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괴물’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빠진 세계 남자 육상 100m를 지배하고 있는 저스틴 게이틀린(33·미국)이 다시 한번 광속 질주를 펼쳤다.
게이틀린은 10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75를 기록하며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게이틀린과 함께 ‘볼트 대항마’로 손꼽히는 아사파 파월(자메이카)과 타이슨 게이(미국)는 9초92를 적어냈다. 둘은 100분의 1초까지 결과가 같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파월이 조금 앞선 것으로 판명돼 2위를 차지했다.
게이틀린은 올 시즌 미친 존재감으로 100m를 지배하고 있다. 올 시즌 남자 100m 최고기록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자신의 두 다리로 작성했다. 시즌 최고 기록은 9초74. 이 뿐만이 아니다. 게이틀린은 남자 200m 종목에서도 시즌 최고기록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자신의 이름으로 채워넣었다. ‘볼트 대항마’중 확실한 선두로 나선 것.
‘역대 최고 스프린터’로 꼽히는 볼트는 남자 100m(9초58)와 200m(19초19) 세계 기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부상에서 좀처럼 회복되지 못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볼트는 지난 4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이벤트성 경기 마노 아 마노 챌린지(Mano a Mano Challenge·손에 손잡고라는 의미)에 출전해 비가 내리는 악조건에서 10초12로 우승한 뒤 아직 공식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볼트와 대항마 3인방의 맞대결은 오는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이 될 전망이다. 게이틀린은 “다음 주 모나코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한 뒤 미국으로 돌아가 8월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번 대회와 모나코 대회는 일종의 ‘준결승전’이다. 올해 내 결승전은 베이징에서 열린다”고 볼트와의 맞대결에서 이기겠다는 열망을 드러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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