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kt 위즈 신인 투수 박세진(19)은 2016년 4월 말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26일 수원 롯데전을 앞두고 올 시즌 팀의 신인 선수 중 가장 먼저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이후 27일, 28일 이틀 연속으로 진짜 프로 데뷔를 했다.
박세진은 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세웅(21)의 친동생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형제는 대구 경북고등학교 시절부터 잠재력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2년에 걸쳐 나란히 한 팀(kt)에서 1차지명을 받을 정도. 박세진은 지난해 7월 1차지명서 kt에 이름이 불리며 계약금 2억3000만원을 받고 입단했다.
이후 구단 스프링캠프에 신인 투수로서는 유일하게 참가했다. 캠프 종료 후 3월에는 1군에 합류하지 않고 바로 익산 2군으로 이동했다. 퓨처스리그서 착실히 선발 수업을 받으며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1.93(18⅔이닝 4자책)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1차지명 선수의 호성적에 많은 기대가 모였으나 1군은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7일 ⅓이닝 1피안타 1볼넷 1실점, 28일 4이닝 7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의 기록을 남기고 1군에서의 짧은 경험을 일단 접어두게 됐다.
◆프로 데뷔전, 가장 떨렸던 무대
프로 입문 전부터 각종 대회들을 섭렵했다. 큰 대회 경험은 남 부럽지 않게 많다. 그러나 1군 데뷔 무대는 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긴장이 됐다. 박세진은 “어떤 대회들보다 훨씬 많이 떨렸다”며 첫 등판을 돌아봤다. 표정부터 ‘얼음’이 돼 있었다.
박세진이 막연하게 상상했던 데뷔전 모습은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무실점을 하는 그림.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녹록지 않다. 퓨처스리그서 상대했던 타자들과 1군에 출전하는 타자들은 무게감부터 다르다.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2군에서 하던 것처럼만 하자는 생각을 했는데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잘 안 됐다. 타자들도 느낌이 많이 다른데, 내가 긴장해서 그런지 더 힘든 것 같았다. 아직 내 공도 다 못 던지고 있고.”
그래도 퓨처스리그서 박세진을 강하게 키우고 있는 차명석·전병호 두 코치가 뒤를 받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든든하다. 두 코치는 박세진의 데뷔 경기 내용을 보고 경기 후 전화를 걸어왔다. 평소 “카운트를 빨리 잡아야 한다”고 했던 차 코치는 역시 “볼카운트만 유리하게 가면 된다”는 이야기를, 전 코치는 “밸런스는 좋았는데 공을 빨리 놓았다”며 세세하게 지적을 해주었다.
가장 배울 점이 많은 선배로 꼽는 장시환에는 박세진이 먼저 도움을 요청했다. 박세진은 경기 후 장시환에게 메시지를 보내 조언을 구했고, 장시환은 다음날(28일) 평소보다 빠르게 야구장으로 출근해 박세진을 도왔다. 박세진은 “시환이형한테 배울 점이 많다. 가르쳐주신 것도 캐치볼 할 때 적용해서 하니 느낌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사방에서 배워야 할 점이 더 많은 박세진의 목표는 장점인 완급조절을 살려 어엿한 선발투수로 거듭나는 것이다.
◆직접 보니 더 대단했던 형 박세웅
형·동생으로 많이 비교가 되지만 박세진과 박세웅은 또 많이 다르다. 박세웅이 살찌우기 프로젝트를 해야 할 정도로 호리호리한 몸매를 가진 우완투수라면, 박세진은 좀 더 살집이 있는 좌완투수다.
올해 들어 또 하나 달라진 점이 있다. 롯데의 ‘안경 에이스’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박세웅처럼 박세진도 안경을 착용했었다. 그러나 형과는 이제 ‘다른 길’을 간다. 박세진은 안경 대신 렌즈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박세진은 “차명석 코치님이 안경 쓰면 던질 때 흔들리니까 한 번 벗어보라고 하셔서 렌즈를 끼기 시작했는데 이게 편해졌다”며 “안경을 벗으니까 형과 더 안 닮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웃었다.
박세진이 롯데와의 경기를 앞두고 1군에 등록되면서 이야깃거리가 된 건 형 박세웅과의 맞대결이었다. 박세웅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직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대담한 승부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27일 경기에도 선발 등판해 kt의 강타선을 잘 막고 시즌 3승째를 거뒀다.
