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숫자는 참 솔직하다. 김신욱(울산)이 최근 4경기에서 4골을 넣은 기록만으로 ‘상승세’란 걸 일러준다. 만약 같은 기간 같은 팀 동료 코바가 4경기 연속 포인트를 올렸다면 둘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숫자의 위력이다.
정규리그 막바지 코바와 김신욱의 ‘케미’가 심상치 않다. 둘은 1988년생 동갑(생일은 김신욱이 2달 빠르다), 공격수란 것 외에는 공통점이 없다. 코바가 지난 7월 9일 입단했고, 김신욱이 8월 초 열흘 넘게 동아시안컵에 다녀와 발을 맞춘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선수들처럼 장단이 잘 맞는다. 김신욱은 “코바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한다”고까지 공개적으로 애정 공세를 퍼부었다.
오스트리아에서 건너온 코바와 울산에만 머문 김신욱은 27년이란 시간 동안 서로를 모른 채 지냈지만, ‘꾼’끼리는 금세 통했다. 그들을 연결한 건 단 하나, 실력이다.
코바는 윤정환 감독의 평가대로 체력과 스피드를 겸하며 영리함까지 갖춘 덕에 빠르게 울산에 녹아들었다. ‘한국형 외인’으로 불리는 스테보, 에스티벤(전 울산, 제주), 리웨이펑(전 수원) 등과 마찬가지로 성실함이 돋보였다. 윤정환 감독은 “오른쪽에 비해 왼쪽 (공격이)많이 죽었다. 코바가 들어온 이후 왼쪽도 활발하게 공격이 이뤄지면서 상대방이 막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만족했다.
코바와 김신욱은 9월 9일 울산 문수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전부터 포인트를 합작했다. 전반 37분, 코바가 좌측면에서 수비수를 벗긴 뒤 배달한 공을 김신욱이 문전 앞에서 발리킥으로 연결했다. 열흘 뒤 같은 장소에서 만난 또 다른 전라남도팀 전남을 상대로도 일냈다. 2-2 상황이던 후반 19분, 이번에는 코바가 김신욱의 ‘명품’ 이마에 공을 정확히 배달했다.
김신욱이 8월 29일 광주전부터 전북, 제주, 전남을 거치며 경기당 1골에 달하는 4골을 터뜨릴 때, 코바는 4경기 연속 도움 및 전북전 쐐기골 포함 5포인트를 남겼다. 그리고 김신욱이 득점한 최근 2경기에서 코바는 모두 김신욱의 골을 도왔다.
전남전 하루 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공격 루트가 불분명했다. 크로스가 안 좋았다”라고 여름 내내 울산의 화력이 약했던 이유를 설명했던 김신욱은, “선수들이 내 움직임을 읽고 있다. 이 타이밍에 내가 어디로 들어갈지 이제 안다”고 했다. 그 ‘타이밍’을 정확히 꿰뚫은 새 콤비 코바에 대해선 “크로스 공격이 많은 유럽에서 축구를 하다 보니까 어디로 가야 공격이 유리한지 아는 것 같다. 이미 유럽에서 (이런 형태의 공격을)해본 것 같다”고 흡족했다.
코바도 자신의 도움 능력을 돋보이게 하는 새 파트너가 마음에 드는 눈치다. “유럽에서 김신욱 만한 수비수는 상대했어도 그만한 공격수와 호흡을 맞춘 것은 처음”이라고 너스레를 떤 코바는, “신욱은 볼 키핑, 헤딩, 체력 모두 좋은 선수다. 그러다 보니 호흡이 아주 잘 맞는다”고 웃었다.
김신욱은 생애 첫 K리그 득점상까지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다. 31라운드 현재 서울의 아드리아노와 13골로 동률이다. 경기 출전수가 더 많아 2위에 랭크한 상황이지만, 스플릿 A와 B팀의 전력차와 최근 득점 기세를 고려할 때 득점상 수상 가능성은 다분하다.
그의 팀 울산은 전남전 결과와는 관계없이 스플릿 B 진입을 확정했다. 하지만 아직 FA컵이라는 맛좋은 당근이 남아 시즌을 포기할 수 없다. 4강에 진출해 24일 조 추첨식을 앞둔 울산은 서울, 인천, 전남 중 한 팀과 결승행을 놓고 다툰다. 상대가 누가 되었던 3팀 중 2팀과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잡는다.
코바는 두 목표 달성에 중책을 맡았다. 울산의 최전성기였던 2013년, 김신욱의 이마를 향해 택배를 배달하던 한상운처럼.
