한 만족도는 매우 낮았다.
각종 권한을 가진 김 감독의 입김이 들어간 투자였다. 그리고 이들을 활용하는 것도 또한 김 감독의 할 일이다. 안목과 운용 모두 ‘미스’였다.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했다. 그렇지만 그 현재조차 이뤄놓은 게 없다. 2016시즌의 한화는 어떤 유산을 남겼을까. 2017시즌과 미래를 위해 어떤 자양분을 만들었을까. KBO리그에서 막대한 자금을 쏟고도 이렇게까지 처절한 실패를 한 경우가 있을까. 2016시즌의 한화 행보는 경제학적으로 아주 나쁜 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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