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양현종(26)의 포스팅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애초에 포스팅 허용여부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었던 KIA가 150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응찰하지 않았다는 것이 결론. KIA의 결정은 당연한 권리행사다. 하지만 그 막전막후에는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이 꽤 있다.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고, 에이스의 자존심은 상처 투성이가 됐다.
▲ 양현종은 자신의 입장만을 고수하지 않았다
KIA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현종의 MLB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KIA는 “지난 22일 KBO로부터 받은 포스팅 결과가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에 걸맞은 응찰액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당 결정의 이유를 밝혔다.
KIA는 금액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양현종의 포스팅 금액은 150만 달러 수준이다. 분명 예상치를 밑도는 금액이었기에 양측의 고민이 생겼다. KIA의 입장에서는 양현종을 잔류 시킬만한 명분이 있는 금액. 하지만 앞서 200만 달러의 포스팅금액을 수용한 김광현 포스팅의 SK의 대승적 선택이라는 전례가 걸렸다. 거기에 팀 에이스인 양현종의 심리적인 박탈감도 다독여야 했고, 앞선 윤석민 포스팅 사례의 부정적 여론도 고려해야 했다.
결국 23일 1차면담서 KIA는 양현종의 의사를 타진하며 재고를 요청했고 24일 2차면담서는 확실하게 잔류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양현종이 재차 진출 의지만을 내세운 것으로 KIA를 통해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로 양현종은 처음 구단에 진출의사를 밝힌 이후 23일 만남서 “일방적으로 진출의사만을 고집하지 않겠다. 연봉 협상에서 합리적인 금액을 제시받지 못할 경우 KIA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KIA가 내세운 자존심에 흠집이 날만한 대우를 받을 경우 더 이상 진출에 대한 뜻을 내세우지 않겠다는 의사였다. KIA역시 양현종의 의견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양현종은 1차 면담 직후 측근에게 진출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것은 양현종의 오해였다. KIA는 24일 입장을 바꿔 보다 강하게 잔류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KIA가 내세운 것은 ‘진출을 허락할 수 있는 명분을 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양현종 측은 2차면담서 “메이저리그 보장계약과 선발 도전권에 대한 단장급 인사의 확답을 받겠다”는 진출의 조건을 내세웠다. 만약 해당 약속을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연봉협상 자체를 시도하지 않고 복귀하겠다는 뜻이었다.
‘메이저 보장 계약’ 혹은 ‘마이너 강등 거부권’은 결코 이끌어내기 쉽지 않은 계약 조건이다. 양현종 측이 상당한 부담을 감수한 셈이다. 해당 계약을 이끌어낸다면 ‘메이저 도전’이라는 명분은 충분했다. 결코 헐값에 자존심을 버려가며 진출하는 것만은 아닌셈이었다.
동시에 포스팅 최고액을 써낸 구단은 양현종에게 해당 조건을 허락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강하게 선수를 원했다는 것이 양현종 측의 전언이다.
그렇지만 KIA는 수정된 양현종의 입장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기밀을 지켰다. 동시에 KIA는 포스팅 금액을 받은 이후 계속해서 양현종과 양현종 측에 구단과의 면담 과정 내용이나 선수의 입장을 알리지 않기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KIA는 “양현종이 구단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했지만 동일하게 진출에 대한 뜻을 밝혔다”는 정도의 입장만을 외부를 통해 밝혔다. 동시에 150만 달러라는 포스팅금액도 밝히지 않으면서 양현종에게는 ‘응찰 가능성’에 대한 여지와 협상 가능성을 계속해서 남겼다.
하지만 이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고, 양현종이 ‘터무니없는 헐값 포스팅 금액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진출을 고집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시기가 무르익자 KIA는 26일 최종 불가 방침을 양현종 측에 알렸다.
