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5년째, 이제 10개 구단의 리그로 성장한 KBO는 지난해 736만 명의 관중을 동원한 데 이어 올해는 첫 800만 관중을 꿈꾸고 있다.
순위싸움이 한창인 KBO를 지켜보던 중 짬을 내서 미국을 다녀왔다. 미국 코네티컷 주의 University Of Connecticut에서 열린 스포츠 매니지먼트 학회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나름대로 생각해 본 ‘한국 프로야구의 미래를 위한 4가지 요소’를 제시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①경기력의 향상, ②선수에 대한 투자, ③광고와 중계권 등 적극적인 미디어 활용과 ④구단, 스타관련 상품개발 등의 참신한 마케팅 노력 등 4가지를 꼽아봤다.
이중 첫 번째인 경기력 향상은 리그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미 국내 야구팬들은 실시간으로 메이저리그를 즐기고 있다. 타이트한 경기력과 흥미로운 승부가 떨어진다면 야구는 국내 최고 프로스포츠 자리를 지켜내기 힘겨워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선수들이 필요하다. 선수에 대한 투자는 유소년야구에 대한 투자부터 출발한다.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을 발굴하고 부상 없이 프로야구 스타로 성장시키기 위해 한국 야구의 오랜 고민인 아마야구 바로세우기가 절박하다. 선수에 대한 육성과 투자는 프로 구단들에게도 중요하다. 교육리그 참가 등의 연수 기회가 필요하고 코칭스태프에 대한 투자, 선수관리 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세 번째와 네 번째였던 광고 홍보, 마케팅 요소에 있어선 더 이상 단순한 모기업의 로고나 이름 홍보를 위한 프로구단이 아닌 (현재 KBO 구단들은 이런 목적으로서의 가치는 이미 오래전에 넘어선 팀들이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생존이 가능하고 ‘팔릴 수 있는’ 야구단에 관해 이야기 했다. 광고와 중계권의 가치 제고는 야구단들의 경쟁력이 집약될 부분이다. 또한 독특한 구단 상품 개발과 스타 마케팅은 보다 전문적인 노력과 창의적인 시도를 쏟아 부어야 할 부분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미래를 말하는 집중 토론에서 볼링그린주립대학 조성호 교수는 “어느 팀도 우승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리그를 위한 경쟁적 균형(competitive balance)”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실 관중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을 담보로 하는 프로 스포츠리그에서 ‘경쟁적 균형’은 리그의 존립을 쥐고 있는 가치다. 1등하는 팀이 항상 1등하고, 꼴등하는 팀이 계속 꼴등하는 프로리그라면 누구도 보지 않을 것이다. 올 시즌 꼴등을 했던 팀이 내년엔 우승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살아 있어야 하고, 전문가의 예상이 자주 빗나갈 만큼 예측불허의 리그일수록 프로리그로서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조 교수는 3시즌 연속 최하위를 했던 한화의 지난해 선전이 불러일으켰던 뜨거운 관심을 예로 들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이민용 교수는 탑 스타플레이어의 육성을 강조했다. 골프의 타이거 우즈, 농구의 마이클 조던은 한명의 슈퍼스타가 PGA와 NBA라는 리그 전체의 한 시대를 끌고 갈 수 있음을 보여줬다. 강원대 홍석표 교수는 ‘프로 스타들의 사회봉사’가 가지는 의미를 짚었다.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은 팬들의 관심대상이다. 특히 선수들과의 악수 한번에 “와 손이 이렇게 크구나”라며 순수하게 감동하는 어린아이들에게는 선수들의 행동 하나 하나가 큰 파급력을 가진다. 코네티컷 대학농구팀의 실제사례로 초등학교 방문프로그램을 통해 큰 인상을 받았던 어린이들이 후에 코네티컷대학을 선택해서 찾아온다는 내용도 소개됐다. 봉사를 너무 거창한 형태만 생각하지 말고 가장 가깝고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스타 선수들이 앞장 서는 모습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들이었다.
