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야구팀] 한주간의 그라운드에는 안타만큼이나 많은 말들이 쏟아진다.
10개 구단에서 한마디씩 모아 보는 ‘주간채팅창’. 5월17일부터 22일까지 들었다.
▶ 큰일 날 소리……
21일 사직구장 원정팀 더그아웃. 당시 7연승 중이던 두산의 선발투수답게 자신감이 넘치던 유희관은 ‘금기’로 여겨지는 경기 전 농담도 서슴지 않았으니, 한용덕수석코치에게 “오늘 야수 2명만 나와도 돼요”라고 너스레. 유희관은 이날 5⅓이닝 2실점으로 5승째에 성공했지만, 9피안타 4볼넷으로 매이닝 주자를 내보내면서 진땀을 흘렸다. 고맙다. 야수가 8명이나 있어줘서.
▶ 그것이 알고 싶다
19일 포항구장의 이승엽(삼성)에게 쏟아진 ‘식상한 질문’. “도대체 포항에선 어떤 비결이?” 지난해 KBO 통산 400홈런을 넘긴 이 구장에서 그는 17일 멀티히트로 통산 1900안타를 돌파했고, 18일에는 1회 3점홈런을 날렸다. “(여기서 왜 이렇게 잘 치는지) 이유라도 알면 좋을 텐데요.” 모든 걸 다 이룬 ‘국민타자’가 아직도 풀지 못한 미스터리, 포항구장의 ‘승엽사랑’이다.
▶ 너희가 ‘80년대’를 알아?
17일 고척돔 원정팀 더그아웃의 조영훈(NC)이 훈남 투수 박민석의 마스크에 보낸 극찬. “선이 굵어서 80년대 배우처럼 생기지 않았어요?” 1982년생 조영훈이 떠올리는 ‘80년대 배우’는 어떤 생김인지 알쏭달쏭하지만, 일단 1989년생 박민석은 어렸을 때 모델 활동을 했다. 그러니까 ‘90년대 아역 모델’처럼 생긴 것은 사실이다.
▶ ‘우문현답’의 정석
20일 경기전 잠실구장 넥센 더그아웃은 이날 홈팀 선발인 코프랜드(LG)가 좌타자에 약하다는 분석으로 도란도란. “오늘은 좌타자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오른손 타자 김민성에게 누군가 “직접 좌타석에서 쳐보는 건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면) 감독님한테 혼날 걸요.” 김민성은 코프랜드와 맞선 1회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우타자의 자존심을 지켰다.
▶ 코치님은 ‘츤데레’
19일 문학구장 SK 박경완 배터리코치의 제자자랑. “블로킹은 김민식이 10개팀 포수 중 최고”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지난겨울 박코치의 혹독한 ‘굴림’ 대상이었던 김민식은 정작 직접 칭찬을 들어본 적이 거의 없어 박코치의 ‘등뒤 찬사’를 전해 듣고 어리둥절. “정말요? 어제(18일) 실수를 하나 해서 방금 욕 좀 먹고 왔는데요.” 놀란 표정 속 말갛게 웃는 얼굴. ‘츤데레’ 코치는 이렇게 조련중이다.
▶ 선배입니....까?
22일 대전구장의 윤규진(한화)에게 위로가 쏟아졌다. 7년만의 선발등판이었던 전날, 6회 4-1의 리드에서 내려와 선발승 요건을 채웠지만, 박정진-송창식의 ‘필승조’가 무너지면서 안타까운 기억을 남겼다. 송창식의 미안해하는 모습이 전파를 탄 것을 두고 “선배라 아쉬운 티도 못냈겠다”는 어느 기자의 ‘실수’에 “제가... 선배입니다”라고 정정해야 했던 ‘동안투수’다. ‘노안 송창식’의 뜬금없는 1패속 또 한 번 확인하는 진리. 서열은 얼굴이 아닌 프로필로 확인하는 걸로.
▶ 씻을 때가 된 거야
17일 잠실구장에 나타난 KIA 김기태감독의 ‘꼬질꼬질한’ 행색. 면도도 안 하고 손톱도 안 깎은 채 등장한 이유는 “우리 팀이 연승을 자주 못하니깐......” 모처럼의 5연승을 악착같이 지켜내고 싶었던 사령탑의 ‘엽기적인 노력’에도 KIA는 그날 두산에 한 점 차로 패하면서 연승을 마감했다. 김감독은 다음날인 18일 깔끔하게 면도한 댄디한 모습으로 컴백.
