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게다가 먹방?”. 말하자면 ‘혼밥(나홀로 맛집 밥먹기) 투어’다. 요즘 뜨고 있는 1박2일 혼밥투어라. 볼 것 없이 오케이. 심지어, 여행 포인트, 일본의 심장 도쿄다. 아니, 식상한 도쿄라니 하시는 분들, 여행 하수다. 지금, 도쿄는 여행 고수들 사이엔 ‘혼밥 투어’의 성지로 자리잡고 있다.
투 플러스 소고기를 식당에서 달랑 혼자 구워 먹더라도 눈치 볼 것 없는 도쿄. 2인상이 기본인 한정식집에서 쭈삣거리던 난감함은 털어 버리자. 혀 떨리게 감미로운 초밥 한 점. 젓가락질이 춤을 추는 황홀경에 회전 초밥 접시가 수북이 쌓여가도 아까울 게 없으리. ‘
1인 문화’에 최적화되어 있는 도쿄에서 나 홀로 여행자들이 누릴 수 있는 자유는 끝이 없다. 2시간 대 짧은 비행거리와 촘촘히 뻗은 전철망은 일본어에 익숙지 않은 외국 여행자들조차 이 도시 속에 조용히 스며 들게 만든다.
◇ 만화 고독한 미식가’ 따라가는 먹방투어 41곳
우선 비행기에서 일찍 내려 갈 곳이 마땅치 않다면 건강한 삶의 현장 츠키지 시장으로 직행하자. 1억 원이 남는 참치가 경매되는 일본 최대 규모 수산시장. 새벽 일찍부터 선진화된 경매 시스템으로 전국으로 수산물이 팔려 나간다. 청결한 시설과 활기찬 상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갓 잡은 신선한 해산물과 생선으로 만든 산지 직송 초밥가게가 많아서 입도 즐겁다. 도매시장이라 가격도 저렴하다. 조금 더 잘 갖춰진 초밥집을 찾는다면 근처 스시잔마이 본점(すしざんまい 本店の店?情報)으로 가면 된다. 24시간 운영하는 맛집. 일본식 달걀말이 하나도 비교 우위에 있다.
만화의 유명세에 힘입어 일본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진 ‘고독한 미식가’. 여기 등장한 맛집 48개 중에 도쿄 맛집이 41개나 된다. 요즘 도쿄 여행의 핵심 키워드는 ‘혼밥(나홀로 맛집 밥먹기)’. 2000년 만화 ‘고독한 미식가’가 출간된 이래 만화에 등장한 식당을 찾아 다니는 미각 여행이 유행이 되고 있다. 진정한 도쿄여행의 종결은 이자카야 순례. 퇴근길 일본 샐러리맨의 단골 술집 문화를 경험해 보는 것이다 일본의 골목골목을 돌면 나타나는 이자카야는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는 동네 소주집 같은 곳. 손님의 식성과 취향을 기억해 주는 셰프의 노련함은 타인에게 속내를 털어놓지 않는 일본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휴식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본사람들의 주류 취향을 따라 해 보아도 좋을 터. 산토리 위스키에 탄산수와 레몬을 넣은 하이볼과 위스키 대신 일본식 소주를 넣은 츄하이, 매실주에 탄산수를 섞은 우메슈샤, 우롱차와 소주를 혼합한 우롱하이에 매료될지 모른다. 토리츠바키(鳥椿)는 ‘고독한 미식가’에 등장하여 널리 알려졌는데 아침 10시부터 문을 연다. 도쿄 뒷골목의 정겨운 이자카야에서 일본식 꼬치구이와 닭튀김 가라아게에 사케 한 잔을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
◇ ‘애프터 먹방’투어는 인공섬 오다이바 온천
도쿄에서 딱 한 곳을 가야 한다면, 후지TV 스튜디오 등 첨단 건물과 쇼핑센터 비너스 포트, 화려한 일루미네이션이 빛나는 오다이바로 향해 보자. 레인보우 다리와 축소판 자유의 여신상, 거대한 대관람차가 돌아가는 복합 해양공원이다. 모노레일 유리카모메를 타고 바다 위 인공섬 오다이바로 들어가는 것이 이색적. 로봇 마니아가 아니라도 18m 실물 크기 모형 건담은 도쿄 테마여행의 명소다. 주요 관광지가 밀집한 팔레트 타운에는 도요타 전시관인 메가웹과 유럽풍 쇼핑센터 비너스 포트, 게임센터 조이플러스가 자리잡고 있다. 자동차 복합문화공간인 메가웹, 국제박람회장인 빅 사이트 외에도 쇼핑, 카페, 레스토랑도 차고 넘친다. 방점은 온천 테마파크 오오에도 온천. 유카타를 입고 에도시대 분위기 속에 온천욕을 즐기며 피로를 풀면 된다.
번화한 도쿄의 풍경을 뒤로 하고 장난감 전철처럼 앙증맞은 도쿄 노면 전차를 타보는 것도 이색적이다. 잃어버린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운치 있다. 아라카와와 세타가야 노면 전차 노선은 일상의 풍경을 다른 시각에서 보게 해주는 타임머신. 선로 주변의 고즈넉한 주택가 풍경과 전차 창으로 훤히 들여다보이는 기관사의 일하는 모습은 뭔가 따뜻하면서 익숙하다. 첨단 기술로 지어진 도쿄의 고층 빌딩과 세련된 패션 피플들 사이에서 덜컹거리며 다가오는 노면전차는 신기한 과거로의 회귀, 데자뷰의 아련함을 선사한다.
▶▶ 도쿄 혼밥투어 즐기는 Tip = 여행박사가 직원 10명을 도쿄 원정대로 급파해 최신 도쿄여행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젊음, 도쿄를 동경하다’ 프로젝트는 상세한 블로그 포스팅 외에도 현장감 넘치는 동영상으로 도쿄 맛집, 쇼핑, 나이트라이프, 노면전차가 있는 풍경을 전한다. 도쿄 여행자라면 꼭 참고해야 할 필수 아이템. 대한항공으로 가는 2박3일 자유여행이 직장인에게 편리한 토, 일 출발 스케줄이라 호응이 좋다. 김포-하네다공항 구간으로 도심 접근이 빠르며 가격대가 다양한 호텔과 숙소를 함께 예약할 수 있다. 최저가 41만3000원부터(1인 총액요금 기준). 문의 (070)7017-7007
* 취재협조 : 일본관광청, 일본정부관광청(JNTO)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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