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홈런 6실점’ 장원삼의 백발백중 호랑이 사냥 ‘끝’

[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장원삼(삼성)은 ‘호랑이 사냥꾼’이다. KIA전에 등판하면, 자연스레 승리투수라는 전리품이 따라왔다. 2011년 7워 26일 이후 7번 등판에서 7승을 챙겼다. 삼성에게 ‘장원삼 선발 카드’는 KIA전 필승 공식이었다.
KIA로선 가장 싫은 투수일 것이다. 지난해 5월 17일에는 장원삼을 상대로 5점을 뽑았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선발 맞대결을 벌였던 송은범이 9실점(8자책)을 하며 3회도 못 버텼다. KIA가 장원삼에게 패전의 멍에를 씌운 건 2010년 8월 31일이 마지막이었다. 3연전 스윕의 치욕을 당하지 않으려면, 5년 만에 장원삼을 울려야 했던 KIA다.
그런데 난공불락의 대상이 아니었다. 알프레도 피가로(10일 6이닝 3실점), 차우찬(11일 7이닝 2실점)과 다르게 장원삼의 공은 충분히 칠 수 있었다. 3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안타를 기록하며 찬스를 만들었다.
시원스런 홈런도 빵빵 터졌다. 2회 최용규가 2154일 만에 홈런을 치며 선취점을 올리더니 2-3으로 쫓던 5회 김주찬의 2점 홈런에 힘입어 승부를 뒤집었다. 그리고 6회에도 김다원이 무사 1루에서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2점 홈런을 때렸다. 이를 악문 KIA 타자들은 장원삼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속구 등 장원삼의 다양한 구종을 공략했다.
장원삼은 6회까지 마운드에 있었다. 그러나 실점만 무려 6점이었다. 삼성 선발진의 퀄리티스타트 행진은 장원삼에 의해 9경기에서 멈췄다.
타선도 박석민의 원맨쇼 외에 침묵하며 장원삼을 돕지 못했다. 특히, 4-6으로 쫓던 6회 2사 만루 기회서 진갑용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장원삼은 104개의 공을 던진 뒤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갔다. 승리투수 요건은 날아갔다. 오히려 패전투수 위기에 몰렸다. 더 이상 장원삼의 호랑이 사냥은 ‘백발백중’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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