▶ 대륙의 기상, ‘무심타법’
그동안 롯데의 ‘잘생김’만 담당하고 있던 꽃미남 내야수 김대륙이 드디어 야구로도 한몫을 해내기 시작했다. 18일 SK전에서 ‘국대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2타점 3루타와 2루타. 김광현을 이겨낸 비결을 묻자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냥 세게 치려고 했는데.....” 이 ‘무심타법’은 다음날에도 통했으니, 19일에는 SK 켈리를 상대로 첫 타석 3루타를 때려낸 뒤 선취득점을 올렸다.
20일 잠실구장 경기전 훈련을 마치고 들어오던 LG 히메네스가 더그아웃의 홍보팀 이수민대리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 누나!” 과연 빠르게 말이 는다는 ‘한국어 꿈나무’. 그런데 야구장 실용회화부터 학습중인 건 맞는지? 히메네스가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LG 프런트 중 여성은 이대리 뿐이다. “귀엽다”며 함박웃음이니 잠실 누나 팬들의 ‘심쿵’을 부를 비기로서 쓰임새가 있을지도.
▶ ‘독설’의 리더십
kt의 외인투수 밴와트는 올 시즌 구속 저하로 시즌 초반 승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일 수원구장에서 밴와트의 반등 여지에 대한 질문을 받은 조범현감독은 “잘 안되면 집에 가야지”라고 엄포. ‘호랑이 사령탑’의 냉정한 으름장 속에 밴와트는 22일 한화전에서 2연패를 끊고 시즌 3승째를 추가했다. 5⅔이닝 9피안타 7실점(4자책)의 내용은 아직 조마조마하지만.
▶ 당신도 있나요? 대신 울어줄 사람
17일 잠실구장, ‘새내기 해설’ 최희섭위원(MBC스포츠플러스)이 친정팀 KIA의 더그아웃을 찾아 선수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지난 15일 서재응해설위원(SBS스포츠)과 합동은퇴식을 치렀던 최위원은 당시 후배 이범호가 더 눈물을 흘려 “내가 은퇴한 건지 헷갈렸다”며 웃었다. ‘대신 울어줬던 남자’ 이범호는 쑥스러운 얼굴로 눈물의 기억은 일단 모른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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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구단에서 한마디씩 모아 보는 ‘주간채팅창’. 5월17일부터 22일까지 들었다.
▶ 큰일 날 소리……
21일 사직구장 원정팀 더그아웃. 당시 7연승 중이던 두산의 선발투수답게 자신감이 넘치던 유희관은 ‘금기’로 여겨지는 경기 전 농담도 서슴지 않았으니, 한용덕수석코치에게 “오늘 야수 2명만 나와도 돼요”라고 너스레. 유희관은 이날 5⅓이닝 2실점으로 5승째에 성공했지만, 9피안타 4볼넷으로 매이닝 주자를 내보내면서 진땀을 흘렸다. 고맙다. 야수가 8명이나 있어줘서.
▶ 그것이 알고 싶다
19일 포항구장의 이승엽(삼성)에게 쏟아진 ‘식상한 질문’. “도대체 포항에선 어떤 비결이?” 지난해 KBO 통산 400홈런을 넘긴 이 구장에서 그는 17일 멀티히트로 통산 1900안타를 돌파했고, 18일에는 1회 3점홈런을 날렸다. “(여기서 왜 이렇게 잘 치는지) 이유라도 알면 좋을 텐데요.” 모든 걸 다 이룬 ‘국민타자’가 아직도 풀지 못한 미스터리, 포항구장의 ‘승엽사랑’이다.
▶ 너희가 ‘80년대’를 알아?
17일 고척돔 원정팀 더그아웃의 조영훈(NC)이 훈남 투수 박민석의 마스크에 보낸 극찬. “선이 굵어서 80년대 배우처럼 생기지 않았어요?” 1982년생 조영훈이 떠올리는 ‘80년대 배우’는 어떤 생김인지 알쏭달쏭하지만, 일단 1989년생 박민석은 어렸을 때 모델 활동을 했다. 그러니까 ‘90년대 아역 모델’처럼 생긴 것은 사실이다.
▶ ‘우문현답’의 정석
20일 경기전 잠실구장 넥센 더그아웃은 이날 홈팀 선발인 코프랜드(LG)가 좌타자에 약하다는 분석으로 도란도란. “오늘은 좌타자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오른손 타자 김민성에게 누군가 “직접 좌타석에서 쳐보는 건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면) 감독님한테 혼날 걸요.” 김민성은 코프랜드와 맞선 1회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우타자의 자존심을 지켰다.
