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로 날아간 야구공…싱겁게 끝난 투수전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27일 프로야구 종합)
투수전으로 물든 27일 KBO리그 5경기. 접전 없는 싱거운 경기들이 펼쳐진 이날, 경기 막판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마산구장이었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서 일촉즉발의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말다툼으로 번진 이날 벤치클리어링은 야구공 하나가 NC 선발투수 에릭 해커에게 날아가면서 걷잡을 수 없이 격렬해졌다.
상황은 NC가 7-1로 크게 앞선 7회초 벌어졌다. 두산 오재원 타석 때 투수 해커가 1루 땅볼을 유도한 뒤 직접 토스를 받아 1루 베이스를 밟았다. 여기까진 아무 일이 없었다.
이후 해커가 오재원을 향해 무언가 몇 마디를 툭 던졌다. 정확히 어떤 말을 했는지 밝혀지진 않았으나 이에 앞서 해커의 투구 때 타석에서 빠진 오재원의 행동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풀이된다. 발끈한 오재원이 흥분하며 맞섰다. 곧바로 이어진 밴치클리어링.
그 순간 야구공 하나가 해커를 향해 날아갔다. 놀란 해커는 다행히 야구공을 피했다. 이후 양 팀 선수들은 극도로 흥분해 몸싸움을 벌였다. 심각한 주먹다짐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최근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험악한 분위기의 밴치클리어링이었다. 야구공을 던진 장민석이 퇴장을 당하면서 상황은 일단락 됐다.
해커는 최금강으로 교체됐고 경기는 7-1, 그대로 끝났다. 창단 첫 7연승에 선두 탈환. 해커는 이날 6⅓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를 챙기고도 웃을 수 없었다. NC는 김종호가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전날 3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에릭 테임즈도 4타수 2안타로 화끈한 타격감을 이어갔다. 반면 두산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는 5⅔이닝 7실점(6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인천 문학구장에서는 SK 와이번스의 에이스 김광현이 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팀의 6-0 완승을 이끌었다. 김광현은 시즌 6승을 챙겼고, SK는 5연패 사슬을 끊었다. 박정권은 시즌 5호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 반면 3연승이 끊긴 롯데는 소득 없는 6안타 빈공으로 영봉패를 당했다.

잠실구장에서는 LG 트윈스가 kt 위즈를 8-1로 꺾고 2연승을 달성했다. 약 한 달 만에 거둔 위닝시리즈(3연전 기준). LG 선발투수 우규민은 6이닝 1실점 호투로 복귀 3경기 만에 첫 승을 달성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불펜은 무실점 완벽투. 투수전의 압승이었다. LG 잭 한나한과 박용택은 나란히 2타수 1안타를 기록했으나 동점과 역전 타점을 올린 결정적 한 방을 터뜨리고 영맨들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한화 이글스는 대전 홈에서 역시 역전의 명수였다. 1-3으로 뒤진 5회말 4-3으로 재역전에 성공한 뒤 7회 3점, 8회 1점을 보태는 뒷심으로 8-4로 이겨 KIA 타이거즈에 설욕전을 펼쳤다.
이날 최고의 화제는 선발투수 맞대결. 한화 배영수와 KIA 김병현의 한 판 승부였다. 결과는 배영수의 판정승. 배영수는 5이닝 4피안타 4사사구 3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3승(2패)을 챙겼고, 김병현은 5이닝 8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첫 패를 당했다. 둘의 맞대결은 무려 774일만이었다.
넥센 히어로즈도 대구 원정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13-4로 대승을 거두며 전날의 영봉패를 설욕했다. 넥센은 박병호가 장원삼을 상대로 시즌 12호 아치를 그리는 등 5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엄청난 화력을 뿜었다. 선발 전원 안타가 터진 장단 17안타 폭격. 넥센 선발투수 한현희는 5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6승(2패)을 챙겼고, 삼성 선발투수 장원삼은 3이닝 동안 홈런 2개를 얻어맞으며 6실점 부진투로 시즌 5패(4승)째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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