박세진은 상대편 더그아웃에서 형의 호투를 지켜봤다. 말 그대로 ‘한 수’를 배운 느낌. 박세진은 “형의 경기를 고등학생 때 이후로 현장에서 본 건 처음이었다. 감회가 남달랐다”고 말했다. 인터뷰 때마다 빠지지 않는 형 이야기. 형의 존재감은 그만큼 크다. 박세진은 “형이 올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이제 내가 더 잘해서 형을 뛰어넘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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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은 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세웅(21)의 친동생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형제는 대구 경북고등학교 시절부터 잠재력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2년에 걸쳐 나란히 한 팀(kt)에서 1차지명을 받을 정도. 박세진은 지난해 7월 1차지명서 kt에 이름이 불리며 계약금 2억3000만원을 받고 입단했다.
이후 구단 스프링캠프에 신인 투수로서는 유일하게 참가했다. 캠프 종료 후 3월에는 1군에 합류하지 않고 바로 익산 2군으로 이동했다. 퓨처스리그서 착실히 선발 수업을 받으며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1.93(18⅔이닝 4자책)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1차지명 선수의 호성적에 많은 기대가 모였으나 1군은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7일 ⅓이닝 1피안타 1볼넷 1실점, 28일 4이닝 7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의 기록을 남기고 1군에서의 짧은 경험을 일단 접어두게 됐다.
◆프로 데뷔전, 가장 떨렸던 무대
프로 입문 전부터 각종 대회들을 섭렵했다. 큰 대회 경험은 남 부럽지 않게 많다. 그러나 1군 데뷔 무대는 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긴장이 됐다. 박세진은 “어떤 대회들보다 훨씬 많이 떨렸다”며 첫 등판을 돌아봤다. 표정부터 ‘얼음’이 돼 있었다.
박세진이 막연하게 상상했던 데뷔전 모습은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무실점을 하는 그림.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녹록지 않다. 퓨처스리그서 상대했던 타자들과 1군에 출전하는 타자들은 무게감부터 다르다.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2군에서 하던 것처럼만 하자는 생각을 했는데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잘 안 됐다. 타자들도 느낌이 많이 다른데, 내가 긴장해서 그런지 더 힘든 것 같았다. 아직 내 공도 다 못 던지고 있고.”
그래도 퓨처스리그서 박세진을 강하게 키우고 있는 차명석·전병호 두 코치가 뒤를 받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든든하다. 두 코치는 박세진의 데뷔 경기 내용을 보고 경기 후 전화를 걸어왔다. 평소 “카운트를 빨리 잡아야 한다”고 했던 차 코치는 역시 “볼카운트만 유리하게 가면 된다”는 이야기를, 전 코치는 “밸런스는 좋았는데 공을 빨리 놓았다”며 세세하게 지적을 해주었다.
가장 배울 점이 많은 선배로 꼽는 장시환에는 박세진이 먼저 도움을 요청했다. 박세진은 경기 후 장시환에게 메시지를 보내 조언을 구했고, 장시환은 다음날(28일) 평소보다 빠르게 야구장으로 출근해 박세진을 도왔다. 박세진은 “시환이형한테 배울 점이 많다. 가르쳐주신 것도 캐치볼 할 때 적용해서 하니 느낌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사방에서 배워야 할 점이 더 많은 박세진의 목표는 장점인 완급조절을 살려 어엿한 선발투수로 거듭나는 것이다.
박세진이 지난 27일 첫 경기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고 아쉬움 속에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직접 보니 더 대단했던 형 박세웅
형·동생으로 많이 비교가 되지만 박세진과 박세웅은 또 많이 다르다. 박세웅이 살찌우기 프로젝트를 해야 할 정도로 호리호리한 몸매를 가진 우완투수라면, 박세진은 좀 더 살집이 있는 좌완투수다.
올해 들어 또 하나 달라진 점이 있다. 롯데의 ‘안경 에이스’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는 박세웅처럼 박세진도 안경을 착용했었다. 그러나 형과는 이제 ‘다른 길’을 간다. 박세진은 안경 대신 렌즈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박세진은 “차명석 코치님이 안경 쓰면 던질 때 흔들리니까 한 번 벗어보라고 하셔서 렌즈를 끼기 시작했는데 이게 편해졌다”며 “안경을 벗으니까 형과 더 안 닮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웃었다.
박세진이 롯데와의 경기를 앞두고 1군에 등록되면서 이야깃거리가 된 건 형 박세웅과의 맞대결이었다. 박세웅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직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대담한 승부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27일 경기에도 선발 등판해 kt의 강타선을 잘 막고 시즌 3승째를 거뒀다.
박세진은 상대편 더그아웃에서 형의 호투를 지켜봤다. 말 그대로 ‘한 수’를 배운 느낌. 박세진은 “형의 경기를 고등학생 때 이후로 현장에서 본 건 처음이었다. 감회가 남달랐다”고 말했다. 인터뷰 때마다 빠지지 않는 형 이야기. 형의 존재감은 그만큼 크다. 박세진은 “형이 올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이제 내가 더 잘해서 형을 뛰어넘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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