KIA가 포스팅을 불허한 것은 구단의 당연한 권리다. 동시에 이미 윤석민 포스팅 불허를 통해 부정적인 여론을 경험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양현종이 단장 이상급의 인사를 통해 구단의 확실한 의사를 전달받은 것은 포스팅 금액을 전달받은 지 5일 만인 26일이었다. 그 와중에 양현종은 오히려 측근들에게 “포스팅과 관련해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 상황이 안된다면 KIA로 돌아와서 FA를 채우고 해외에 진출해다 된다”고 다독일 정도로 진출에 대해 일방적인 입장이 아니었다. 동시에 구단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KIA가 진출을 허락해줄 것으로 낙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양현종의 오해였다. KIA의 입장은 처음부터 불가였다. 그리고 KIA가 최종 불허 결정을 내린 이후에도 양현종은 흔쾌히 구단의 입장을 수용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와는 별개로 KIA가 ‘비밀 엄수 지연 전략’을 쓰는 동안 양현종의 명예는 상당히 흠집이 났다.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진출불가의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양현종을 ‘대책없는 몽상가’로 만드는데 KIA는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 ‘대한민국 최고 투수의 자존심’을 언급한 KIA가 ‘소속팀 에이스’ 양현종의 명예는 지켜주지는 못했다.
SK는 200만 달러라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 금액에도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흔쾌히 김광현의 포스팅 금액을 응찰했다. 해당과정에서 특별한 잡음도 없었다. 구단이 대승적 차원에서 포스팅을 응찰한 것뿐만 아니라 논란이 길어질 경우 어차피 인연이 이어질 김광현의 마음마저 놓칠 것을 걱정했다. 동시에 애초의 약속을 떠올려 구단의 손해를 감수했고 김광현은 구단의 희생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결국 잔류로 최종 결정이 났지만 손안에 잡힐 듯 했던 기회를 놓친 선수의 입장에서 박탈감은 어쩔 수 없다. KIA는 이미 ‘윤석민 포스팅 불가 이후 2년’이라는 전례가 있다.
KIA가 대한민국 최고의 좌완으로 꼽은 양현종의 올해 연봉은 단 1억2000만원이다. 어지간한 프로 2~3년차 주전 선수들의 연봉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금액이다. 양현종이 그간 구단의 입장을 일방적인 수준으로 이해하지 않았다면 결코 가능할 수 없는 연봉이다. 양현종은 KIA에서만 꼬박 프로 7년을 채웠다.
KIA는 ‘대한민국 좌완에이스의 자존심’을 양현종에게 요구했다. 그렇다면 이제 KIA는 소속팀 에이스의 자존심을 어떻게 지켜줄 수 있을까.
[one@maekyung.com]
▲ 양현종은 자신의 입장만을 고수하지 않았다
KIA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현종의 MLB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KIA는 “지난 22일 KBO로부터 받은 포스팅 결과가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에 걸맞은 응찰액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당 결정의 이유를 밝혔다.
KIA는 금액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양현종의 포스팅 금액은 150만 달러 수준이다. 분명 예상치를 밑도는 금액이었기에 양측의 고민이 생겼다. KIA의 입장에서는 양현종을 잔류 시킬만한 명분이 있는 금액. 하지만 앞서 200만 달러의 포스팅금액을 수용한 김광현 포스팅의 SK의 대승적 선택이라는 전례가 걸렸다. 거기에 팀 에이스인 양현종의 심리적인 박탈감도 다독여야 했고, 앞선 윤석민 포스팅 사례의 부정적 여론도 고려해야 했다.
결국 23일 1차면담서 KIA는 양현종의 의사를 타진하며 재고를 요청했고 24일 2차면담서는 확실하게 잔류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양현종이 재차 진출 의지만을 내세운 것으로 KIA를 통해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로 양현종은 처음 구단에 진출의사를 밝힌 이후 23일 만남서 “일방적으로 진출의사만을 고집하지 않겠다. 연봉 협상에서 합리적인 금액을 제시받지 못할 경우 KIA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KIA가 내세운 자존심에 흠집이 날만한 대우를 받을 경우 더 이상 진출에 대한 뜻을 내세우지 않겠다는 의사였다. KIA역시 양현종의 의견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양현종은 1차 면담 직후 측근에게 진출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것은 양현종의 오해였다. KIA는 24일 입장을 바꿔 보다 강하게 잔류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KIA가 내세운 것은 ‘진출을 허락할 수 있는 명분을 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양현종 측은 2차면담서 “메이저리그 보장계약과 선발 도전권에 대한 단장급 인사의 확답을 받겠다”는 진출의 조건을 내세웠다. 만약 해당 약속을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연봉협상 자체를 시도하지 않고 복귀하겠다는 뜻이었다.
