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본’ NC가 남긴 ‘신생팀 PS 모범 사례’

[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NC 다이노스의 가을 이야기는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아름다웠다. 1군 진입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NC가 모범 사례를 남겼다. NC는 정규시즌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빠르게 성장했다.
정규시즌 3위 NC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4위 LG 트윈스와의 2014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11로 졌다. 1,2차전을 내준 후 3차전에서 1승을 거둔 NC는 1승3패로 시리즈를 마감하게 됐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되기는 했지만 NC는 선전을 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3차전에서 명승부를 펼치며 4-3으로 이긴 장면은 압권이었다. 창단한지 3년 밖에 된 팀이라는 믿기지 않는 경기력이었다.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김경문 NC 감독은 팀의 중심을 확실히 잡아줬다. 김 감독 특유의 뚝심 있는 ‘믿음의 야구’는 젊은 NC 선수들을 강하게 만들었다. NC는 포스트시즌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김경문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당장의 결과뿐만 아니라 팀의 미래까지 생각했다. 김 감독은 1차전 선발로 이재학을 내세웠다. 이재학이 큰 경기 경험을 통해 얻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NC는 외국인 선발 투수 3명을 보유한 팀이다. 다소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큰 경기 경험을 쌓은 이재학은 앞으로 NC에게 더 많은 승리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감독은 25일 3차전을 되짚어보며 “박민우를 경기 끝까지 계속 기용했었어야 했는데 팀 승리도 생각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2차전에서 평범한 내야 뜬 공을 놓치는 실책을 범한 박민우는 3차전에서도 수비가 다소 흔들렸다. 김경문 감독은 팀이 3-2로 앞선 7회말 수비 때 지석훈으로 2루수를 교체했다. 김경문 감독은 어린 박민우가 경험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하지만 감독은 팀 전체를 생각해야 하는 자리. 박민우의 교체에도 많은 고민이 담겨 있었다.
믿음은 젊은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가장 좋은 밑거름이다. 김 감독은 3차전서 김태군을 경기 끝까지 끌고 갔다. 김태군은 팀이 3-2로 앞선 8회 2사 3루에서 결정적인 1타점 적시타를 쳐냈다. 기다림이 만든 값진 1타점 적시타다.
한 점 차 박빙의 승부였던 이날 경기에서 김태군 앞에 주자들이 많이 출루했다. 김태군의 준플레이오프 타율은 2할2푼2리. 여러 측면을 감안했을 때 포수 타석에서 대타를 쓸 수 있었다.
하지만 감독은 참았다. 김경문 감독은 대타를 낼 수 있는 두 번의 상황에서 모두 김태군으로 밀어붙였다. 김 감독은 “김태군이 경기에 집중하면서 열심히 하더라. 홈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좋은 블로킹을 해준 김태군을 뺄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믿음은 3차전 승리를 결정짓는 점수로 이어졌다.
포스트시즌에서 불펜도 더욱 높아졌다. 임창민, 원종현 이민호, 김진성 등이 필승조로 나서 포스트시즌에서 큰 경험을 했다. 김경문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막아주는 것을 보면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시즌 전망을 밝게 하는 부분이다”며 박수를 보냈다.
NC는 창단 팀 역대 최단 기간 포스트시즌 진출 기록을 넘어 가을 야구를 통해 한 층 강한 팀이 됐다. 다음 시즌 1군에 첫 발을 내딛는 10구단 수원 KT에게 모범 사례를 남겼다.

24일 열린 3차전 9회말 2사 1, 2루에서 NC 김진성이 LG 정의윤을 삼진처리한 후 김태군 포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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