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전북현대 역사를 통틀어 가장 찬란한 시대로 손꼽히는 2009, 2011시즌 풀지 못한 숙제가 하나 있었다. ‘닥공’을 앞세워 대다수 클럽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우승선을 밟았지만, 우승 경쟁팀과의 경기에서 늘 고전했다. 승점을 벌려야 할 타이밍에 외려 추격을 허용하는 일이 빈번했다. 두 시즌 모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할 당시 2위팀과의 승점차는 4점에 불과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이 라이벌전 승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건 이때쯤이라 추측할 수 있다.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2012시즌 전북이 서울에 고전하며 결국 우승컵을 내준 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이 같은 생각이 확고해졌을 것 같다. 2013년 여름 전주로 돌아온 뒤로 입버릇처럼 ‘라이벌’, ‘2위팀’과의 경기에선 무슨 수(예: 변칙 스리백, 극단적인 수비 전술, 최철순의 아드리아노 일대일 마크 등)를 쓰더라도 필승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걸 보면.
전북은 2014시즌부터 최강희 감독이 말한 대로 ‘승점 6점짜리’ 경기를 더 많이 가져갔다. 대다수 팀과의 전적에서도 승수를 쌓은 건 물론이고, 지난 두 시즌 라이벌로 떠오른 서정원의 수원과의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며 격차를 더 벌렸다. 전북은 2014시즌 승점 10점차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고, 스플릿라운드 포함 14점차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시즌도 올시즌도 2위팀에 특히 무자비했다.
전북은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쳐 점차 ‘1강’에 어울리는 팀으로 변모했다.
2009시즌
전북 성적: 우승
對 포항(2위) 1무 1패
對 서울(3위) 1승 1패 .. 4전 1승 1무 2패
&
2011시즌
성적: 우승
對 포항(2위) 1승 1패
對 서울(3위) 1무 1패 .. 4전 1승 1무 2패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9년에는 서울의 세놀 귀네슈, 포항의 세르지오 파리아스가 괴롭혔다. 2011년에는 최용수와 황선홍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두 시즌에서 정규리그 2, 3위를 차지한 포항, 서울과의 상대 전적은 8전 2승 2무 4패였다. 얻은 승점보다 잃은 승점이 많았다. 그런데도 우승할 수 있었던 건 막판 집중력 덕이다. 2009시즌에는 시즌 종료 때까지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제외) 20경기 연속 무패(12승 8무)를 달렸고, 2011년에는 7경기 연속 무패(6승 1무)를 기록하며 경쟁자와의 상대 전적 열세를 극복했다. 쉽게 갈 길을 어렵게 갔다.
2012시즌
성적: 2위
對 서울(우승) 2무 2패
개막전. 홈에서 성남을 기분 좋게 3-2로 잡았다. 대전 원정 1-0 승리, 전남전 무승부로 3경기 연속 무패를 달렸다. 3월 25일 상암에서 치른 4차전. 전북은 3분 만에 선제골을 낚았다. 루이스의 도움을 받아 이동국이 골망을 흔들었다. 출발이 좋았다. 하지만 27분 하대성에게 헤딩골을 내줬고, 후반 44분 몰리나에게 한 골을 더 허용하며 역전패했다. 7월 복수를 꿈꿨으나 득점 없이 비겼다. 승점 5점차로 정규리그 우승을 서울에 내줬고, 스플릿 라운드에서도 두 번 만나 1무 1패하며 서울 추격에 실패했다. 결국 승점 17점차로 우승을 내줬다.
국가대표 감독직을 맡아 잠시 봉동을 떠나있던 최강희 감독은 이 시즌의 교훈을 발판 삼아 최근 3시즌 무슨 수(예: 변칙 스리백, 극단적인 수비 전술, 최철순의 아드리아노 일대일 마크 등)를 쓰더라도 라이벌 팀과의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려 했고,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전북 선수들의 증언에 따르면 최강희 감독은 라이벌전을 앞두고 평소보다 더 ‘강하게’ 승리의 중요성을 말한다.
2014시즌
성적: 우승
對 수원(2위) 3승 1패
&
2015시즌
성적: 우승
對 수원(2위) 2승 1무 1패
2013시즌 하반기 팀에 복귀한 최강희 감독은 팀을 빠르게 재정비하여 2014시즌 우승에 도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전북은 2014시즌 14점차로 수원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5월 시즌 첫 맞대결에서 0-1로 패한 뒤, 3-2 1-0 2-1로 3연승하며 추격을 뿌리쳤다. 9점을 따고, 3점을 잃었으니, 수원으로부터 6점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2015시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첫 맞대결에서 2-0 승리하고, 2-2로 비긴 뒤, 다시 2-1로 승리했다. 11월 29일 시즌 최종전에서 수원에 1-2로 패했으나, 경기 전 이미 우승이 결정난 상황이라 결과는 큰 의미가 없었다. 수원은 2014시즌 대비 승점차를 8점이나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우승에는 닿지 못했다.