‘메이저 보장 계약’ 혹은 ‘마이너 강등 거부권’은 결코 이끌어내기 쉽지 않은 계약 조건이다. 양현종 측이 상당한 부담을 감수한 셈이다. 해당 계약을 이끌어낸다면 ‘메이저 도전’이라는 명분은 충분했다. 결코 헐값에 자존심을 버려가며 진출하는 것만은 아닌셈이었다.
동시에 포스팅 최고액을 써낸 구단은 양현종에게 해당 조건을 허락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강하게 선수를 원했다는 것이 양현종 측의 전언이다.
그렇지만 KIA는 수정된 양현종의 입장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기밀을 지켰다. 동시에 KIA는 포스팅 금액을 받은 이후 계속해서 양현종과 양현종 측에 구단과의 면담 과정 내용이나 선수의 입장을 알리지 않기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KIA는 “양현종이 구단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했지만 동일하게 진출에 대한 뜻을 밝혔다”는 정도의 입장만을 외부를 통해 밝혔다. 동시에 150만 달러라는 포스팅금액도 밝히지 않으면서 양현종에게는 ‘응찰 가능성’에 대한 여지와 협상 가능성을 계속해서 남겼다.
하지만 이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고, 양현종이 ‘터무니없는 헐값 포스팅 금액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진출을 고집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시기가 무르익자 KIA는 26일 최종 불가 방침을 양현종 측에 알렸다.
KIA가 대한민국 대표좌완으로 꼽은 프로 7년차 양현종의 올해 연봉은 단 1억2000만원이다. 사진=MK스포츠 DB
▲ KIA의 조심스러운 행사, 상처 난 에이스의 자존심과 박탈감은?KIA가 포스팅을 불허한 것은 구단의 당연한 권리다. 동시에 이미 윤석민 포스팅 불허를 통해 부정적인 여론을 경험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양현종이 단장 이상급의 인사를 통해 구단의 확실한 의사를 전달받은 것은 포스팅 금액을 전달받은 지 5일 만인 26일이었다. 그 와중에 양현종은 오히려 측근들에게 “포스팅과 관련해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 상황이 안된다면 KIA로 돌아와서 FA를 채우고 해외에 진출해다 된다”고 다독일 정도로 진출에 대해 일방적인 입장이 아니었다. 동시에 구단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KIA가 진출을 허락해줄 것으로 낙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양현종의 오해였다. KIA의 입장은 처음부터 불가였다. 그리고 KIA가 최종 불허 결정을 내린 이후에도 양현종은 흔쾌히 구단의 입장을 수용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와는 별개로 KIA가 ‘비밀 엄수 지연 전략’을 쓰는 동안 양현종의 명예는 상당히 흠집이 났다.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진출불가의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양현종을 ‘대책없는 몽상가’로 만드는데 KIA는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 ‘대한민국 최고 투수의 자존심’을 언급한 KIA가 ‘소속팀 에이스’ 양현종의 명예는 지켜주지는 못했다.
SK는 200만 달러라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 금액에도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흔쾌히 김광현의 포스팅 금액을 응찰했다. 해당과정에서 특별한 잡음도 없었다. 구단이 대승적 차원에서 포스팅을 응찰한 것뿐만 아니라 논란이 길어질 경우 어차피 인연이 이어질 김광현의 마음마저 놓칠 것을 걱정했다. 동시에 애초의 약속을 떠올려 구단의 손해를 감수했고 김광현은 구단의 희생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결국 잔류로 최종 결정이 났지만 손안에 잡힐 듯 했던 기회를 놓친 선수의 입장에서 박탈감은 어쩔 수 없다. KIA는 이미 ‘윤석민 포스팅 불가 이후 2년’이라는 전례가 있다.
KIA가 대한민국 최고의 좌완으로 꼽은 양현종의 올해 연봉은 단 1억2000만원이다. 어지간한 프로 2~3년차 주전 선수들의 연봉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금액이다. 양현종이 그간 구단의 입장을 일방적인 수준으로 이해하지 않았다면 결코 가능할 수 없는 연봉이다. 양현종은 KIA에서만 꼬박 프로 7년을 채웠다.
KIA는 ‘대한민국 좌완에이스의 자존심’을 양현종에게 요구했다. 그렇다면 이제 KIA는 소속팀 에이스의 자존심을 어떻게 지켜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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