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후쿠오카) 이상철 기자] 지난 21일 이대호(소프트뱅크)가 쓴 모자 안쪽에는 특별한 게 있었다. 평소 그의 모자에는 등번호를 상징하는 ‘No.10’과 사랑하는 아내 신혜정 씨와 딸 이효린 양의 이니셜을 딴 ‘H♡H’가 새겨져있다.
이날은 한 가지가 더 새겨져 있었다. 밝게 웃고 있는 사람의 얼굴 모양이었다. 친숙한 그림이었다. 이대호가 평소 팬에게 나눠주는 사인볼에 그려주는 그 그림이었다. 왠지 그려보고 싶었다. 그리고 직접 펜을 들어 그림을 그렸다.
그 그림은 팬과의 약속이다. ‘함께 웃어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이대호는 “항상 웃으면서 하자고 그 마음을 담아 사인볼에 그려주던 그림이었다. 공이 아니라 모자에는 그린 적이 없었다. 원래 안 그랬는데 오늘따라 그려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대호가 그 모자를 쓸 일은 거의 없었다. 이대호는 이날도 지명타자로 뛰었다. 경기 전 두 명의 팬에게 사인볼을 주고 기념사진을 촬영할 때나 썼다. 타석에 설 때는 모자가 아닌 헬멧을 착용한다. 수훈선수로 뽑힌 뒤 ‘매의 제전’ 이벤트의 날을 맞아 우치카와 세이치와 반 바퀴씩을 돌며 팬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할 때나 머리 위에 올렸다.
그런데 묘하게 이대호는 이날 홈런을 쳤다. 4회 파울 홈런을 치기도 했지만 다음 타석인 6회에 백스크린을 맞히는 큼지막한 진짜 홈런을 날렸다. 시즌 20번째 아치였다.
이대호는 “내가 지명타자라 이 모자를 쓸 일이 있겠나. 헬멧이나 쓰지”라면서 일본 취재진의 배꼽을 잡았다. 이어 그는 “오늘 한 번 그리고 싶어 그렸는데 (신기하게)홈런을 날렸다”라고 덧붙였다. 그림과 홈런이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지만 묘한 감정이 드는 셈. 때문에 더욱 기쁠 따름이다.
한편, 이대호의 컨디션은 최상이다. 전반기 막바지 좋은 감을 유지한 데다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푹 쉬었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올스타전에 초대됐던 그로선 첫 휴식이었다. 별들의 잔치에 참가하기보다 쉬었던 게 더 좋았을 정도다.
그리고 훈련도 열심히 했다. 기본기는 물론 밀어치기 등 타격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효과가 나타난 것. 이날 그의 타구도 질이 좋았다. 백스크린 홈런을 쳤다는 것도 그의 몸 상태를 가늠할 척도다.
이대호는 “앞서 우치카와가 적시타를 때려 보다 여유를 갖고 타석에 섰다. 딱히 상대 투수의 구종을 노린 건 아니었다. 백스크린 홈런을 치려면 타격 자세에서 좋은 균형을 잡아야 가능한 건데 기분이 좋다”라고 밝혔다.
이대호는 “더위가 찾아와 체력 관리에 신경 써야 하지만 지명타자인 나는 동료보다 한결 더 나은 편이다. 잘 쉬고 열심히 노력하니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는 것 같다. 오늘 팀이 이긴 데다 홈런까지 쳤다. 앞으로 아프지 않고 꾸준하게 경기를 뛴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겠냐”라고 웃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날은 한 가지가 더 새겨져 있었다. 밝게 웃고 있는 사람의 얼굴 모양이었다. 친숙한 그림이었다. 이대호가 평소 팬에게 나눠주는 사인볼에 그려주는 그 그림이었다. 왠지 그려보고 싶었다. 그리고 직접 펜을 들어 그림을 그렸다.
그 그림은 팬과의 약속이다. ‘함께 웃어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이대호는 “항상 웃으면서 하자고 그 마음을 담아 사인볼에 그려주던 그림이었다. 공이 아니라 모자에는 그린 적이 없었다. 원래 안 그랬는데 오늘따라 그려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대호가 그 모자를 쓸 일은 거의 없었다. 이대호는 이날도 지명타자로 뛰었다. 경기 전 두 명의 팬에게 사인볼을 주고 기념사진을 촬영할 때나 썼다. 타석에 설 때는 모자가 아닌 헬멧을 착용한다. 수훈선수로 뽑힌 뒤 ‘매의 제전’ 이벤트의 날을 맞아 우치카와 세이치와 반 바퀴씩을 돌며 팬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할 때나 머리 위에 올렸다.
그런데 묘하게 이대호는 이날 홈런을 쳤다. 4회 파울 홈런을 치기도 했지만 다음 타석인 6회에 백스크린을 맞히는 큼지막한 진짜 홈런을 날렸다. 시즌 20번째 아치였다.
이대호는 “내가 지명타자라 이 모자를 쓸 일이 있겠나. 헬멧이나 쓰지”라면서 일본 취재진의 배꼽을 잡았다. 이어 그는 “오늘 한 번 그리고 싶어 그렸는데 (신기하게)홈런을 날렸다”라고 덧붙였다. 그림과 홈런이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지만 묘한 감정이 드는 셈. 때문에 더욱 기쁠 따름이다.
한편, 이대호의 컨디션은 최상이다. 전반기 막바지 좋은 감을 유지한 데다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푹 쉬었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올스타전에 초대됐던 그로선 첫 휴식이었다. 별들의 잔치에 참가하기보다 쉬었던 게 더 좋았을 정도다.
그리고 훈련도 열심히 했다. 기본기는 물론 밀어치기 등 타격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효과가 나타난 것. 이날 그의 타구도 질이 좋았다. 백스크린 홈런을 쳤다는 것도 그의 몸 상태를 가늠할 척도다.
이대호는 “앞서 우치카와가 적시타를 때려 보다 여유를 갖고 타석에 섰다. 딱히 상대 투수의 구종을 노린 건 아니었다. 백스크린 홈런을 치려면 타격 자세에서 좋은 균형을 잡아야 가능한 건데 기분이 좋다”라고 밝혔다.
이대호는 “더위가 찾아와 체력 관리에 신경 써야 하지만 지명타자인 나는 동료보다 한결 더 나은 편이다. 잘 쉬고 열심히 노력하니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는 것 같다. 오늘 팀이 이긴 데다 홈런까지 쳤다. 앞으로 아프지 않고 꾸준하게 경기를 뛴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겠냐”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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