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여느 때보다 추운 겨울이다. 프로축구 경남 FC의 구단주인 홍준표 경상남도 도지사의 폭탄 발언으로 K리그에 또 다시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경남이 창단 이래 첫 2부리그 강등된 가운데 홍준표 구단주는 최악의 경우 팀을 해체하겠다고 나섰다.
잠재됐던 폭탄임은 분명하다. 정치적인 논리로 창단된 시,도민구단은 기업구단보다 재정적 어려움이 컸다. 승강 제도가 도입되면서 시,도민구단이 2부리그 강등 시 팀이 해체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 가운데 공식적인 언급을 한 홍준표 구단주다. 홍준표 구단주는 지난 8일 간부회의에서 특별 감사를 실시해 경남의 존속 및 해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첫 발언은 아니다. 지난 2일 개인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2부리그 강등 시 해체 절차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론화를 하면서 파장이 크다.
그러면서 홍준표 구단주의 불도저식 행동에 대한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당장 경남을 비롯한 축구팬의 성토가 크다. 축구의 가치와 본질을 무시한 채, 축구도 잘 모르는 ‘정치인 구단주’의 손에 또 다시 놀아난다는 것이다.
당장 경남이 탄생한 결정적인 배경인 ‘도민’을 무시했다. 경남의 주인은 홍준표 구단주지만 진정한 주인은 도민이다. 경남은 2005년 12월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에서 창단 승인을 받으며 K리그의 14번째 구단으로 탄생했다.
무려 4만여명이 도민주 공모에 참여했다. 당시 박창식 대표는 “도민구 공모 과정에서 4만여 도민들이 보여준 뜨거운 축구사랑이 창단에 가장 큰 힘이 됐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9시즌 동안 경남이 존재한 이유도 애정을 가져온 도민 때문이다.
9년 전 경남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4만여명 가운데 홍준표 구단주는 없었다. 그가 경남과 인연을 맺은 건 2년이 채 안 된다. 경남도지사 재보궐선거에 당선된 게 지난 2012년 12월 19일이었다. 그가 발품을 팔아 스폰서 유치에 힘을 쏟았다고 하나, 구단주라는 높은 자리에 있다고 개인 의사로 팀 해제를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번 폭탄 발언에 진정한 주인인 경남 팬과 도민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전혀 프로답지 않은 일 처리다.
홍준표 구단주는 “프로는 과정이 필요 없다. 결과만이 중요하다”라는 발언을 했다. 물론, 프로는 책임을 져야 하고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철저히 결과에만 집착하는 것도 아니다. 때론 내용이 중요하다. 내용이 알차야 스토리텔링이 가능하고 팀의 가치와 홍보 효과도 커지기 마련이다. 홍준표 구단주는 지난 3월 시즌 출정식에서 “축구는 잘 모르나 무조건 이기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단 프로라면 재미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9개월 만에 말을 바꿨다.
홍준표 구단주는 130억원의 예산을 쓴 데 비해 효과가 없어 존속 명분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당장 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스폰서 유치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지만 지난 2년간 먼저 강등된 광주 FC, 대전 시티즌, 대구 FC, 강원 FC 모두 이겨나가고 있다. 줄어든 살림 속에 군살을 뺐다. 그 속에서 대전과 광주는 올해 1부리그로 다시 올라가면서 감동의 드라마를 썼다. 대전과 광주라는 브랜드 가치는 더욱 빛났다.
K리그에 승강 제도가 도입된 지 3시즌을 마쳤다. 누가 됐든 내려가는 팀이 있고, 올라가는 팀이 있다. 3번을 경험했으나 강등의 아픔은 쓰라리다. 담담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1부리그와 2부리그는 큰 차이다. ‘삶’이 확 바뀐다. 냉정히 말해 승강 문화도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한 축구인은 “시간이 오래 지나지 않은 만큼 승강 제도가 뿌리가 내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게 끝은 아니다.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
물론, 홍준표 구단주가 무조건 팀을 해체하겠다고 하지는 않았다. 특별 감사를 통해 팀의 존속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2부리그로 강등된 경남에 대한 운영과 관련해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고, 그 가운데 최악의 경우 팀 해체까지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폭탄 발언은 과했으며 경솔했다. 또한,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경남 홈페이지에는 이런 글이 적혀있다. “축구를 사랑하고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는 팬과 도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경남 FC는 지난해 기업구단과의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았습니다. 이는 모두 경남 FC를 가족처럼 사랑해 주시는 팬과 도민 여러분의 응원 덕분이었습니다. 나아가 팬과 도민 여러분이 항상 자랑스러워하는 지역을 대표하는 구단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홍준표 구단주의 인사말이다. 경남 팬과 도민이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구단을 하루아침에 독단적으로 없앨 수 있다는 생각이 온당한 지는 의문이다.