2013년부터 2015년 여름까지 2년 반 동안 수원에서 활약한 북한 대표 공격수 정대세는 지난 2월 축구전문매체 ‘풋볼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있을 때 수원은 전북과 맞대결에서 계속 졌다. 2위는 수원이 거둘 수 있는 가장 좋은 결과”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 선수단이 이러한 감정 상태에 있을 거라 예상해볼 수 있다. 한 축구인은 서울-전북전이 끝난 뒤, “전북이 정말 무지막지하다”고 말했다.
2016시즌
예상 성적: 우승 유력시
對 서울(2위 유력) 현재까지 3승
전북 최강희 감독은 28일 서울 원정경기를 앞두고 “우승하려면 라이벌, 2위팀과 경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14, 15시즌 우승할 때도 (라이벌과의)맞대결에서 많이 이겼다. 꼭 잡아야 하는 경기를 잡았다”고 했다. 이 경기에서 전북은 레오나르도의 멀티골과 장윤호의 땡큐골을 묶어 3-1로 승리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리그 (우승)분수령이 될 경기에서 의외로 쉽게 이겼다”며 웃었다.
전북은 지난 6월 감독이 교체되기 전 최용수 체제의 서울을 상대로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개막전에서 서울을 1-0으로 꺾었다. 7월 황선홍 신임감독 체제에서 흔들리던 서울 원정에서 3-2 승리를 따냈다. 스플릿 라운드에 진입하기도 전에 서울로부터 승점 9점을 얻었다. 28라운드 현재 양 팀의 승점차는 13점이다. 스플릿라운드 포함 남은 10경기에서 전북은 18점만 따내면 서울이 전승하더라도 우승한다. 구단 직원의 심판매수 혐의에 의한 승점 감점과 같은 중징계가 아니라면 전북의 우승이 유력한 상황이다. 전북은 단순한 리그 3연패를 넘어 전무후무한 무패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현재 17승 11무로 무패 질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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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최강희 감독이 라이벌전 승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건 이때쯤이라 추측할 수 있다.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2012시즌 전북이 서울에 고전하며 결국 우승컵을 내준 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이 같은 생각이 확고해졌을 것 같다. 2013년 여름 전주로 돌아온 뒤로 입버릇처럼 ‘라이벌’, ‘2위팀’과의 경기에선 무슨 수(예: 변칙 스리백, 극단적인 수비 전술, 최철순의 아드리아노 일대일 마크 등)를 쓰더라도 필승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걸 보면.
전북은 2014시즌부터 최강희 감독이 말한 대로 ‘승점 6점짜리’ 경기를 더 많이 가져갔다. 대다수 팀과의 전적에서도 승수를 쌓은 건 물론이고, 지난 두 시즌 라이벌로 떠오른 서정원의 수원과의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며 격차를 더 벌렸다. 전북은 2014시즌 승점 10점차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고, 스플릿라운드 포함 14점차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시즌도 올시즌도 2위팀에 특히 무자비했다.
전북은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쳐 점차 ‘1강’에 어울리는 팀으로 변모했다.
2009시즌
전북 성적: 우승
對 포항(2위) 1무 1패
對 서울(3위) 1승 1패 .. 4전 1승 1무 2패
&
2011시즌
성적: 우승
對 포항(2위) 1승 1패
對 서울(3위) 1무 1패 .. 4전 1승 1무 2패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9년에는 서울의 세놀 귀네슈, 포항의 세르지오 파리아스가 괴롭혔다. 2011년에는 최용수와 황선홍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두 시즌에서 정규리그 2, 3위를 차지한 포항, 서울과의 상대 전적은 8전 2승 2무 4패였다. 얻은 승점보다 잃은 승점이 많았다. 그런데도 우승할 수 있었던 건 막판 집중력 덕이다. 2009시즌에는 시즌 종료 때까지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제외) 20경기 연속 무패(12승 8무)를 달렸고, 2011년에는 7경기 연속 무패(6승 1무)를 기록하며 경쟁자와의 상대 전적 열세를 극복했다. 쉽게 갈 길을 어렵게 갔다.