[yoonjinman@maekyung.com]
정규리그 막바지 코바와 김신욱의 ‘케미’가 심상치 않다. 둘은 1988년생 동갑(생일은 김신욱이 2달 빠르다), 공격수란 것 외에는 공통점이 없다. 코바가 지난 7월 9일 입단했고, 김신욱이 8월 초 열흘 넘게 동아시안컵에 다녀와 발을 맞춘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선수들처럼 장단이 잘 맞는다. 김신욱은 “코바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한다”고까지 공개적으로 애정 공세를 퍼부었다.
오스트리아에서 건너온 코바와 울산에만 머문 김신욱은 27년이란 시간 동안 서로를 모른 채 지냈지만, ‘꾼’끼리는 금세 통했다. 그들을 연결한 건 단 하나, 실력이다.
코바는 윤정환 감독의 평가대로 체력과 스피드를 겸하며 영리함까지 갖춘 덕에 빠르게 울산에 녹아들었다. ‘한국형 외인’으로 불리는 스테보, 에스티벤(전 울산, 제주), 리웨이펑(전 수원) 등과 마찬가지로 성실함이 돋보였다. 윤정환 감독은 “오른쪽에 비해 왼쪽 (공격이)많이 죽었다. 코바가 들어온 이후 왼쪽도 활발하게 공격이 이뤄지면서 상대방이 막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만족했다.
코바와 김신욱은 9월 9일 울산 문수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전부터 포인트를 합작했다. 전반 37분, 코바가 좌측면에서 수비수를 벗긴 뒤 배달한 공을 김신욱이 문전 앞에서 발리킥으로 연결했다. 열흘 뒤 같은 장소에서 만난 또 다른 전라남도팀 전남을 상대로도 일냈다. 2-2 상황이던 후반 19분, 이번에는 코바가 김신욱의 ‘명품’ 이마에 공을 정확히 배달했다.
김신욱이 8월 29일 광주전부터 전북, 제주, 전남을 거치며 경기당 1골에 달하는 4골을 터뜨릴 때, 코바는 4경기 연속 도움 및 전북전 쐐기골 포함 5포인트를 남겼다. 그리고 김신욱이 득점한 최근 2경기에서 코바는 모두 김신욱의 골을 도왔다.
"달려라, 코바" 열심히 오래 달리는 선수만큼 무서운 게 또 있을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전남전 하루 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공격 루트가 불분명했다. 크로스가 안 좋았다”라고 여름 내내 울산의 화력이 약했던 이유를 설명했던 김신욱은, “선수들이 내 움직임을 읽고 있다. 이 타이밍에 내가 어디로 들어갈지 이제 안다”고 했다. 그 ‘타이밍’을 정확히 꿰뚫은 새 콤비 코바에 대해선 “크로스 공격이 많은 유럽에서 축구를 하다 보니까 어디로 가야 공격이 유리한지 아는 것 같다. 이미 유럽에서 (이런 형태의 공격을)해본 것 같다”고 흡족했다.
코바도 자신의 도움 능력을 돋보이게 하는 새 파트너가 마음에 드는 눈치다. “유럽에서 김신욱 만한 수비수는 상대했어도 그만한 공격수와 호흡을 맞춘 것은 처음”이라고 너스레를 떤 코바는, “신욱은 볼 키핑, 헤딩, 체력 모두 좋은 선수다. 그러다 보니 호흡이 아주 잘 맞는다”고 웃었다.
김신욱은 생애 첫 K리그 득점상까지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다. 31라운드 현재 서울의 아드리아노와 13골로 동률이다. 경기 출전수가 더 많아 2위에 랭크한 상황이지만, 스플릿 A와 B팀의 전력차와 최근 득점 기세를 고려할 때 득점상 수상 가능성은 다분하다.
그의 팀 울산은 전남전 결과와는 관계없이 스플릿 B 진입을 확정했다. 하지만 아직 FA컵이라는 맛좋은 당근이 남아 시즌을 포기할 수 없다. 4강에 진출해 24일 조 추첨식을 앞둔 울산은 서울, 인천, 전남 중 한 팀과 결승행을 놓고 다툰다. 상대가 누가 되었던 3팀 중 2팀과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잡는다.
코바는 두 목표 달성에 중책을 맡았다. 울산의 최전성기였던 2013년, 김신욱의 이마를 향해 택배를 배달하던 한상운처럼.
[yoonjinma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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