[rok1954@maekyung.com]
잠재됐던 폭탄임은 분명하다. 정치적인 논리로 창단된 시,도민구단은 기업구단보다 재정적 어려움이 컸다. 승강 제도가 도입되면서 시,도민구단이 2부리그 강등 시 팀이 해체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 가운데 공식적인 언급을 한 홍준표 구단주다. 홍준표 구단주는 지난 8일 간부회의에서 특별 감사를 실시해 경남의 존속 및 해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첫 발언은 아니다. 지난 2일 개인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2부리그 강등 시 해체 절차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론화를 하면서 파장이 크다.
그러면서 홍준표 구단주의 불도저식 행동에 대한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당장 경남을 비롯한 축구팬의 성토가 크다. 축구의 가치와 본질을 무시한 채, 축구도 잘 모르는 ‘정치인 구단주’의 손에 또 다시 놀아난다는 것이다.
당장 경남이 탄생한 결정적인 배경인 ‘도민’을 무시했다. 경남의 주인은 홍준표 구단주지만 진정한 주인은 도민이다. 경남은 2005년 12월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에서 창단 승인을 받으며 K리그의 14번째 구단으로 탄생했다.
무려 4만여명이 도민주 공모에 참여했다. 당시 박창식 대표는 “도민구 공모 과정에서 4만여 도민들이 보여준 뜨거운 축구사랑이 창단에 가장 큰 힘이 됐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9시즌 동안 경남이 존재한 이유도 애정을 가져온 도민 때문이다.
9년 전 경남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4만여명 가운데 홍준표 구단주는 없었다. 그가 경남과 인연을 맺은 건 2년이 채 안 된다. 경남도지사 재보궐선거에 당선된 게 지난 2012년 12월 19일이었다. 그가 발품을 팔아 스폰서 유치에 힘을 쏟았다고 하나, 구단주라는 높은 자리에 있다고 개인 의사로 팀 해제를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번 폭탄 발언에 진정한 주인인 경남 팬과 도민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전혀 프로답지 않은 일 처리다.
홍준표 구단주는 “프로는 과정이 필요 없다. 결과만이 중요하다”라는 발언을 했다. 물론, 프로는 책임을 져야 하고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철저히 결과에만 집착하는 것도 아니다. 때론 내용이 중요하다. 내용이 알차야 스토리텔링이 가능하고 팀의 가치와 홍보 효과도 커지기 마련이다. 홍준표 구단주는 지난 3월 시즌 출정식에서 “축구는 잘 모르나 무조건 이기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단 프로라면 재미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9개월 만에 말을 바꿨다.
홍준표 구단주는 130억원의 예산을 쓴 데 비해 효과가 없어 존속 명분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당장 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스폰서 유치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지만 지난 2년간 먼저 강등된 광주 FC, 대전 시티즌, 대구 FC, 강원 FC 모두 이겨나가고 있다. 줄어든 살림 속에 군살을 뺐다. 그 속에서 대전과 광주는 올해 1부리그로 다시 올라가면서 감동의 드라마를 썼다. 대전과 광주라는 브랜드 가치는 더욱 빛났다.
K리그에 승강 제도가 도입된 지 3시즌을 마쳤다. 누가 됐든 내려가는 팀이 있고, 올라가는 팀이 있다. 3번을 경험했으나 강등의 아픔은 쓰라리다. 담담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1부리그와 2부리그는 큰 차이다. ‘삶’이 확 바뀐다. 냉정히 말해 승강 문화도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한 축구인은 “시간이 오래 지나지 않은 만큼 승강 제도가 뿌리가 내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게 끝은 아니다.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
물론, 홍준표 구단주가 무조건 팀을 해체하겠다고 하지는 않았다. 특별 감사를 통해 팀의 존속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2부리그로 강등된 경남에 대한 운영과 관련해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고, 그 가운데 최악의 경우 팀 해체까지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폭탄 발언은 과했으며 경솔했다. 또한,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경남 홈페이지에는 이런 글이 적혀있다. “축구를 사랑하고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는 팬과 도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경남 FC는 지난해 기업구단과의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았습니다. 이는 모두 경남 FC를 가족처럼 사랑해 주시는 팬과 도민 여러분의 응원 덕분이었습니다. 나아가 팬과 도민 여러분이 항상 자랑스러워하는 지역을 대표하는 구단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홍준표 구단주의 인사말이다. 경남 팬과 도민이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구단을 하루아침에 독단적으로 없앨 수 있다는 생각이 온당한 지는 의문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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