KBO의 인기구단으로 꼽히는 LG 트윈스의 구단가치는 2014년 ‘포브스코리아’에서 1265억원으로 소개됐다. 당시 KBO 구단 중에서는 가치평가 1위에 올랐던 액수다. 메이저리그 구단 가치평가에서 계속 1위를 독차지하고 있는 뉴욕 양키스는 2016년 미 포브스지에서 34억 달러(약 3조7천억원)의 가치로 평가됐다. 시장과 역사가 다른 두 리그의 구단 간 가치를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지만, KBO와 구단들이 더욱 큰 꿈을 꾸어야 함을 느낀다.
구단의 가치는 결국 얼마나 팬을 확보하고 있느냐가 기본이 된다. 팬의 크기는 관중 동원과 시청률로 연결되고 메이저리그 구단에 가장 큰 돈을 가져다주는 중계권료 규모로 이어진다. LA 다저스는 지난해 376만명의 관중 기록으로 경기당 4만6천명을 끌어 모으는 ML 최고의 관중 동원능력을 보여줬다. 팀 성적과 스타플레이어들의 활약, 공격적인 마케팅 등 여러 가지가 다 맞아 떨어져 가능한 숫자들일 것이다. “다저스의 라이벌은 디즈니랜드”라는 LA다저스의 뚜렷한 목표의식은 우리 구단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시즌 우리 KBO의 중계권료도 지상파와 케이블TV, 포털 등의 중계권료를 포함해 연간 450억원을 웃도는 규모로 알려졌다. KBO에게는 국내 최고 프로리그의 자신감을 갖고 더 힘차게 도전해야 할 미래가 있다. 한두 사람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할 꿈. 리그와 구단, 선수들, 언론과 팬들의 응원까지 잘 조화를 이루어야 KBO는 어엿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고, 그 산업이 다시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즐거움으로 돌아가는 것이 지금 상상하고 싶은 KBO의 미래다.(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순위싸움이 한창인 KBO를 지켜보던 중 짬을 내서 미국을 다녀왔다. 미국 코네티컷 주의 University Of Connecticut에서 열린 스포츠 매니지먼트 학회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나름대로 생각해 본 ‘한국 프로야구의 미래를 위한 4가지 요소’를 제시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①경기력의 향상, ②선수에 대한 투자, ③광고와 중계권 등 적극적인 미디어 활용과 ④구단, 스타관련 상품개발 등의 참신한 마케팅 노력 등 4가지를 꼽아봤다.
이중 첫 번째인 경기력 향상은 리그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미 국내 야구팬들은 실시간으로 메이저리그를 즐기고 있다. 타이트한 경기력과 흥미로운 승부가 떨어진다면 야구는 국내 최고 프로스포츠 자리를 지켜내기 힘겨워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선수들이 필요하다. 선수에 대한 투자는 유소년야구에 대한 투자부터 출발한다.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을 발굴하고 부상 없이 프로야구 스타로 성장시키기 위해 한국 야구의 오랜 고민인 아마야구 바로세우기가 절박하다. 선수에 대한 육성과 투자는 프로 구단들에게도 중요하다. 교육리그 참가 등의 연수 기회가 필요하고 코칭스태프에 대한 투자, 선수관리 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세 번째와 네 번째였던 광고 홍보, 마케팅 요소에 있어선 더 이상 단순한 모기업의 로고나 이름 홍보를 위한 프로구단이 아닌 (현재 KBO 구단들은 이런 목적으로서의 가치는 이미 오래전에 넘어선 팀들이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생존이 가능하고 ‘팔릴 수 있는’ 야구단에 관해 이야기 했다. 광고와 중계권의 가치 제고는 야구단들의 경쟁력이 집약될 부분이다. 