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은 ‘남미 최초의 올림픽’이지만 ‘가장 위험하고 험난한 올림픽’으로 기억될 듯 하다.
개막을 코앞에 뒀지만 여전히 마무리 작업이 끝나지 않아 각종 경기장과 시설물은 공사판이다. 게다가 가장 위협적인 절도·강도 사건도 끊이지 않고 테러 위협에 피난 훈련까지 하고 있다.
40년만에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리우데자네이루 입성 후 첫 훈련부터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보통 각 국마다 장소와 훈련 시간이 정해지고 스트레칭, 체력 훈련 등을 위해 1시간 전에는 훈련 장소에 도착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뜻밖의 변수가 생겼다. 바로 셔틀버스. 이정철(56) 감독은 “버스가 지각해서 선수촌에 한참 우두커니 서 있었다”며 “겨우 기다리다가 버스를 타고 출발했는데, 기사가 배구장으로 가는 길을 못 찾고 헤매더라”며 울화통을 터뜨렸다. 이날 선수단이 배구장에 도착한 것은 훈련 시작 시간이 10분도 남지 않았다. 부랴부랴 몸을 풀고 훈련을 했지만 시간에 쫓겨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는 힘들었다.
한국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선수촌 입촌식 당일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위험해서 들어가지 않겠다”고 항의했던 호주 대표팀이 이번에는 화재 소동을 치뤘다.
31일 호주 대표팀이 묵고 있는 선수촌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 화재 규모가 크지 않아 피해나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호주 선수단은 갑작스런 대피를 했고 30분이 지나서야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호주 대표팀 대변인인 마이크 탄크레드는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선수촌 건물 계단과 통로에 연기가 가득 찼다. 100여명의 선수와 관계자들이 대피했다”고 설명했다.
‘테러 위협’에 전 세계에서 모인 취재진들도 ‘첫 경험’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31일(한국시간) 메인프레스센터(MPC)에 갑자기 사이렌이 울렸고 “비상 상황이 발생했으니 빨리 건물 밖으로 나가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취재진은 물론 자원봉사자를 포함한 대회 관계자 등 MPC에서 일하던 이들이 속속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 인근 광장에 모여야 했다. 엘리베이터도 멈춰 고층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계단을 통해 빠져나왔다. 이번 상황은 미리 예고된 것이지만 올림픽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비상 대피훈련은 이례적인 것이어서 다들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절도와 강도 사건은 여전히 이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더 지능적이다. 야후스포츠는 “중국 육상 110m 허들 선수인 스둥펑과 카메라맨이 술에 취한 척 접근한 사람에게 단숨에 모든 것을 도둑 맞았다”고 전했다. 그런데 장소가 호텔 안이어서 더욱 문제가 됐다. ‘2인 1조’로 범행을 계획한 이들은 만취한 한 사람이 스둥펑에게 구토를 했고 잠시 씻기 위해 카메라맨과 함께 화장실로 간 사이 다른 한명이 나타나 짐을 가져갔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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