2012시즌
성적: 2위
對 서울(우승) 2무 2패
개막전. 홈에서 성남을 기분 좋게 3-2로 잡았다. 대전 원정 1-0 승리, 전남전 무승부로 3경기 연속 무패를 달렸다. 3월 25일 상암에서 치른 4차전. 전북은 3분 만에 선제골을 낚았다. 루이스의 도움을 받아 이동국이 골망을 흔들었다. 출발이 좋았다. 하지만 27분 하대성에게 헤딩골을 내줬고, 후반 44분 몰리나에게 한 골을 더 허용하며 역전패했다. 7월 복수를 꿈꿨으나 득점 없이 비겼다. 승점 5점차로 정규리그 우승을 서울에 내줬고, 스플릿 라운드에서도 두 번 만나 1무 1패하며 서울 추격에 실패했다. 결국 승점 17점차로 우승을 내줬다.
선후배를 떠나 뜨거운 라이벌전을 펼쳤던 최강희와 최용수. 사진=김영구 기자
국가대표 감독직을 맡아 잠시 봉동을 떠나있던 최강희 감독은 이 시즌의 교훈을 발판 삼아 최근 3시즌 무슨 수(예: 변칙 스리백, 극단적인 수비 전술, 최철순의 아드리아노 일대일 마크 등)를 쓰더라도 라이벌 팀과의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려 했고,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전북 선수들의 증언에 따르면 최강희 감독은 라이벌전을 앞두고 평소보다 더 ‘강하게’ 승리의 중요성을 말한다.
2014시즌
성적: 우승
對 수원(2위) 3승 1패
&
2015시즌
성적: 우승
對 수원(2위) 2승 1무 1패
2013시즌 하반기 팀에 복귀한 최강희 감독은 팀을 빠르게 재정비하여 2014시즌 우승에 도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전북은 2014시즌 14점차로 수원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5월 시즌 첫 맞대결에서 0-1로 패한 뒤, 3-2 1-0 2-1로 3연승하며 추격을 뿌리쳤다. 9점을 따고, 3점을 잃었으니, 수원으로부터 6점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2015시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첫 맞대결에서 2-0 승리하고, 2-2로 비긴 뒤, 다시 2-1로 승리했다. 11월 29일 시즌 최종전에서 수원에 1-2로 패했으나, 경기 전 이미 우승이 결정난 상황이라 결과는 큰 의미가 없었다. 수원은 2014시즌 대비 승점차를 8점이나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우승에는 닿지 못했다.
2013년부터 2015년 여름까지 2년 반 동안 수원에서 활약한 북한 대표 공격수 정대세는 지난 2월 축구전문매체 ‘풋볼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있을 때 수원은 전북과 맞대결에서 계속 졌다. 2위는 수원이 거둘 수 있는 가장 좋은 결과”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 선수단이 이러한 감정 상태에 있을 거라 예상해볼 수 있다. 한 축구인은 서울-전북전이 끝난 뒤, “전북이 정말 무지막지하다”고 말했다.
전북은 올 시즌에도 수원삼성에 2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사진은 수원과 전북에서 모두 활약한 에두, 현재 전북 소속이다. 사진=천정환 기자
2016시즌
예상 성적: 우승 유력시
對 서울(2위 유력) 현재까지 3승
전북 최강희 감독은 28일 서울 원정경기를 앞두고 “우승하려면 라이벌, 2위팀과 경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14, 15시즌 우승할 때도 (라이벌과의)맞대결에서 많이 이겼다. 꼭 잡아야 하는 경기를 잡았다”고 했다. 이 경기에서 전북은 레오나르도의 멀티골과 장윤호의 땡큐골을 묶어 3-1로 승리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리그 (우승)분수령이 될 경기에서 의외로 쉽게 이겼다”며 웃었다.
전북은 지난 6월 감독이 교체되기 전 최용수 체제의 서울을 상대로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개막전에서 서울을 1-0으로 꺾었다. 7월 황선홍 신임감독 체제에서 흔들리던 서울 원정에서 3-2 승리를 따냈다. 스플릿 라운드에 진입하기도 전에 서울로부터 승점 9점을 얻었다. 28라운드 현재 양 팀의 승점차는 13점이다. 스플릿라운드 포함 남은 10경기에서 전북은 18점만 따내면 서울이 전승하더라도 우승한다. 구단 직원의 심판매수 혐의에 의한 승점 감점과 같은 중징계가 아니라면 전북의 우승이 유력한 상황이다. 전북은 단순한 리그 3연패를 넘어 전무후무한 무패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현재 17승 11무로 무패 질주 중이다.
[yoonjinman@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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