또한 독특한 구단 상품 개발과 스타 마케팅은 보다 전문적인 노력과 창의적인 시도를 쏟아 부어야 할 부분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미래를 말하는 집중 토론에서 볼링그린주립대학 조성호 교수는 “어느 팀도 우승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리그를 위한 경쟁적 균형(competitive balance)”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실 관중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을 담보로 하는 프로 스포츠리그에서 ‘경쟁적 균형’은 리그의 존립을 쥐고 있는 가치다. 1등하는 팀이 항상 1등하고, 꼴등하는 팀이 계속 꼴등하는 프로리그라면 누구도 보지 않을 것이다. 올 시즌 꼴등을 했던 팀이 내년엔 우승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살아 있어야 하고, 전문가의 예상이 자주 빗나갈 만큼 예측불허의 리그일수록 프로리그로서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조 교수는 3시즌 연속 최하위를 했던 한화의 지난해 선전이 불러일으켰던 뜨거운 관심을 예로 들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이민용 교수는 탑 스타플레이어의 육성을 강조했다. 골프의 타이거 우즈, 농구의 마이클 조던은 한명의 슈퍼스타가 PGA와 NBA라는 리그 전체의 한 시대를 끌고 갈 수 있음을 보여줬다. 강원대 홍석표 교수는 ‘프로 스타들의 사회봉사’가 가지는 의미를 짚었다.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은 팬들의 관심대상이다. 특히 선수들과의 악수 한번에 “와 손이 이렇게 크구나”라며 순수하게 감동하는 어린아이들에게는 선수들의 행동 하나 하나가 큰 파급력을 가진다. 코네티컷 대학농구팀의 실제사례로 초등학교 방문프로그램을 통해 큰 인상을 받았던 어린이들이 후에 코네티컷대학을 선택해서 찾아온다는 내용도 소개됐다. 봉사를 너무 거창한 형태만 생각하지 말고 가장 가깝고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스타 선수들이 앞장 서는 모습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들이었다.
KBO의 인기구단으로 꼽히는 LG 트윈스의 구단가치는 2014년 ‘포브스코리아’에서 1265억원으로 소개됐다. 당시 KBO 구단 중에서는 가치평가 1위에 올랐던 액수다. 메이저리그 구단 가치평가에서 계속 1위를 독차지하고 있는 뉴욕 양키스는 2016년 미 포브스지에서 34억 달러(약 3조7천억원)의 가치로 평가됐다. 시장과 역사가 다른 두 리그의 구단 간 가치를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지만, KBO와 구단들이 더욱 큰 꿈을 꾸어야 함을 느낀다.
구단의 가치는 결국 얼마나 팬을 확보하고 있느냐가 기본이 된다. 팬의 크기는 관중 동원과 시청률로 연결되고 메이저리그 구단에 가장 큰 돈을 가져다주는 중계권료 규모로 이어진다. LA 다저스는 지난해 376만명의 관중 기록으로 경기당 4만6천명을 끌어 모으는 ML 최고의 관중 동원능력을 보여줬다. 팀 성적과 스타플레이어들의 활약, 공격적인 마케팅 등 여러 가지가 다 맞아 떨어져 가능한 숫자들일 것이다. “다저스의 라이벌은 디즈니랜드”라는 LA다저스의 뚜렷한 목표의식은 우리 구단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시즌 우리 KBO의 중계권료도 지상파와 케이블TV, 포털 등의 중계권료를 포함해 연간 450억원을 웃도는 규모로 알려졌다. KBO에게는 국내 최고 프로리그의 자신감을 갖고 더 힘차게 도전해야 할 미래가 있다. 한두 사람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할 꿈. 리그와 구단, 선수들, 언론과 팬들의 응원까지 잘 조화를 이루어야 KBO는 어엿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고, 그 산업이 다시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즐거움으로 돌아가는 것이 지금 상상하고 싶은 KBO의 미래다.(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이종열 해설위원이 코네티컷대학교에서 열린 스포츠매니지먼트 학회에 참가해 KBO의 발전을 위한 주제 발표를 했다. 사진 제공=이종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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