▶ 코치님은 ‘츤데레’
19일 문학구장 SK 박경완 배터리코치의 제자자랑. “블로킹은 김민식이 10개팀 포수 중 최고”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지난겨울 박코치의 혹독한 ‘굴림’ 대상이었던 김민식은 정작 직접 칭찬을 들어본 적이 거의 없어 박코치의 ‘등뒤 찬사’를 전해 듣고 어리둥절. “정말요? 어제(18일) 실수를 하나 해서 방금 욕 좀 먹고 왔는데요.” 놀란 표정 속 말갛게 웃는 얼굴. ‘츤데레’ 코치는 이렇게 조련중이다.
▶ 선배입니....까?
22일 대전구장의 윤규진(한화)에게 위로가 쏟아졌다. 7년만의 선발등판이었던 전날, 6회 4-1의 리드에서 내려와 선발승 요건을 채웠지만, 박정진-송창식의 ‘필승조’가 무너지면서 안타까운 기억을 남겼다. 송창식의 미안해하는 모습이 전파를 탄 것을 두고 “선배라 아쉬운 티도 못냈겠다”는 어느 기자의 ‘실수’에 “제가... 선배입니다”라고 정정해야 했던 ‘동안투수’다. ‘노안 송창식’의 뜬금없는 1패속 또 한 번 확인하는 진리. 서열은 얼굴이 아닌 프로필로 확인하는 걸로.
▶ 씻을 때가 된 거야
17일 잠실구장에 나타난 KIA 김기태감독의 ‘꼬질꼬질한’ 행색. 면도도 안 하고 손톱도 안 깎은 채 등장한 이유는 “우리 팀이 연승을 자주 못하니깐......” 모처럼의 5연승을 악착같이 지켜내고 싶었던 사령탑의 ‘엽기적인 노력’에도 KIA는 그날 두산에 한 점 차로 패하면서 연승을 마감했다. 김감독은 다음날인 18일 깔끔하게 면도한 댄디한 모습으로 컴백.
▶ 대륙의 기상, ‘무심타법’
그동안 롯데의 ‘잘생김’만 담당하고 있던 꽃미남 내야수 김대륙이 드디어 야구로도 한몫을 해내기 시작했다. 18일 SK전에서 ‘국대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2타점 3루타와 2루타. 김광현을 이겨낸 비결을 묻자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냥 세게 치려고 했는데.....” 이 ‘무심타법’은 다음날에도 통했으니, 19일에는 SK 켈리를 상대로 첫 타석 3루타를 때려낸 뒤 선취득점을 올렸다.
이것이 "80년대 배우 얼굴.’ NC 조영훈은 자신과 닮았다는 소리를 듣는 후배 투수 박민석이 “80년대 배우같이 생겼다”고. 박민석은 어린 시절 모델을 하기도 했던 훈남 투수다. 사진=천정환 기자
▶ ‘누나팬’ 노리는 ‘히요미’?20일 잠실구장 경기전 훈련을 마치고 들어오던 LG 히메네스가 더그아웃의 홍보팀 이수민대리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 누나!” 과연 빠르게 말이 는다는 ‘한국어 꿈나무’. 그런데 야구장 실용회화부터 학습중인 건 맞는지? 히메네스가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LG 프런트 중 여성은 이대리 뿐이다. “귀엽다”며 함박웃음이니 잠실 누나 팬들의 ‘심쿵’을 부를 비기로서 쓰임새가 있을지도.
▶ ‘독설’의 리더십
kt의 외인투수 밴와트는 올 시즌 구속 저하로 시즌 초반 승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일 수원구장에서 밴와트의 반등 여지에 대한 질문을 받은 조범현감독은 “잘 안되면 집에 가야지”라고 엄포. ‘호랑이 사령탑’의 냉정한 으름장 속에 밴와트는 22일 한화전에서 2연패를 끊고 시즌 3승째를 추가했다. 5⅔이닝 9피안타 7실점(4자책)의 내용은 아직 조마조마하지만.
▶ 당신도 있나요? 대신 울어줄 사람
17일 잠실구장, ‘새내기 해설’ 최희섭위원(MBC스포츠플러스)이 친정팀 KIA의 더그아웃을 찾아 선수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지난 15일 서재응해설위원(SBS스포츠)과 합동은퇴식을 치렀던 최위원은 당시 후배 이범호가 더 눈물을 흘려 “내가 은퇴한 건지 헷갈렸다”며 웃었다. ‘대신 울어줬던 남자’ 이범호는 쑥스러운 얼굴로 눈물의 기억은 일단 모른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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